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걱정 없이 월세 대신 전세로 살 수 있는 제도가 다음 달 공고를 앞두고 있다.
전월세 안심신탁이라는 이름의 이 제도는, 지금 월세로 나와 있는 집을 전세로 되돌려서 세입자한테 공급하는 게 핵심이다.
근데 정작 이 제도가 성공하려면 집주인이 얼마나 참여하느냐가 관건인데, 사전 수요조사 결과를 보면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오늘은 이 제도가 정확히 어떤 구조인지 알아본다.
월세를 전세로 되돌리는 3자 구조
전월세 안심신탁은 HUG, 즉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임대인, 임차인이 3자로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임차인이 전세보증금 전액을 HUG한테 맡기면, HUG가 이 돈을 운용해서 그 수익을 임대인한테 월세처럼 매달 지급한다.
계약이 끝나면 HUG가 세입자한테 보증금을 직접 돌려준다.
세입자 입장에서 제일 큰 장점은 보증금을 집주인이 아니라 HUG가 직접 관리한다는 거다. 전세 사기나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구조적으로 줄어든다.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을 우선 대상으로 하고, 소득이나 자산 제한 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자발적 참여 사업이라 임대인과 세입자가 각자 신청하거나, 임대인이 먼저 집을 등록하면 HUG가 세입자 모집을 지원하는 방식으로도 운영된다.
HUG가 이 돈으로 뭘 하길래 수익이 나올까
여기서 구조를 좀 더 들여다봐야 한다. HUG는 세입자가 맡긴 보증금으로 펀드를 만들어서, 자기가 보증을 서고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 즉 PF 대출 사업장에 투자한다. 이 투자에서 나오는 수익을 임대인한테 연 4퍼센트대로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여기서 나온다.
HUG가 보증까지 서 놓은 사업장에 자기가 관리하는 돈을 다시 투자하는 구조라, 만약 그 사업장에서 손실이 나면 이해관계가 꼬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국토부는 투자 손실이 나더라도 세입자 보증금은 전액 보장하고 임대인 수익도 정상 지급하겠다고 밝혔는데, 정작 그 손실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재원과 절차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임대인 참여가 예상보다 저조할 수 있다
이 제도가 실제로 자리 잡으려면 집주인들이 자기 월세 매물을 여기에 등록해야 하는데, 국토부가 사전에 임대인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한 결과 참여에 관심을 보인 비율이 약 20퍼센트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집주인이 보증금을 직접 굴릴 수 없다는 점을 꼽는다.
부동산이나 다른 투자처에 직접 운용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HUG가 제시하는 연 4퍼센트대보다 높다고 보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굳이 이 제도에 참여할 유인이 크지 않다. HUG는 임대소득세 부담을 낮춰주는 세제 혜택까지 얹어서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 정도로 참여율이 확 올라갈지는 지켜봐야 한다.
시장에서는 전세 감소와 월세화 흐름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
이 제도가 나온 배경 자체가 이미 심상치 않다.
전세 사기 여파로 세입자들의 전세 기피 심리가 커지는 동시에, 집주인들은 목돈 대신 매달 들어오는 월세를 선호하는 흐름이 겹치면서, 전세의 월세 전환이 이미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안심신탁은 이 흐름을 되돌리려는 시도인 셈인데, 정작 그 핵심 수단인 임대인 유인책이 충분하지 않다면 제도의 취지와 달리 월세화 흐름을 막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
✔마치며✔
전월세 안심신탁은 9월 말 공고를 시작으로 10월 신청 접수, 11월 계약 체결을 거쳐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입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월세보다 부담이 적은 전세로 살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만하다.
다만 이 제도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집주인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지금 전세를 구하고 있다면 이 제도만 기다리기보다, 기존 전세 매물도 함께 살펴보면서 9월 공고에서 구체적인 수익률과 세제 혜택이 어떻게 확정되는지 지켜보는 게 좋다.
신청을 고려한다면 HUG 홈페이지나 전국 지사를 통해 최신 조건을 직접 확인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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