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시장의 최강자 엔비디아가 시장의 우려를 완전히 뒤집는 실적을 내놨다. 최근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던 ‘AI 투자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무색해질 정도의 성적표다.

예상을 뛰어넘은 실적

엔비디아는 2027회계연도 2분기(2026년 5~7월) 매출로 962억21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133조원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늘어난 수치로,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921억달러를 가뿐히 넘어섰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2.22달러로 월가 예상치 2.1달러를 웃돌았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13분기 연속 매출 성장 행진을 이어갔다.

내년 성장률 70% 제시

더 주목할 부분은 미래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2028회계연도 매출 증가율을 70%로 제시했는데, 이는 S&P글로벌이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 4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젠슨 황 CEO는 AI 수요가 사실상 100%에 가까울 정도로 폭발적이지만, 이번에 제시한 70%는 회사가 실제로 공급 가능한 물량을 기준으로 보수적으로 산정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세대가 바뀔수록 커지는 수익성

데이터센터 매출 증가의 배경에는 GPU 세대교체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있다. 콜레트 크레스 CFO에 따르면 2022년 공급된 호퍼(H100) 기반 데이터센터는 GW당 180억달러의 매출을 냈지만, 2024년 블랙웰은 250억달러, 2026년 베라루빈은 400억달러로 뛰어올랐다. 베라루빈 가속기는 이전 세대 대비 처리량이 30배 늘고 토큰 생성 비용은 35분의 1로 줄어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객층도 다변화하고 있다. 젠슨 황은 시장의 절반이 하이퍼스케일러가 아닌 네오클라우드와 소버린 AI에 있다고 강조했는데, 실제로 이 부문(AICE)의 매출은 전년 대비 138% 늘며 전체 성장률(106%)을 웃돌았다.

‘탈엔비디아’ 우려에는 선긋기

오픈AI가 자체 개발한 AI 칩 ‘할라피뇨’가 블랙웰 대비 전력당 처리량이 최대 1.9배 높다고 주장하며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젠슨 황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정 클라우드·서비스 전용으로 설계된 맞춤형 반도체와 달리 엔비디아 GPU는 모든 클라우드 환경에서 범용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이날 엔비디아는 AWS에 향후 2년간 GPU 200만 개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이런 주장에 힘을 실었다.

메모리 확보 경쟁 심화

생산 속도를 높이면서 부품 확보를 위한 구매 약정 규모도 3개월 만에 두 배 넘게 불어났다. 엔비디아는 이번에 처음으로 구매 약정 대부분이 메모리와 제조 시설 관련이라고 밝혔으며, 최근의 메모리 부족 현상이 AI 인프라 확충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대 메모리 업체와 긴밀히 협력해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1.72%, 2.49% 올랐다.

“순환금융 아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AI 순환금융론’에 대해서도 젠슨 황은 직접 반박에 나섰다. 오픈AI와 앤트로픽에 투자한 금액이 약 500억달러로 회사 잉여현금흐름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으면서, 오히려 더 일찍 더 많이 투자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AI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지탱하는 핵심 역할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