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개편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숫자는 바로 ‘12억원’입니다.


8월 초 정부는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기존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정부안에서는 기본공제가 다시 12억원으로 돌아왔고, 세 부담 상한도 200%로 높이지 않고 현행 150%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결국 종부세 인상안이 거의 원래대로 돌아간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계산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종부세는 기본공제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세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부안에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70%로 높이는 내용과 고가주택의 종부세율을 인상하는 내용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12억원 공제가 유지되더라도 고가의 비거주 1주택자는 올해보다 세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9월 3일에는 여당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다시 현행 60%로 유지하고 기본공제를 14억원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결국 지금은 ‘정부안’과 ‘최종 확정될 법률’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12억원 공제는 돌아왔지만 세금까지 원상복구된 것은 아닙니다


9월 1일 정부안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현행과 동일한 12억원으로 정해졌습니다.


세 부담 상한 역시 현재와 같은 150%를 유지합니다.


8월 초 정부가 제시했던 기본공제 9억원과 세 부담 상한 200%와 비교하면 분명히 완화된 내용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안심하기에는 이릅니다.


정부안에는 2027년부터 주택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재 60%에서 70%로 높이는 내용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고가주택에 적용되는 종부세율 인상안도 유지됐습니다.


쉽게 말해 세금 계산에서 빼주는 금액은 다시 늘려줬지만, 그 이후 실제 과세표준을 계산하는 비율과 세율은 높이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12억원 공제가 돌아왔다’와 ‘종부세가 올해와 똑같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정부가 브레이크 하나는 다시 달아줬지만 세금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다른 장치까지 없앤 것은 아닙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60%에서 70%, 왜 중요할까요?


종부세를 이해하려면 공정시장가액비율이라는 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름은 어렵지만 계산 자체는 단순합니다.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를 뺀 뒤 남은 금액에 일정 비율을 곱해 실제 종부세 과세표준을 계산합니다.


기본 계산식은 이렇습니다.


(공시가격 합산액 - 기본공제) × 공정시장가액비율 = 과세표준


예를 들어 반포자이 전용 84㎡의 평균 공시가격을 34억9,100만원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 12억원을 빼면,


34억9,100만원 - 12억원 = 22억9,100만원


이 남습니다.


현재 공정시장가액비율인 60%를 적용하면 과세표준은,


22억9,100만원 × 60% = 약 13억7,460만원


입니다.


그런데 정부안대로 70%가 적용되면,


22억9,100만원 × 70% = 약 16억370만원


으로 올라갑니다.


두 금액의 차이는 약 2억2,910만원입니다.





증가율로 보면,


2억2,910만원 ÷ 13억7,460만원 × 100 ≈ 16.7%


입니다.


공시가격이 단 한 푼도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과세표준이 약 16.7% 증가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금액이 그대로 최종 세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후 세율과 각종 세액공제 등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기본공제 12억원이 그대로 유지돼도 종부세가 늘어날 수 있는 이유는 이 계산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세금은 발표 제목보다 실제 계산식을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과세표준 6억원을 넘으면 세율도 올라갑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만 높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안대로라면 2027년부터 일정 금액 이상의 종부세율도 함께 올라갑니다.


현재 1·2주택자의 경우 과세표준 3억원 이하는 0.5%, 3억원 초과 6억원 이하는 0.7%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이 두 구간은 정부안에서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하지만 과세표준 6억원을 넘기기 시작하면 달라집니다.


현재 6억원 초과 12억원 이하 구간에는 1.0% 세율이 적용되지만, 2027년에는 1.3%로 높아집니다.


12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구간은 현재 1.3%에서 2027년 1.5%로 올라갑니다.


25억원 초과 50억원 이하 구간은 현재 1.5%에서 2.0%로 높아지고, 50억원 초과 94억원 이하 구간은 2.0%에서 2.7%가 됩니다.


94억원을 초과하는 최고 구간도 현재 2.7%에서 2027년 3.5%로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일부 구간은 2028년에 다시 한번 세율이 높아지는 방안도 포함돼 있습니다.


결국 고가주택은 두 가지 영향을 동시에 받을 수 있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라가면서 과세표준 자체가 커지고, 그 커진 과세표준에 적용되는 세율까지 높아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본공제 12억원 하나만 보고 세 부담이 그대로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반포자이 84㎡를 예로 보면 체감이 더 쉽습니다


실제 세금 시뮬레이션을 보면 변화가 더 분명합니다.


9월 3일 보도된 계산에 따르면 평균 공시가격 34억9,100만원인 반포자이 전용 84㎡를 보유한 비거주 1주택자의 올해 보유세는 종부세와 재산세, 농어촌특별세 등을 모두 합쳐 약 1,810만원으로 추산됐습니다.


그런데 공시가격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9월 1일 정부안이 적용되면 내년 보유세는 약 2,300만~2,500만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중간값인 2,400만원을 기준으로 보면,


2,400만원 - 1,810만원 = 590만원


정도 늘어나는 것입니다.


증가율로 계산하면,


590만원 ÷ 1,810만원 × 100 ≈ 32.6%


입니다.


공시가격이 그대로라고 가정했는데도 약 30% 넘게 증가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그런데 다른 시뮬레이션에서는 8월 초 정부안 기준 약 3,318만원이던 보유세가 9월 수정 정부안에서는 약 2,641만원으로 줄어든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두 숫자는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닙니다.





비교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3,318만원에서 2,641만원으로 줄었다는 것은 8월 초안보다 9월 정부안의 부담이 완화됐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올해 약 1,810만원에서 내년 2,300만~2,500만원으로 올라간다는 것은 올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세금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즉,


‘초안보다 세금은 줄었다’



‘올해보다 세금은 늘 수 있다’


가 동시에 성립할 수 있습니다.


세금 관련 숫자를 볼 때는 반드시 무엇과 무엇을 비교한 것인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세 부담 상한 150%, 세금이 안 오른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번 정부안에서 세 부담 상한도 관심을 받았습니다.


8월 초에는 기존 150%를 200%까지 높이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9월 1일 정부안에서는 다시 현행 150%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150% 상한은 어떤 의미일까요?


쉽게 말하면 세금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뛰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장치입니다.


예를 들어 계산상 세금이 크게 증가하더라도 일정 조건에서는 전년도 보유세의 15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세금이 최대 50%밖에 안 오른다”


정도로 단순하게 이해하면 안 됩니다.


세 부담 상한은 과세표준이나 세율 자체를 낮춰주는 제도가 아닙니다.


계산된 세금의 상승 속도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즉 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라가는 구조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150% 상한은 세금 인상을 없애는 장치라기보다 급격한 상승을 늦춰주는 브레이크라고 보는 편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공동명의라면 12억원만 보면 안 됩니다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자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현재 부부 공동명의자가 개별 과세를 적용받는 경우 기본공제는 1인당 9억원입니다.


부부를 합치면 총 18억원입니다.


8월 초 정부안에서는 이를 1인당 4억원까지 낮추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부부 합산으로 보면 총 8억원에 불과합니다.


9월 1일 정부안에서는 이 부분도 완화돼 1인당 6억원으로 조정됐습니다.


부부를 합치면 총 12억원입니다.






즉 8월 초안보다는 나아졌지만 현행 수준으로 돌아온 것은 아닙니다.


현재는 부부 합산 18억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지만 정부안대로라면 12억원으로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가 12억원으로 복구됐다”


는 표현은 단독명의를 기준으로 볼 때 맞는 이야기입니다.


공동명의자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부동산 세금은 주택 가격뿐 아니라 누구 명의로 보유하고 있는지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9월 3일 다시 ‘60%’와 ‘14억원’이 등장했습니다


문제는 정책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정부안을 기준으로 보면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2억원이고, 2027년 공정시장가액비율은 70%, 세 부담 상한은 150%입니다.


그런데 9월 3일 새로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주택시장 안정화 TF가 국회 심의 과정에서 1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현행 60%로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도 정부안의 12억원보다 높은 14억원까지 올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만약 이 내용이 실제 법안에 반영된다면 앞서 계산한 결과 역시 크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기본공제가 14억원이 되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다시 60%로 유지된다면 반포자이 사례의 과세표준부터 낮아집니다.


공시가격 34억9,100만원에서 기본공제 14억원을 빼면,


34억9,100만원 - 14억원 = 20억9,100만원


입니다.






여기에 60%를 적용하면,


20억9,100만원 × 60% = 약 12억5,460만원


입니다.


앞서 정부안의 12억원 공제와 70% 비율을 적용했을 때 과세표준이 약 16억37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6억370만원 - 12억5,460만원 = 약 3억4,910만원


차이가 납니다.


과세표준부터 크게 달라지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해당 수정안이 실제 법률에 반영된다는 가정 아래 단순 계산한 결과입니다.


현재 단계에서는 확정된 세금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지금은 ‘정부안’과 ‘최종 확정안’을 따로 봐야 합니다


현재 상황을 정리하면 조금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간단합니다.


9월 1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안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가 12억원으로 유지됐습니다.


세 부담 상한도 현행 150%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 70%와 고가주택 세율 인상안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안만 놓고 보면 기본공제가 돌아왔더라도 고가주택 보유자의 실제 종부세가 올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국회 심의 과정에서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다시 60%로 유지하고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4억원까지 높이는 추가 수정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아직 최종 법률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지금 단계에서 특정 금액을 내년 확정 세금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12억원만 보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이번 종부세 개편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숫자는 분명 12억원입니다.


8월 초 9억원으로 낮추려 했던 기본공제가 다시 12억원으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세금 계산에서는 그 뒤에 있는 숫자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공시가격은 얼마인지,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인지 70%인지,


과세표준이 어느 세율 구간에 들어가는지,


단독명의인지 공동명의인지,


세 부담 상한이 실제로 적용되는지까지 모두 함께 봐야 합니다.


특히 고가주택은 기본공제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이 동시에 올라가면 보유세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국회에서 추가 완화안이 실제 반영된다면 현재 정부안을 기준으로 계산한 예상 세금도 다시 낮아질 수 있습니다.







결국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12억원이 돌아왔다’는 제목 하나가 아닙니다.


최종 법률에서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이 각각 어떤 숫자로 결정되는지가 핵심입니다.


종부세는 숫자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공제액 뒤에 붙는 곱셈과 세율까지 확인해야 실제 내야 할 세금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