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이 가파르게 상승하지 못하고 액수 자체가 엄청나지는 않지만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올라가는 공기업이나 공무원처럼, 폐기물처리 사업 역시 그 특성이 비슷하다는 생각에 투자를 시작했었던 인선이엔티.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정작 실적은 조금씩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실적도 전년보다 부진했다.




건설경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BM, 그러나 장점이 더 커


인선이엔티는 폐기물 중에서도 건설폐기물을 처리하는 기업이다. 건물을 지을 때, 그리고 철거할 때 나오는 건설폐기물들을 수집, 운반하여 순환골재의 형태로 재생산하거나 매립하는 것이 주요 사업 모델이다. 그러다보니 경기와 큰 상관이 없는 일반 폐기물 처리업체들과 달리 경기의 영향을 받고, 그 중에서도 싸이클이 꽤나 큰 건설경기를 따라간다. 코로나 이후로 건자재 값이 치솟으면서 건설 경기가 크게 악화되었는데 금리 인상과 이로 인한 유동성 위기 등으로 지금까지도 회복을 하지 못했다.





<건설경기 부진>



결국 건설경기가 회복되어야 인선이엔티의 주력 사업인 건설폐기물 처리부문의 매출액도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게 언제가 될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없다는게 문제이지만 회복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금리인하의 시점이 1년도 남지 않았다는 점, 업황이 언제까지고 저점에서만 머물지는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수준에서 바닥까지의 괴리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수>





또한 폐기물 처리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 과정이 꽤나 까다로우며 지역마다 이미 많은 업체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신규진입이 어렵다. 그러나 건설폐기물의 양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한 업체당 처리해야할 폐기물의 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매립공간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매립수수료는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이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Player 들의 경우 장기적인 P 상승과 Q 증가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자회사 증설로 수익성 악화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날 레버리지 효과


인선이엔티의 핵심 자회사 영흥산업환경의 증설이 상반기 중 완료되어 가동을 시작했다. 증설에 500억이 넘는 꽤나 큰 자금이 투입된만큼 단기적인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다. 늘어난 감가상각비로 인해 영업손실폭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종속회사별 상반기 실적현황>





하지만 기존 소각처리 용량보다 2.6배정도 늘어났고 매출의 급상승은 2분기부터 보여지고 있다. 서서히 가동률을 높여가 하반기 영흥산업환경의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6~8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이 크게 늘어나면 고정비 효과로 인해 영업 레버리지가 나타나며 수익성 역시 개선될 것이다.




고철 스크랩 단가하락으로 인선모터스 매출 감소, 그러나 향후 실적을 견인할 폐배터리 사업


바로 위의 그림에서 보았듯이 인선이엔티의 자회사인 인선모터스의 매출액이 전년대비 13% 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이것은 성장이 꺾인 것이 아니라 고철 스크랩의 단가하락에 기인한다.




<고철스크랩 단가>





작년 1~2분기 인선이엔티의 실적이 주춤할 때 인선모터스가 강하게 뒷받침해주었는데 올해는 그 기저효과로 매출이 소폭 감소한 것. 수익성은 오히려 좋아졌다.



인선모터스는 높은 시장점유율로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도 밝다. 인선이엔티의 모회사인 아이에스동서는 환경사업에 집중하여 투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핫한 미래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아이에스TMC가 바로 폐배터리 리싸이클링 사업의 중심인데 리싸이클링 대상이 되는 원재료(폐배터리)는 인선이엔티의 자회사 인선모터스가 공급한다.



아직까지는 전기차 도입기로 폐배터리의 발생이 많지 않지만 전기차 시장이 성숙기에 도달하면 폐배터리의 양은 지금의 수십배에 이를 것이다. 결국 폐배터리 리싸이클링 수직계열화를 마친 아이에스동서의 핵심 손자회사인 인선모터스의 실적은 폭발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본업 회복은 천천히, 자회사 중심의 실적 개선 전망



<인선이엔티 실적추정>





건설경기의 회복은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고 폐기물 처리사업의 성장속도는 느리다. 내년에도 건설경기의 업황이 풀리지 않을 수 있지만 건설폐기물 처리사업의 특성을 반영하여 완만한 매출 회복을 전망한다. 만약 건설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한다면 위의 추정치보다 더 크게 증가할 가능성도 크다.



당사의 실적구성에서 주목할 점은 자회사들의 성장이다. 인선모터스는 전기차 전환으로 인한 폐차 물량 증대, 폐배터리 회수량 증가를 통해 고속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빠른 시일 이내에 이루어질 것인가에는 의문이 남아 가능한 한 보수적으로 추정하였다.



영흥산업환경은 내년부터 증설효과가 온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매출은 빠르게 증가(CAGR +41.97%)한 후, 저성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한 가지 고려할 점은 감가상각비 반영으로 인해 영업이익의 증가분은 매출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Peer 그룹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은 부담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인선이엔티의 멀티플이 17배로, Peer 그룹 평균 per인 7.5배[와이엔텍(6배), 코엔텍(9배)] 보다 2배 이상 높다는 것이다. 폐배터리 리싸이클링이라는 미래 유망산업을 품고 있기는 하지만 폭발적인 실적 성장이 가시화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남아있다는 점과 현재 이익기여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금의 밸류는 고평가된 감이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그룹 내 시너지를 고려하여 동종 업계 대비 35% 할증한 PER 10배를 적용. 25년도 예상 순이익인 283억에 PER 10배를 곱하여 2,830억을 25년 적정 시가총액으로 산정, 주가로 환산하면 6,000원으로 현 주가 기준 약 26%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다.




인선이엔티의 25년 목표주가를 6,000원으로 하향함에 따라 투자의견 역시 [ 매도 ] 로 하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