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장을 본다는 말이 곧 마트에 간다는 뜻에 가까웠습니다. 주말이 되면 가족과 함께 대형마트에 들러 카트를 끌고, 필요한 식재료와 생필품을 한꺼번에 담고, 계산대 앞에서 긴 줄을 서는 장면이 익숙했습니다. 마트는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니라 주말 외출 코스였고, 아이와 함께 가는 작은 나들이였고, 한 주의 식탁을 준비하는 생활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 장면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마트에 가기 전에 앱을 먼저 열고, 가격을 비교하고, 배송 시간을 확인하고, 냉장·냉동 식품까지 집 앞에서 받는 소비에 익숙해졌습니다. 장보기의 중심이 매장 입구에서 앱 화면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유통업계 지표를 보면 이 변화가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6년 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전체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6.4% 늘었고, 이 가운데 온라인 매출은 8.5% 증가했습니다. 특히 전체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0.8%까지 올라갔습니다. 편의점,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을 모두 합친 오프라인 채널보다 온라인의 존재감이 더 커진 것입니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매출도 전체로는 늘었지만,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은 역성장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 숫자는 단순히 온라인 쇼핑이 편리해졌다는 이야기를 넘어, 한국 유통시장의 중심축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 장보기가 강해진 첫 번째 이유는 소비자의 시간 감각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마트에 가는 시간이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장보는 데 쓰는 시간조차 아깝게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퇴근 후에는 쉬고 싶고, 주말에는 다른 일정을 보내고 싶고, 아이를 데리고 큰 매장을 돌아다니는 것도 피곤합니다. 특히 필요한 상품이 뻔한 경우에는 굳이 매장에 가서 둘러볼 이유가 줄어듭니다. 쌀, 생수, 우유, 계란, 세제, 화장지, 냉동식품처럼 반복 구매하는 상품은 앱에서 다시 담기만 눌러도 주문이 끝납니다. 장보기는 구경의 시간이 아니라 시간을 절약하는 서비스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편의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통업의 경쟁 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뜻입니다. 과거 대형마트의 가장 큰 무기는 입지와 규모였습니다. 넓은 주차장, 많은 상품, 대량 구매, 할인 행사, 가족 단위 방문이 대형마트의 경쟁력이었습니다. 소비자는 한 번에 많은 상품을 살 수 있다는 이유로 대형마트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장보기에서는 매장의 크기보다 앱의 편리함, 가격 비교, 배송 속도, 재고 정확도, 교환·환불 편의성이 더 중요해집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넓은 매장을 걷는 경험보다, 내가 필요한 물건이 원하는 시간에 정확히 도착하는 경험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날씨입니다. 폭염과 장마, 미세먼지, 한파처럼 외출을 불편하게 만드는 환경이 늘어날수록 온라인 장보기는 더 강해집니다. 7월 유통업체 매출에서도 무더위와 휴가철 영향으로 배달 서비스와 여행·문화상품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배달과 여행·문화상품이 크게 성장했고, 온라인 장보기 확대와 냉방가전 판매도 매출 증가에 힘을 보탰습니다. 날씨가 소비 동선을 바꾸고, 소비 동선이 유통 채널의 매출을 바꾸는 장면입니다. 예전에는 더우면 가까운 마트나 편의점에 갔다면, 이제는 더우니까 아예 나가지 않고 주문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폭염은 특히 식품 소비를 온라인으로 끌어당깁니다. 더운 날에는 무거운 생수와 음료를 들고 오는 것 자체가 부담입니다. 냉장식품이나 냉동식품을 사면 집까지 오는 동안 녹거나 상할까 걱정도 됩니다. 반대로 온라인 장보기는 냉장·냉동 배송 시스템을 통해 이 부담을 줄여줍니다. 소비자는 더운 날 매장을 오가는 대신 집에서 주문하고, 업체는 물류 시스템과 콜드체인을 앞세워 장보기 수요를 흡수합니다. 식품은 원래 오프라인 매장의 마지막 방어선처럼 여겨졌지만, 냉장·냉동 배송이 안정되면서 이 방어선도 점점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입니다. 가족이 함께 주말 장을 보는 생활 패턴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모든 가구가 그렇게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혼자 사는 사람은 대형마트에서 대량으로 사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냉장고가 작고, 보관 공간이 부족하고, 음식을 많이 사면 버리는 양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맞벌이 가구는 장을 보러 갈 시간이 부족합니다. 이들에게 온라인 장보기는 단순히 편한 것이 아니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인프라에 가깝습니다. 필요한 만큼 주문하고, 정해진 시간에 받고, 반복 구매 상품은 자동처럼 처리하는 방식이 더 잘 맞습니다.


이런 소비자에게 대형마트의 넓은 매장은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이 됩니다. 상품이 너무 많으면 선택 피로가 생기고, 매장이 넓으면 이동 시간이 길어지고, 계산과 주차까지 생각하면 장보기 자체가 하나의 노동처럼 느껴집니다. 반대로 온라인몰은 검색창과 추천 알고리즘으로 소비자를 바로 상품 앞에 데려다줍니다. 자주 사는 상품은 상단에 뜨고, 쿠폰이 붙은 상품은 따로 모이고, 장바구니에 빠진 상품을 추천해줍니다. 소비자의 동선이 물리적 통로에서 디지털 화면으로 바뀌는 순간, 유통업체가 잡아야 할 것은 매장 방문객이 아니라 앱 안의 체류 시간과 재구매 데이터가 됩니다.


온라인 유통 비중이 커졌다는 것은 유통업의 돈 버는 방식도 바뀐다는 뜻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좋은 입지에 큰 공간을 확보하고, 상품을 진열하고, 소비자를 매장으로 불러들여 매출을 만듭니다. 반면 온라인 유통은 물류센터, 배송망, 데이터, 검색과 추천, 멤버십, 결제 편의성으로 소비자를 묶어둡니다. 대형마트는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전기요금, 진열 관리, 재고 관리라는 고정비를 안고 움직입니다. 온라인 플랫폼도 물류비와 배송비 부담이 크지만, 주문 데이터가 쌓일수록 소비자 행동을 더 정교하게 분석하고 반복 구매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유통의 핵심 자산이 매장 면적에서 고객 데이터로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형마트가 어려워지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대형마트는 과거에 가격과 규모로 강했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온라인에서 더 쉽게 비교되고, 규모는 앱 안에서 무한한 상품 선택지로 대체됩니다. 마트의 강점이던 신선식품도 새벽배송, 당일배송, 산지직송, 마트 연계 배송으로 온라인 경쟁이 강해졌습니다. 소비자가 대형마트를 찾는 이유는 점점 줄어드는데, 매장을 운영하는 비용은 쉽게 줄지 않습니다. 매출이 조금만 흔들려도 고정비 부담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기업형 슈퍼마켓, 즉 SSM의 고민은 더 깊습니다. SSM은 대형마트보다 가깝고, 동네 슈퍼보다 상품 구색이 좋은 중간 채널이었습니다. 그런데 소비자가 급한 물건은 편의점에서 사고, 큰 장보기는 온라인으로 해결하면 SSM의 위치가 애매해집니다. 가격에서는 온라인과 대형마트에 밀리고, 접근성에서는 편의점에 밀릴 수 있습니다. 이번 7월 유통 지표에서도 대형마트와 SSM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소비가 프리미엄과 편의, 가성비로 나뉘는 가운데 중간 위치의 유통 채널이 압박을 받는 모습입니다.


반대로 온라인이 강해지는 것은 단순히 저렴해서만은 아닙니다.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가격을 비교할 수 있지만, 늘 최저가만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편의와 신뢰입니다. 원하는 시간에 배송되는지, 신선식품 품질이 괜찮은지, 문제가 생겼을 때 환불이 쉬**, 멤버십 혜택이 있는지, 자주 사는 상품을 쉽게 재주문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온라인 장보기는 가격 경쟁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시간 절약과 생활 루틴을 파는 서비스로 확장됐습니다. 소비자는 물건값만이 아니라 장보기에 들어가는 시간을 함께 계산합니다.

여기서 쿠팡, 네이버, SSG, 컬리 같은 플랫폼의 힘이 커집니다. 온라인 장보기에서 중요한 것은 한 번의 주문이 아니라 반복입니다. 생수, 우유, 계란, 고기, 채소, 과일, 간편식, 세제처럼 반복 구매되는 상품을 잡으면 플랫폼은 소비자의 생활 안으로 들어갑니다. 소비자가 매주 앱을 열고 같은 상품을 주문하기 시작하면 그 플랫폼은 단순 쇼핑몰이 아니라 생활 인프라가 됩니다. 대형마트가 과거 가족의 주말 생활동선을 붙잡았다면, 온라인 플랫폼은 소비자의 반복 구매 습관을 붙잡습니다.


이 변화는 편의점에도 영향을 줍니다. 편의점은 대형마트와 달리 온라인 전환에 완전히 밀리기보다 다른 방향으로 살아남고 있습니다. 급하게 필요한 상품, 1~2개만 사는 상품,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식, 도시락, 커피, 디저트, 주류, 아이스크림, 택배와 금융 같은 생활 서비스가 편의점의 강점입니다. 7월 유통 지표에서도 편의점은 방문 고객이 줄었지만 구매 단가가 늘며 증가세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편의점은 대량 장보기의 채널이라기보다 즉시 소비와 근거리 생활 서비스의 채널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백화점은 또 다른 방향으로 버팁니다. 백화점은 온라인 장보기와 직접 경쟁하는 채널이 아닙니다. 명품, 패션, 프리미엄 식품관, 문화공간, 레스토랑, 팝업스토어, 체험형 소비를 통해 소비자를 끌어들입니다. 7월에는 백화점 매출이 전 품목에서 고른 증가세를 보였고, 해외 유명 브랜드와 휴가철 수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 말은 소비가 전부 온라인으로만 이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오프라인이 살아남으려면 단순 구매보다 경험과 프리미엄, 즉시성을 제공해야 합니다. 마트가 어려운 것은 오프라인이라서가 아니라, 온라인이 더 잘할 수 있는 기능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온라인보다 싸게 팔려고 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고, 배송 경쟁에만 뛰어들면 물류비 부담이 커집니다. 그래서 대형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거나, 신선식품의 품질과 즉시 픽업, 체험형 식품관, 외식과 결합한 매장, 창고형 할인점, 자체 브랜드 상품 강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매장을 단순 판매 공간으로 두면 온라인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지고, 매장을 경험과 물류가 결합된 공간으로 바꿔야 합니다.


온라인 장보기 확대는 물류산업에도 큰 변화를 만듭니다. 소비자가 장을 앱으로 보면 상품은 물류센터에서 집 앞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는 냉장·냉동 창고, 피킹 시스템, 배송기사, 포장재, 라스트마일 물류, 재고 예측, 반품 처리까지 복잡한 비용 구조가 들어갑니다. 온라인 유통업체 입장에서 매출이 늘어도 배송비와 물류비를 통제하지 못하면 이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장보기 시장의 진짜 경쟁은 누가 더 많이 파느냐를 넘어, 누가 더 효율적으로 배송하느냐로 이어집니다.


특히 식품 온라인 시장은 수익성이 쉽지 않습니다. 상온 상품보다 냉장·냉동 상품은 관리 비용이 높고, 신선식품은 폐기 리스크가 있습니다. 소비자는 신선도를 매우 민감하게 보고, 조금만 품질이 떨어져도 환불이나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배송 시간이 길어지면 품질 관리가 어려워지고, 너무 빠른 배송을 제공하면 비용이 커집니다. 그래서 온라인 장보기 업체는 매출 성장과 수익성 사이에서 계속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정교한 운영 능력이 필요한 시장입니다.

이 지점에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집니다. 주문량이 충분히 많아야 물류센터와 배송망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배송 지역이 촘촘해야 한 번에 여러 주문을 처리할 수 있고, 반복 구매 데이터가 많아야 재고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장보기는 소비자에게는 단순한 앱 주문처럼 보이지만, 뒤에서는 데이터와 물류가 동시에 움직이는 산업입니다. 대형 플랫폼이 유리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소비자가 많을수록 데이터가 쌓이고, 데이터가 쌓일수록 물류와 재고 운영이 정교해집니다.


온라인 장보기 확대는 제조사와 식품업체에도 영향을 줍니다. 과거에는 대형마트 진열대에서 눈에 띄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좋은 위치에 상품을 놓고, 묶음 할인과 시식 행사로 소비자를 끌어당겼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검색 결과, 추천 알고리즘, 리뷰, 썸네일, 배송 가능 여부, 쿠폰 적용 여부가 중요합니다. 상품이 실제 진열대에서 보이는 것이 아니라 화면 안에서 발견됩니다. 제조사는 오프라인 진열 경쟁뿐 아니라 온라인 노출 경쟁까지 해야 합니다. 유통 채널이 바뀌면 브랜드가 소비자를 만나는 방식도 바뀝니다.


자체 브랜드, 즉 PB상품의 중요성도 커집니다. 온라인 플랫폼과 대형마트는 자체 브랜드를 통해 가격 경쟁력과 차별화를 동시에 노립니다. 소비자가 특정 플랫폼의 PB상품에 익숙해지면 플랫폼 충성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주 사는 생수, 우유, 계란, 냉동식품, 간편식이 특정 플랫폼 PB로 자리 잡으면 소비자는 다른 곳으로 쉽게 이동하지 않습니다. PB상품은 단순히 싸게 파는 상품이 아니라 고객을 묶어두는 전략 상품이 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온라인 장보기가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입니다. 가격을 비교할 수 있고, 무거운 물건을 들고 오지 않아도 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앱 안에서 추천 상품을 계속 보게 되면 필요하지 않은 물건까지 담을 수 있고, 무료배송 기준을 맞추기 위해 추가 구매를 하기도 합니다. 오프라인 마트에서는 눈에 보이는 진열이 충동구매를 만들었다면, 온라인에서는 알고리즘과 쿠폰, 장바구니 금액 기준이 충동구매를 만듭니다. 소비의 무대가 바뀌었을 뿐, 유통업체가 장바구니를 키우려는 전략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온라인 장보기의 확대는 지역 상권에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동네 슈퍼와 전통시장은 근거리와 신선함, 단골 관계가 강점이었지만, 온라인이 식품과 생필품까지 빠르게 흡수하면 이들의 고객 기반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물론 전통시장은 신선식품의 가격, 현장감, 먹거리, 지역 커뮤니티라는 장점이 있고, 동네 슈퍼는 급한 구매와 가까움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적인 장보기 수요가 온라인으로 넘어가면 작은 상권의 매출 기반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유통의 디지털 전환은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오프라인 소상공인에게는 경쟁 압박이 됩니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는 여전히 직접 보고 고르고 싶은 상품이 있고, 즉시 필요한 물건이 있으며, 사람과 공간을 경험하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프라인의 역할이 바뀐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오프라인이 기본이고 온라인이 보조였다면, 이제는 온라인이 기본 장보기 채널이 되고 오프라인은 즉시성, 경험, 프리미엄, 체험, 신뢰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재정의될 가능성이 큽니다. 장보기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더라도, 오프라인은 새로운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이 변화는 유통기업의 투자 방향도 바꿉니다. 과거에는 좋은 상권에 큰 매장을 내는 것이 핵심 투자였습니다. 이제는 물류센터, 자동화 설비, 배송망, 데이터 분석, 앱 개발, 멤버십, 결제 시스템, 냉장·냉동 인프라가 중요합니다. 대형마트 기업도 더 이상 매장 운영 기업만으로 남기 어렵습니다. 온라인몰과 배송 시스템을 함께 키우지 않으면 소비자의 장보기 습관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유통업이 부동산 산업처럼 보이던 시대에서 기술·물류 산업처럼 움직이는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온라인 장보기 확대는 단순히 온라인 플랫폼에만 좋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물류센터를 짓는 기업, 자동화 설비를 공급하는 기업, 냉장·냉동 물류를 운영하는 기업, 포장재와 친환경 패키징 기업, 간편식 제조사, PB상품을 잘 만드는 식품업체, 데이터와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까지 연결됩니다. 반대로 대형 오프라인 매장에만 의존하는 유통기업은 구조적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통시장의 변화는 소비 채널만이 아니라 산업 밸류체인 전체의 변화를 만듭니다.


온라인 비중 60% 시대의 핵심은 소비자가 온라인을 특별한 쇼핑 채널로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제 온라인은 일상입니다. 가끔 사는 패션이나 전자제품뿐 아니라 매주 필요한 식품과 생필품까지 온라인으로 주문합니다. 이것은 소비 습관의 변화입니다. 한 번 습관이 바뀌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편리함을 경험한 소비자는 불편함을 참지 않습니다.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오는 대신 집 앞 배송에 익숙해진 사람은 마트에 가야 할 이유를 더 엄격하게 따지게 됩니다.


대형마트가 앞으로 회복하려면 소비자에게 다시 갈 이유를 줘야 합니다. 단순히 상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온라인보다 신선하다는 확신, 직접 고르는 즐거움, 즉석조리와 외식의 결합,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 온라인과 연계한 픽업 서비스, 창고형 할인과 대용량 구매의 명확한 가격 이점이 필요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이 대체하기 어려운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는 앱에서 장을 보고, 마트는 점점 덜 가는 곳이 될 수 있습니다.

장보기의 중심이 마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말은 조금 과장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은 마트에 가고, 전통시장에 가고, 편의점과 동네 슈퍼를 이용합니다. 하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반복 구매와 생필품, 식품 장보기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고, 날씨와 시간 부족, 1인 가구, 배송 인프라, 멤버십 혜택이 이 흐름을 더 빠르게 만들고 있습니다. 유통업의 경쟁 무대가 오프라인 매장 바닥에서 스마트폰 화면과 물류센터로 옮겨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 변화는 한국 소비자의 현재를 잘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더 편리하게 사고 싶어 하고, 시간을 아끼고 싶어 하며, 가격과 혜택을 비교하고, 무거운 물건은 배송받고 싶어 합니다.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에는 더 명확한 이유를 요구합니다. 그냥 가까워서 가는 시대에서, 가야 할 가치가 있을 때 가는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것이 대형마트와 SSM이 느끼는 구조적 압박입니다.

결국 온라인 장보기의 성장은 소비자의 게으름이 아니라 합리성의 변화입니다. 예전에는 직접 가서 고르는 것이 합리적이었다면, 이제는 시간을 아끼고 배송받는 것이 합리적으로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마트의 대형 진열대가 신뢰를 줬다면, 이제는 리뷰와 재구매, 빠른 환불과 정확한 배송이 신뢰를 줍니다. 예전에는 매장의 위치가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앱 안에서 얼마나 쉽게 찾고 얼마나 빨리 받을 수 있는지가 경쟁력입니다.

장보기의 중심이 마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쇼핑 습관의 변화가 아닙니다. 유통기업의 비용 구조, 물류 인프라, 제조사의 판매 전략,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 지역 상권의 생존 방식까지 바꾸는 큰 흐름입니다. 온라인 비중이 60%를 넘었다는 숫자는 그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소비자는 이미 움직였고, 유통업체는 그 소비자를 다시 붙잡기 위해 매장과 앱, 물류와 가격, 경험과 데이터를 모두 다시 설계해야 하는 시점에 들어섰습니다.

앞으로 장보기 시장의 승자는 단순히 싸게 파는 곳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소비자의 시간을 아껴주고, 신선식품의 품질을 믿게 만들고, 배송비와 가격 부담을 줄여주며, 반복 구매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곳이 강해질 것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이 줄 수 없는 경험과 신뢰를 제공해야 하고, 온라인 플랫폼은 물류비를 통제하면서도 편의성을 계속 높여야 합니다. 유통업은 이제 매장 수 경쟁이 아니라 생활 점유율 경쟁입니다.

소비자가 하루에 몇 번 앱을 열고, 한 달에 몇 번 같은 플랫폼에서 장을 보고, 냉장고가 비기 전에 어떤 서비스가 먼저 떠오르는지. 이것이 앞으로 유통기업의 진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온라인장보기 #유통업계 #온라인유통 #대형마트 #SSM #편의점 #백화점 #쿠팡 #네이버쇼핑 #SSG #컬리 #장보기앱 #새벽배송 #당일배송 #식품배송 #냉장배송 #냉동배송 #유통트렌드 #소비트렌드 #생활경제 #고물가 #폭염소비 #물류산업 #라스트마일 #PB상품 #오프라인유통 #경제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