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8월 3주차 외국인 수급을 정리하면서 눈에 띄었던 종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삼성전기였습니다.
외국인은 당시 삼성전기를 9,192억원 순매도하면서 2주 연속 순매도 1위에 올려놨습니다.
그런데 불과 일주일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이번 주에는 삼성전기가 외국인 순매수 1위로 올라왔습니다.
반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순매도 상위권으로 내려갔습니다.
한 주 사이 외국인의 선택이 크게 달라진 셈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8월 4주차 외국인 순매수 순위를 살펴보고, 왜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장주를 대규모로 팔았는지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외국인 순매수 1위는 삼성전기였습니다
8월 4주차 외국인 순매수 1위는 삼성전기였습니다.
순매수 규모는 3,786억원입니다.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9,192억원 순매도로 외국인 매도 1위였던 종목이 일주일 만에 매수 1위로 돌아선 것입니다.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위 삼성전기
3,786억원
2위 실리콘투
1,874억원
3위 LS ELECTRIC
1,173억원
4위 SK스퀘어
1,095억원
5위 대한항공
1,082억원
그 뒤를 대덕전자, HD현대중공업, 카카오, 알테오젠, LG이노텍이 이었습니다.
SK스퀘어도 눈에 띕니다.
지난주에는 868억원 순매도였는데 이번 주에는 1,095억원 순매수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한 주 만에 외국인 수급이 완전히 뒤집힌 종목이 적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주는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만 보고 분위기를 판단하면 안 됩니다.
전체 숫자를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외국인은 이번 주 전체적으로 7조원 넘게 팔았습니다
이번 주 집계 대상 종목 전체를 합하면 외국인은 약 7조8,289억원 순매도했습니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합계가 약 1조2,312억원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매도 규모가 훨씬 큽니다.
지난주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2조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주에는 매도 규모가 3배 이상 커진 셈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외국인이 모든 종목을 골고루 판 것은 아닙니다.
매도금액 대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습니다.
외국인 순매도 1위는 SK하이닉스였습니다
8월 4주차 외국인 순매도 1위는 SK하이닉스였습니다.
순매도 규모는 무려 4조5,198억원입니다.
2위는 삼성전자로 2조5,257억원이었습니다.
여기에 삼성전자우 9,978억원까지 더해보겠습니다.
4조5,198억원
2조5,257억원
9,978억원
= 약 8조433억원
세 종목에서만 외국인이 약 8조원 넘게 팔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 전체 순매도 규모는 약 7조8,289억원이었습니다.
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를 제외하면 나머지 종목에서는 외국인이 오히려 순매수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실제로 종목 수로 봐도 비슷합니다.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은 1,340개였습니다.
순매도한 종목은 1,286개였습니다.
종목 개수만 보면 오히려 산 종목이 더 많았습니다.
결국 이번 주 외국인 수급은
“한국 주식을 전부 팔았다”
기보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적으로 팔았다”
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왜 반도체 대장주만 이렇게 많이 팔았을까?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존 호재의 재료 소멸입니다.
8월 24일 삼성전자는 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는 8.7% 급락했습니다.
지난주에는 SK하이닉스의 40조원 자사주 소각 발표가 시장에 강한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이벤트가 한 번 발표되고 나면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시장은 기대가 실제 발표로 확인되는 순간부터 다음 재료를 찾기 시작합니다.
발표 전까지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라갈 수 있지만, 발표 이후에는
“그래서 이제 다음 호재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이번 주 반도체 대형주의 수급 변화에서도 이런 모습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변수는 금리였습니다
반도체주에 부담을 준 또 다른 변수는 금리입니다.
8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00%로 인상했습니다.
미국에서도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이 이어지면서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졌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과 채권을 다시 비교하게 됩니다.
특히 외국인에게는 신흥국 주식에 투자해야 할 매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미국 국채에서 받을 수 있는 수익률이 높아진다면 굳이 환율과 주가 변동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한국 주식 비중을 늘릴 이유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대형주에서는 차익실현 욕구도 커질 수 있습니다.
결국
금리 부담 + 기존 호재 소멸 + 차익실현
이 동시에 겹치면서 외국인 매도가 커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 호재도 지수 7,000선을 넘기지는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반도체 업황 자체가 나빠졌다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8월 27일에는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오면서 국내 반도체주도 다시 힘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코스피도 1.53%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지수는 7,000선을 앞두고 다시 막혔습니다.
좋은 실적 하나만으로 금리 부담과 외국인 매도까지 모두 뒤집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AI 수요가 좋다고 해서 주가가 무조건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산업 호재가 있어도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거나, 금리와 수급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 주가 반응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모두 팔았는데 왜 주가는 올랐을까?
8월 27일 SK하이닉스 수급을 보면 조금 이상한 장면이 나옵니다.
- 개인도 팔았습니다.
- 기관도 팔았습니다.
- 외국인도 팔았습니다.
그런데 주가는 올랐습니다.
“다들 팔았는데 누가 산 걸까?”
답은 회사였습니다.
SK하이닉스가 공시한 계획에 따라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인과 기관, 외국인이 모두 매도하는 물량을 회사가 받아내면서 주가를 지지한 것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볼 때는 개인·기관·외국인 세 주체만 확인해서는 전체 흐름을 놓칠 수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이나 기타법인 거래까지 같이 살펴봐야 실제 수급 구조가 보일 때가 있습니다.
이번 주는 매도 종목보다 매수 업종이 더 흥미롭습니다
이번 주 외국인 수급에서 개인적으로 더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순매수 종목의 업종입니다.
삼성전기와 대덕전자 같은 전자부품주도 있었지만, 매수 대상이 반도체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LS ELECTRIC 같은 전력기기,
- 실리콘투 같은 화장품 유통,
- 대한항공 같은 항공,
- HD현대중공업 같은 조선,
카카오와 알테오젠까지 업종이 상당히 다양했습니다.
그동안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영향력이 매우 컸습니다.
특히 반도체가 강하면 지수가 오르고, 반도체가 밀리면 시장 전체가 약해 보이는 장세가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외국인이 반도체 대형주에서는 대규모 매도를 했지만 다른 업종에서는 오히려 매수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시장의 자금이 조금씩 여러 업종으로 분산되는 과정일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일주일 데이터만으로
“반도체 시대가 끝났다.”
거나
“외국인 자금이 완전히 다른 업종으로 이동했다.”
고 단정하기에는 이릅니다.
아직은 방향 변화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에 가깝습니다.
삼성전기 순매수 1위가 보여주는 것도 있습니다
지난주 삼성전기는 외국인 순매도 1위였습니다.
이번 주에는 순매수 1위가 됐습니다.
이 변화만 봐도 외국인 수급을 한 주의 숫자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외국인이 한 종목을 크게 팔았다고 해서 계속 매도하는 것도 아니고, 이번 주에 많이 샀다고 다음 주에도 계속 살 것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따라서 외국인 순매수 순위는
“외국인이 이 종목을 좋아한다.”
는 절대적인 판단보다는
“이번 주 자금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였는가”
를 확인하는 자료로 활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주가와 수급은 언제든 빠르게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주에는 두 가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계속되는지입니다.
최근 주가를 받쳐준 수급 가운데 회사의 자사주 매입 영향이 있었기 때문에 실제 매입이 예정대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금리 인상 이후 외국인 매도가 계속되는지입니다.
이번 주 외국인 매도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습니다.
만약 다음 주에도 두 종목에서 대규모 매도가 이어진다면 반도체 대형주의 수급 부담이 계속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도 규모가 줄고 다른 업종으로 순매수가 계속 확산된다면 시장의 쏠림이 완화되는 신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판 게 아니라 반도체 대장주를 팔았습니다
이번 주 숫자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적으로 팔았지만, 나머지 시장에서는 오히려 매수한 종목이 더 많았습니다.
전체 순매도 규모만 보면 약 7조8천억원으로 상당히 커 보입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 세 종목에서만 약 8조원 넘게 매도가 나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주 외국인 수급을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갔다.”
고 단순하게 해석하기보다는,
반도체 대형주에서 차익을 실현하면서 다른 업종으로 일부 자금을 옮긴 흐름
으로 보는 것이 조금 더 정확합니다.
특히 전력, 화장품, 항공, 조선 등 서로 다른 업종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들어왔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지난 반년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던 시장의 힘이 조금씩 분산되는 초입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 일주일치 숫자입니다.
다음 주에도 외국인이 반도체를 계속 팔고 다른 업종을 사는지 확인해야 방향성을 조금 더 분명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주 외국인 수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순매도 7조원이라는 숫자 하나가 아닙니다.
그 7조원이 어디에서 빠졌고, 빠져나온 돈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그 흐름을 함께 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