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현황 및 글로벌 경쟁력 심층 분석 : 50조 원 매출 시대의 진입과 2027년 세계 4대 수출국 도약 전망

  • 2026년 현재 대한민국 방위산업(K-방산)은 단순한 내수 중심의 국가 안보 산업을 넘어 글로벌 지정학적 재편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며 역사적인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오늘 서울경제신문을 비롯한 다수의 매체와 산업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주요 방산 4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의 2026년 연간 합산 매출은 약 50조 원(약 37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불과 5년 만에 산업 규모가 4배로 팽창한 수치로, 대한민국 방산 수출이 2026년을 기점으로 56조 원(약 377억 달러) 규모의 역대급 수주를 예고하며 '퀀텀 점프'의 원년을 맞이했음을 확증한다.

  •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이면에는 냉전 종식 이후 군수산업의 생산 라인을 극단적으로 축소했던 서방 국가들의 공급망 공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및 중동 분쟁 격화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국방비 지출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등 국제기관 지표에 따르면 글로벌 국방비 지출은 2024년 2조 7천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래 11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이러한 안보 위협과 각국의 국방비 증액 요구는 K-방산에 전례 없는 신시장 개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방산기업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태평양 억지력 유지 등 글로벌 패권 유지 비용에 기대어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하는 반면, 한국 방위산업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 신속한 납기, 현지화 기반의 '신흥 수출국 프리미엄'을 무기로 글로벌 공급망의 빈틈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 본 보고서는 최근 1개월 내 발간된 국내외 방산 지표, 산업연구원 및 증권사 실적 자료를 엄격히 교차 검증하여, 2026년 50조 원 매출 달성을 목전에 둔 K-방산의 재무적 현황과 질적 성장 지표를 분석한다. 아울러 유럽 및 중동, 북미 해양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수주 동향을 심층 진단하고, 핵심 무기체계의 기술 자립 현황과 대규모 수출 금융 지원 정책을 종합적으로 고찰함으로써 2027년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도약을 위한 중장기 과제와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K-방산 4사 재무 실적 및 2026년 질적 성장 지표 분석

[ 사상 최대의 실적과 수주잔고 확보를 통한 우량 성장주로의 체질 개선 ]

  • 2026년 상반기를 지나며 국내 방산 4사는 과거 수년간 축적해 온 수조 원 단위의 누적 수주잔고가 본격적으로 인도 및 매출로 인식되는 '실적 수확기'에 진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서울경제신문 분석에 따르면, 2026년 연결 기준 방산 4사의 합산 매출액은 전년(40조 5,452억 원) 대비 약 22.7% 증가한 49조 7,607억 원으로 50조 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2023년 1조 2,382억 원에서 불과 3년 만에 5배 이상 급증한 6조 6,522억 원에서 7조 2,00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삼일PwC 경영연구원이 '2026년 산업지도' 보고서에서 국방·방산을 R&D 비중이 높은 핵심 산업 분야로 분류했듯, K-방산은 과거의 일회성 테마주적 성격에서 벗어나 장기 수주잔고에 기반한 '우량 성장주'로 완전히 체질을 개선했다.

  • 기업별 실적을 층위별로 분석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약 32조 3,988억 원의 독보적인 매출로 전체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현대로템(6조 8,515억 원), KAI(5조 3,948억 원),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 5조 1,156억 원)가 그 뒤를 안정적으로 받치고 있다.

기업명

2026년 예상 매출액 (억 원)

2026년 6월 말 기준 수주잔고 (억 원)

글로벌 방산기업 톱100 순위 (2026년 기준)

방산 4사 합계

약 497,607

984,553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23,988

383,072 (지상 방산 부문)

16위 (전년비 6계단 상승)

한국항공우주산업 (KAI)

53,948

257,502

74위

LIG넥스원 (LIG D&A)

51,156

245,781

52위 (전년비 1계단 상승)

현대로템

68,515

98,197

61위 (전년비 6계단 상승)


출처: 2026년 서울경제 종합 데이터 및 미국 디펜스뉴스 '2026 방산기업 톱100'

  • 2026년 6월 말 기준 이들 4사의 합산 수주잔고는 98조 4,5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하며 100조 원대 고지에 안착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 방산 부문 수주잔고는 연간 매출의 3.7배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이며, LIG넥스원 역시 최근 4년간 수주잔고가 2.8배 확대되었다. 이러한 재무적 성과는 글로벌 방산업계 내 한국의 위상 변화를 직관적으로 증명한다. 미국 군사전문지 '디펜스뉴스'가 발표한 '2026 방산기업 톱100'에서 한화는 지난해보다 6계단 상승한 16위(약 14조 2,880억 원)에 올랐으며, LIG넥스원, 현대로템, KAI 역시 2년 연속 톱100에 동시 진입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LS증권 최정환 연구원의 분석처럼 방산주 주가의 근원적 동력인 '추가 수주'가 동유럽과 중동 전역에서 가시화되고 있어 2026년 이후의 장기 현금흐름 역시 매우 긍정적이다.

[ 미래 동력 확보: R&D 역량 강화와 대규모 고용·생산 인프라 확충 ]

  • K-방산의 양적 팽창은 단기적인 현금 창출에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R&D), 핵심 인력 영입, 대규모 설비 투자라는 구조적 고도화로 직결되고 있다. 무기체계의 수출 영토가 동유럽 위주에서 중동, 북미, 서유럽으로 다변화됨에 따라 수요국의 작전 환경 요구 사항이 고도화되었으며, 글로벌 방산 시장이 인공지능(AI)과 유무인 복합 체계(MUM-T) 등 차세대 전장 기술 경쟁 체제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 2026년 상반기 방산 4사의 합산 R&D 집행액은 반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한 1조 54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연간 합산 R&D 투자비인 1조 6,144억 원의 3분의 2를 단 반년 만에 소화한 공격적인 자금 집행이다. 기업별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5,593억 원), KAI(2,942억 원), 현대로템(1,254억 원), LIG D&A(755억 원) 순으로 투자가 집중되었다. 방산 생태계의 고용 지표 역시 뚜렷한 질적 성장을 보여준다. 2026년 6월 말 기준 방산 부문 소속 직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1만 9,156명을 기록했으며, 증가 인력의 절대다수인 1,386명이 단기 기간제가 아닌 정규직으로 채용되어 중장기 연구 역량 보존에 기여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LIG D&A가 미사일, AI, 사이버 보안 첨단 분야에서 대규모 공채를 진행하며, KAI는 전국 대학을 순회하는 캠퍼스 리크루팅에 돌입했다.

  • 더불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고 적기 납품이라는 K-방산의 최대 강점을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생산 라인 확충이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도무기 화약·탄약 및 로켓 증산을 위해 2028년까지 충북 보은사업장에 7,498억 원, 대전 생산라인에 1,222억 원을 분할 투입한다. LIG D&A는 2029년까지 4,236억 원을 들여 구미 시설 확충하고 김천 공장 유도무기 라인에 1,287억 원을 배정했으며, KAI 역시 2028년까지 6,656억 원의 인프라 투자를 단행해 '규모의 경제'를 고도화하고 있다.

권역별 주력 수출 시장 동향 및 맞춤형 현지화 전략

  • K-방산의 글로벌 공략은 특정 권역에 얽매이지 않고 거점국을 기반으로 파생 수요를 흡수하는 '꼬리물기 전략'을 통해 입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유럽, 중동, 북미 시장별 특성에 맞춘 수출 패키지 전략의 정교화가 현재 매출 50조 원 달성의 직접적인 원동력이다.

[ 유럽 시장: 신속 납기의 효용 극대화와 유럽방위산업프로그램(EDIP) 장벽의 우회 ]

  • 유럽은 2026년 현재 K-방산 전체 수출의 절대다수를 책임지는 핵심 시장이다. 2024년 기준 한국 방산 수출의 약 46%를 흡수한 폴란드를 필두로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핀란드 등으로 K9 자주포, K2 전차, 천무 다연장로켓의 대규모 도입이 확산하고 있다2. 특히 현대로템은 2025년 8월 폴란드 정부와 K2 전차 180대 물량의 2차 이행계약을 확정 지으며 초도분 28대를 인도해 현지 확보 물량을 208대로 늘렸으며, 나머지 88대를 2026~2027년 내에 납품할 계획이다. 나아가 양국은 2026년 연말 타결을 목표로 조율 중인 3차 계약을 통해 폴란드를 넘어 루마니아, 체코 등 동유럽 전선을 관할하는 물류 및 정비 거점으로 폴란드를 활용할 교두보를 다지고 있다. 서유럽 본토를 향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스페인 K9 자주포 사업 역시 수주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이 2026년 9월 1일 발행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분석 보고서('스페인 사업까지 수주, 강화되는 현지화 경쟁력')에 따르면, 스페인 사업 수주를 통해 동사의 현지화 전략 경쟁력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한국 방산이 유럽의 높은 콧대를 꺾고 시장을 장악한 근본 원인은 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 데이터가 증명하는 '유럽의 극심한 획득 능력 공백'이다. 현재 유럽 방산업계의 연간 전차 생산 능력은 최소 군사 요구치 대비 41%, 장갑차는 32%에 불과하다. 국방 예산 감축으로 오랫동안 조립 라인이 멈춰 있던 유럽 기업들과 달리 한국은 압도적인 대량생산 라인을 상시 가동하고 있어 즉각적인 전력화 수요를 완벽히 충족시켰다.

  • 3차 파급 효과(Third-order Insights): 유럽 방산 블록화에 대응하는 현지화 체제 전환 그러나 한국 무기의 유럽 내 급격한 팽창은 역설적으로 유럽연합(EU) 내 방산 자강론과 보호무역 블록화를 가속하는 트리거가 되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전통적 방산 강국을 중심으로 "유럽의 안보는 유럽의 무기로 지켜야 한다"는 기조가 확산하면서, 2030년까지 무기 조달의 역내 비중을 50%, 2035년까지 60%로 의무화하는 '유럽방위산업전략(EDIS)'이 발효되었다. 이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유럽방위산업프로그램(EDIP)'은 2026~2027년 15억 유로(약 2조 2,000억 원)를 역내 방산 생산 강화에 투자하며, EU 기금 지원 조건으로 비EU·비EEA 부품 비중을 35% 미만으로 제한했다. 또한 1,500억 유로(약 220조 원) 규모의 대출 수단인 '유럽안보활동(SAFE)' 역시 2026년 3월 자금 집행을 앞두고 역내 생산 비율 65% 충당을 조건으로 걸고 있다.

  • 이러한 규제 장벽은 K-방산이 누리고 있는 '가성비와 신속 납기' 프리미엄의 유효기간이 유럽 산업 인프라가 재건되는 향후 3~5년 내외에 불과할 수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 따라서 한국 방산은 단순 완제품 수출 모델을 탈피해 부품 단위 수출 및 현지 생산 체제(JV)로 전략을 전면 수정 중이다. 폴란드 내 K2PL 전차의 현지 생산 전환과, 최대 80% 현지화율을 목표로 2026년 2월 착공한 한화의 루마니아 장갑차 기술센터는 EU의 65% 역내 조달 원칙을 합법적으로 충족하여 유럽 공급망의 내재된 파트너로 생존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전략이다.

[ 북미 및 대양주 시장: 미 해군 함정 MRO 장악과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 지상군과 항공 전력 중심이던 K-방산은 해양 굴기를 통해 북미 본토로 영토를 가속 확장하고 있다. 이는 유지·보수·정비(MRO) 진입과 신조(Newbuild) 잠수함 수주라는 양동 작전으로 전개된다.

  •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 추산 2026년 1,271억 달러(약 191조 원)에 이를 만큼 거대하며, 미 해군의 함정 MRO 시장 규모만 연간 20조 원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의 자국 조선업 인프라 붕괴와 극심한 숙련공 부족으로 미 함대의 작전 가동률이 심각한 타격을 받자 미 해군성 수뇌부가 직접 방한하여 한국 조선소를 점검하는 등 동맹국을 통한 MRO 아웃소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대응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미 해군 함정정비협약(MSRA) 자격을 조기에 취득하였으며, 2026년 들어서만 미 해군 MRO 사업 3건을 연달아 수주하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 SK오션플랜트와 HJ중공업 등 중견 조선소들까지 MSRA 인증 대열에 합류하며 'K-조선 MRO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결과와 지정학적 함의 : 함정 MRO 실적 확대를 넘어 K-방산은 최상위 해상 플랫폼 건조 수주전에서도 글로벌 무대에 올랐다. 가장 이목이 쏠렸던 캐나다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CPSP) 사업(12척, 최대 60조 원 규모)에서는 2026년 7월, 원천 기술국이자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인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한화오션은 고배를 마셨다. 한화오션은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고효율 리튬이온 배터리를 동시 적용한 KSS-III 모델을 내세워 빠른 납기와 '범캐나다 경제 전략' 절충교역 카드로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결국 NATO 진영의 상호운용성과 동맹국 간 안보 협력이라는 강력한 지정학적 장벽을 넘지 못했다. 비록 차순위 예비 공급업체 지정에 만족해야 했으나, 과거 독일 214급 기술을 이관받아 조립하던 한국이 독자적인 체계 통합 능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잠수함 명가 독일과 최종 단계까지 경쟁했다는 점은 K-해양 방산의 고도화된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중대한 성과로 평가된다.

국방 기술 자립과 차세대 첨단 플랫폼 고도화


  • 2026년 한국 방산의 또 다른 핵심 의제는 '자율국방 능력의 확보'다.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한국산 완제품이 각광받더라도 그 심장인 엔진이나 핵심 소프트웨어가 해외에 의존할 경우, 원천 기술국의 수출 승인(EUC) 거부에 의해 수출길이 막히는 태생적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진흥연구소(KRIT)가 주도하는 소재·부품 기술 내재화 프로젝트는 이러한 안보 종속성을 탈피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고 있다.

[ K2 전차 '파워팩(엔진+변속기)' 완전 국산화의 성취 ]

  •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K2 흑표 전차 파워팩의 완전한 국산화다. 파워팩은 엔진과 변속기가 결합된 전차의 핵심 동력원이다. K2 전차는 초기 개발 단계부터 국산 파워팩을 목표로 했으나, 20여 연간 변속기의 국방규격 내구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1~3차 양산 사업 내내 독일 MTU 엔진이나 독일제 RENK 변속기를 혼용해야만 했다. 이는 높은 수입 및 유지 비용으로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중동 등 비서방 국가로 수출 시 독일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심각한 외교적 걸림돌로 작용했다.

  • 그러나 방위사업청은 지난 10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SNT다이내믹스의 변속기와 HD현대인프라코어(지금은 HD건설기계로 합병)의 1,500마력 엔진(DV27K) 결합이 320시간의 내구도 검사 등 엄격한 기준을 95% 이상 충족했음을 확인하고, 2028년까지 우리 군에 납품되는 4차 양산 물량부터 완전한 국산 파워팩을 장착하기로 최종 의결했다. 이는 조건 없는(No Strings Attached) 독자 수출길을 열어젖힘과 동시에, K2 전차 수출 물량에 비례해 고수익 엔진과 변속기의 정비 매출이 장기간 뒤따르는 견고한 '이중 수익 창출' 밸류체인을 완성했음을 의미한다.

[ 미래 항공 르네상스: KF-21 실전 배치와 유무인 복합 체계(MUM-T) ]

  • 항공우주 부문에서는 4.5세대 초음속 전투기 KF-21(보라매)이 2026년 하반기 최초 실전 배치에 들어가며 본격적인 양산 궤도에 돌입한다. 올해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을 마친 KF-21은 2026~2027년 20대, 2027~2028년 추가 20대가 순차적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 KF-21은 단발성 완제기 판매를 넘어 제작사인 KAI의 장기 현금 창출 모델을 통째로 재편하는 핵심 플랫폼이다. 전체 매출 중 KF-21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 11.2%에서 2028년 29.8%로 급격히 상승하며 주력 캐시카우로 부상할 전망이다. 성능 완성도를 중시하는 유럽 기체와 비용 효율을 중시하는 미국 체계의 틈바구니에서, KF-21은 조달 및 장기 획득 비용의 월등한 우위를 앞세워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의 주력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한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천룡'의 통합과 2040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한국형 유무인 복합 체계(부하 전투기 대동 작전)가 구현된다면, 플랫폼 판매 후에도 지속적으로 수십억 원대 무장을 납품하는 고수익 '락인(Lock-in)' 생태계가 안착하게 된다.

[ 핵심 소재의 내재화: 화약 및 탄약 공급망 확충 ]

  • 지상 포병 전력(K9 자주포, 천무 로켓 등)의 대량 수출에 따라 유도무기의 추진제 역할을 하는 기초 화학 소재 공급망 관리도 최우선 안보 과제로 부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탄약 품귀 현상으로 인한 공급망 병목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충북 보은사업장을 중심으로 과염소산암모늄(AP) 등 화약 기반 핵심 소재의 자체 생산 인프라를 대거 신설·확충하고 있다. 기초 원료 가공부터 최종 유도탄 조립에 이르는 완벽한 수직 계열화를 달성하여, 미사일 수요 폭증 시에도 글로벌 경쟁사 대비 흔들림 없는 납기 준수율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2027년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도약을 위한 정책 환경 및 향후 과제

  • 한국 정부는 2022년 '방산 수출전략 회의'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세계 방산 수출 시장 점유율 5%를 달성하여 미국(약 40%), 러시아(16%), 프랑스(11%)에 이은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한다는 국가적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의 방위산업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이 목표가 차질 없이 실현될 경우 관련 매출은 두 배 가까이 급증하며 2021년 대비 약 3만 6천 명의 직간접 고용이 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이러한 정책 목표 달성의 성패를 좌우할 가장 핵심적인 혈관은 방산 기업의 대규모 계약을 지원하는 '수출 금융(Export Finance)' 시스템의 선진화다. 수조 원에 달하는 방산 장비 계약은 수십 년의 상환 기간과 국가 대 국가(G2G) 보증이 얽혀 있어 일반 상업은행의 여신 한도로는 감당하기 불가능하다.

[ 수출입은행 자본금 한도 증액과 '전략수출금융기금'의 신설 추진 ]

  •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회는 2024년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수출입은행의 법정 자본금 한도를 기존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대폭 늘렸다. 동일 차주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 규정에 방위산업을 예외 적용함으로써, 폴란드 등 특정 수출국에 막대한 여신이 몰리더라도 단기적인 금융 유동성 경색 없이 안정적으로 보증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부는 2026년 내에 초대형·장기 수주 프로젝트 전담 지원을 골자로 하는 '전략수출금융기금' 특별법 제정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주요 언론을 통해 이 기금의 재원이 정부 신용을 바탕으로 한 기금채 발행 2조 원, 정부 출자금 보증 2조 원 등 총 4조 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었으나, 2027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총 1조 4,000억 원 규모로 설계되었다.

  • 수혜 대기업이 지원액의 일부(집행금액의 1.0% 이내, 수출산업협력의 경우 5.0% 이내)를 '전략수출상생기여금' 명목으로 납부해 이를 중소·중견 방산 협력업체에 재투자하는 '이익 공유' 모델을 도입, 조율하고 있다.

<시사점>

K방산의 질주가 놀랍습니다. 한때 내수와 국방예산에 의존하던 방위산업이 이제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는 수출산업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 등 방산 4사의 올해 매출이 50조 원에 육박하고, 6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98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영업이익도 7조 원 안팎으로 전망되는 등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하면 산업의 체급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성장의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으로 촉발된 세계적인 국방비 증액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정학적 특수만으로 K방산의 성취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유럽 각국이 필요로 하는 무기를 제때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 미국·유럽산 무기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그리고 비교적 빠른 납기가 경쟁력의 핵심이었습니다. 냉전 이후 생산라인을 축소해온 유럽 방산업계의 공급 공백을 한국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파고든 탓이라 하겠습니다.

특히 유럽에서 K방산의 입지는 과거와 크게 달라졌습니다. 폴란드의 K2 전차와 K9 자주포를 비롯해 루마니아·에스토니아·노르웨이·핀란드 등으로 수출시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동에서도 미사일과 방공체계 등을 중심으로 한국 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이제 K방산은 특정 국가에 무기를 파는 단순 수출업체가 아니라 안보와 생산, 정비를 함께 제공하는 글로벌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과 해양 방산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입니이다. 한국 조선업체들이 미국 해군 함정 MRO 시장에 진입하면서 방산과 조선의 결합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에서 독일에 밀린 것은 아쉽지만, 세계적인 잠수함 강국과 최종 경쟁했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해양방산의 수준이 어디까지 올라왔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냉정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K방산의 최대 경쟁력인 ‘가성비와 신속 납기’가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유럽은 러시아 위협을 계기로 자체 방산 생산능력을 복원하고 있습니다. EU의 방산 자립 정책과 역내 조달 요건이 강화되면 단순 완제품 수출은 갈수록 불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유럽 시장 확대를 ‘골든타임’으로 보고 현지 생산과 부품 공급, 정비·훈련까지 아우르는 현지화 전략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입니다.

2027년은 K방산의 진짜 실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세계 방산 수출시장 점유율 5%를 확보해 미국·러시아·프랑스에 이은 세계 4대 수출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매출과 수주잔고만 보면 결코 허황된 목표가 아니지만, 문제는 지금까지의 수주를 얼마나 지속 가능한 산업 경쟁력으로 전환하느냐입니다.

첫째 과제는 수출금융의 경쟁력입니다. 수조 원대 방산 계약은 일반 상업금융만으로 뒷받침하기 어렵습니다. 수십 년에 걸친 상환과 정부 간 계약이 뒤따르는 만큼 금융이 곧 수출 경쟁력입니다. 수출입은행의 자본금 확충과 전략수출금융기금 논의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다만 금융 지원이 특정 대기업에 대한 특혜로 비쳐서는 안 되며, 중소·중견 협력업체까지 자금과 기술이 흘러가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는 현지화와 수출 패키지화입니다. 전차 한 대, 자주포 한 문을 파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현지 생산공장과 정비센터, 탄약·부품 공급망, 교육훈련을 묶어 장기적인 안보 파트너가 돼야 합니다. 유럽의 방산 블록화가 오히려 한국에 현지 생산과 공동개발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역발상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AI와 유무인 복합체계(MUM-T)입니다. 앞으로의 전장은 드론, AI, 자율무기, 전자전, 사이버 기술이 결합된 네트워크 전쟁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KF-21과 무인체계의 결합 등 차세대 기술을 선점하지 못하면 K방산의 현재 성공은 곧 과거의 영광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방산 4사의 올 상반기 R&D 투자가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긍정적이지만, 앞으로는 투자 규모 못지않게 민간 벤처와 국방기술의 연결을 강화해야 합니다.

K방산은 이제 ‘싸고 빨리 만드는 무기’에서 ‘전 세계 안보를 함께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도약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기업의 기술개발과 현지화 노력 못지않게 정부의 금융·외교·수출 지원체계가 정교해져야 합니다. 미국이 압도적인 기술력과 동맹 네트워크로 세계 방산시장을 지배한다면, 한국은 생산능력과 기술, 금융, 외교를 결합한 새로운 경쟁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2027년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이라는 목표는 숫자 하나를 더하는 일이 아닙니다. 한국이 반도체·자동차·조선에 이어 방산에서도 세계 공급망의 핵심국가로 자리 잡느냐를 가르는 시험대입니다. 지금의 50조 원 매출과 100조 원 수주잔고가 일회성 ‘전쟁 특수’가 아니라 한국 제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K방산의 진짜 승부는 수주 규모가 아니라 그 수주를 기술·현지화·인재·생태계로 얼마나 단단하게 바꾸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