미국 증시가 오랜만에 크게 흔들렸습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기술주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역시 미국 시장은 강하다”는 분위기가 많았는데요.


9월이 시작되자 시장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여기에 미국 국채금리까지 빠르게 오르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전쟁 자체도 분명 악재입니다.


하지만 시장이 더 무서워하는 것은 그 뒤에 따라올 물가와 금리입니다.


유가가 오르면 기업의 비용과 소비자 물가가 다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으면 연준도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집니다.


한동안 시장에서 기대했던 금리 인하 이야기는 약해지고, 이제는 다시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뉴욕증시는 왜 떨어지고 있는지, 미국 금리는 왜 다시 부담이 되고 있는지, 그리고 과거처럼 제로금리 시대가 다시 올 수 있을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하락했습니다


9월 1일 현지시간 기준 미국 증시는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습니다.


다우존스 지수는 52,766.88로 마감하며 0.79% 떨어졌습니다.


S&P500 지수는 7,631.47로 0.71%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26,099.77로 1.03% 떨어졌습니다.


특히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의 낙폭이 가장 컸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2.1% 하락하면서 최근 시장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와 성장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습니다.


이번 하락의 첫 번째 배경은 미국과 이란의 교전 재개였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빠르게 뛰었습니다.


WTI는 배럴당 90.22달러, 브렌트유는 94.65달러까지 올라왔습니다.


쉽게 말하면 시장이


“혹시 원유 공급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닐까?”


라는 걱정을 가격에 먼저 반영한 것입니다.


주식시장은 현재보다 미래를 먼저 봅니다.


전쟁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 확실하지 않더라도 시장은 먼저 유가 상승을 걱정합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물가 상승, 금리 상승까지 연결해서 생각합니다.


결국 전쟁 뉴스 한 줄이 원유 가격과 채권시장, 주식시장까지 동시에 흔들 수 있는 이유입니다.








지금 더 중요한 것은 미국 국채금리입니다


이번 증시 하락에서 더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은 미국 국채금리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8% 부근까지 올라오면서 2025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3.50~3.75% 구간입니다.


그런데 최근 연준의 매파적인 발언과 국제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올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금리가 오르면 왜 주식시장에는 부담이 될까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예금이나 채권처럼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에서도 연 4~5%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 굳이 변동성이 큰 주식에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특히 기술주는 금리에 더 민감합니다.


기술주는 지금 당장 버는 돈보다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금리가 높아지면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가 낮아집니다.


쉽게 말하면


“몇 년 뒤 많이 벌 회사”


에 지금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할 이유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금리가 오르는 구간에서는 고평가된 성장주가 더 큰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 국가부채도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변수입니다


미국 국채금리가 올라가는 이유를 연준 정책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의 막대한 국가부채와 국채 발행 증가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위해 국채를 계속 많이 발행하면 시장에 채권 공급이 늘어납니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그 많은 국채를 사도록 만들려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해야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국채 물량이 많아질수록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높은 이자를 줘야 사겠다”


는 요구가 강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크게 움직이지 않더라도 장기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장은 단순히


“전쟁 때문에 주식이 떨어졌다”


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 장기 국채금리 상승,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꺼번에 겹친 상황에 더 가깝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왜 증시에 부담이 될까요?


국제유가가 오르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주유비입니다.


하지만 실제 영향은 훨씬 넓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운송비와 물류비, 원재료비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항공과 화학, 제조업처럼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업종은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기업이 늘어난 비용을 상품 가격에 반영하면 소비자물가도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를 내릴 이유가 줄어듭니다.


오히려 물가가 다시 강해지면 추가 금리 인상을 고민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시장이 가장 걱정하는 흐름은 이렇습니다.


유가 상승에서 시작해 물가가 다시 오르고, 그 결과 금리가 더 오래 높은 수준에 머무는 것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바로 이 연결고리를 가장 부담스럽게 보고 있습니다.








제로금리 시대가 다시 올 수 있을까요?


최근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다시 이런 이야기도 나옵니다.


“언젠가는 미국도 다시 제로금리로 돌아가지 않을까?”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제로금리를 당장 기대하기에는 이릅니다.


제로금리는 일반적인 경기부양 카드라기보다 경제에 큰 충격이 발생했을 때 사용하는 응급조치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준금리를 0~0.25%까지 낮췄습니다.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도 다시 제로 수준까지 금리를 내렸습니다.


두 시기 모두 평범한 경기둔화가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동시에 크게 흔들렸던 시기였습니다.


반면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살아나고 있고, 미국에서는 금리 인하보다 오히려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제로까지 낮춘다면 오히려 물가 상승을 더 자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같은 환경에서는 제로금리가 연준의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다시 제로금리가 가능할까요?


제로금리가 다시 등장하려면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필요할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대형 금융위기가 발생하거나 미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물가까지 빠르게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상황이 겹친다면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했습니다.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고, 2020년에는 팬데믹이 발생했습니다.


평범한 경기둔화가 아니라 금융시스템이나 경제 전체를 위협할 정도의 충격이 발생했을 때 제로금리가 등장했습니다.


그래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언제 다시 제로금리가 올까?”


를 맞히는 것보다 다른 지표를 먼저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국제유가가 안정되는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내려오는지, 물가가 다시 둔화되는지, 그리고 연준의 발언이 바뀌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지금 미국 증시에서 가장 먼저 볼 숫자는 무엇일까요?


현재 시장에서는 몇 가지 숫자를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국제유가입니다.


WTI가 배럴당 90달러 이상에서 계속 머문다면 물가 부담이 쉽게 사라지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입니다.


10년물 금리가 4.8% 부근에서 더 올라간다면 기술주와 성장주에는 추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연준의 기준금리 방향입니다.


9월 FOMC에서 실제 금리를 올리는지뿐만 아니라 앞으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얼마나 열어두는지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은 물가입니다.


결국 연준이 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가 인플레이션이기 때문입니다.


유가가 안정되고 물가가 다시 내려가면서 국채금리까지 꺾인다면 증시에는 다시 긍정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유가와 물가, 국채금리가 동시에 올라간다면 지금과 같은 변동성이 더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금리 때문에 흔들리는 시장, 어떻게 봐야 할까요?


주식시장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특히 전쟁과 유가, 물가, 금리처럼 여러 변수가 동시에 움직이는 시기에는 단기 방향을 맞히기가 더 어렵습니다.


금리 인상 우려 때문에 시장이 흔들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긴 투자 기간을 놓고 보면 이런 변동성은 반복해서 나타나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하루의 하락폭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닙니다.


왜 시장이 떨어졌는지 확인하고, 그 원인이 사라지고 있는지 계속 보는 것입니다.


지금은 제로금리 시대가 다시 올지를 기대하기보다 국제유가가 안정되는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꺾이는지, 그리고 연준의 금리 방향이 달라지는지를 먼저 살펴볼 시점입니다.


결국 미국 증시의 다음 방향도 이 세 가지 변수에서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