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를 찾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숫자가 있습니다.
바로 시가배당률입니다.
연 5%, 7%를 넘어 두 자릿수 배당률까지 보이면 솔깃할 수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배당률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했다가 오히려 주가 하락으로 더 큰 손실을 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고배당처럼 보이는 숫자 자체가 착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배당률이 갑자기 높아졌거나, 부동산 매각과 같은 일회성 이익을 활용해 평소보다 많은 배당을 지급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따라서 노후 생활비처럼 꾸준한 현금흐름을 만들고 싶다면 단순히 배당수익률 1위 종목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5년 이상 꾸준히 배당을 지급하고,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과 소각까지 병행하는 기업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내 기업들의 주주환원 분위기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배당금을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하면서 주주가치를 높이려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국 이제 배당주 투자에서는 얼마나 많이 주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높은 배당률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숫자 뒤에 숨어 있는 배당 함정
시가배당률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면 의외의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겉으로는 8%, 10%, 심지어 20%가 넘는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실제 사업 실적은 좋아지지 않은 기업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주가 급락입니다.
예를 들어 주당 배당금은 그대로인데 주가가 절반으로 떨어진다면 배당률은 단순 계산으로 두 배 가까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배당금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주가가 떨어져 배당률이 높아진 것입니다.
여기에 부동산이나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면서 생긴 일회성 현금으로 특별배당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배당은 매년 반복되기 어렵습니다.
올해 높은 배당을 받았다고 해도 다음 해에는 배당금이 크게 줄어드는 이른바 배당컷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배당주 순위를 살펴볼 때는 배당률보다 먼저 기업의 현금 흐름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몇 가지 신호는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순이익 대부분을 배당으로 지급하면서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높은 기업은 실적이 조금만 악화돼도 배당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본업에서 현금이 들어오지 않는데 차입금을 늘리거나 자산을 팔아 배당하는 기업 역시 지속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최근 3~5년 사이 실적 악화를 이유로 배당금을 크게 줄인 적이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현재 배당률이 아니라 그 배당금을 만드는 돈이 어디서 나오느냐입니다.
10년 뒤에도 배당을 받을 수 있을까?
장기 배당주를 고르는 핵심 기준
은퇴 자금이나 생활비 목적으로 배당주에 투자한다면 지금 당장 높은 배당률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배당을 계속 지급할 수 있는 기업의 체력입니다.
이를 판단할 때는 크게 네 가지를 살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첫 번째는 배당의 연속성입니다.
최근 한두 해 배당을 많이 준 기업보다 최소 5년 이상 꾸준히 배당을 유지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에 주당배당금이 장기적으로 조금씩 증가했다면 더욱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현금배당 외의 주주환원입니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실제로 소각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주당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기업의 재무 체력입니다.
특히 금융지주사의 경우 배당만 볼 것이 아니라 CET1과 같은 자본비율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일반 제조·서비스 기업이라면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에서 투자금을 제외하고도 실제 현금이 남는지, 즉 잉여현금흐름이 안정적인지가 중요합니다.
마지막은 배당 지급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1년에 한 번 몰아서 배당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분기배당을 확대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배당금을 확인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 절차를 개선하는 기업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대표적인 국내 배당주는 어디일까?
실적과 주주환원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금융지주와 통신, 보험, 필수소비재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후보로 올라옵니다.
대표적으로 KB금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KB금융은 분기배당을 실시하면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함께 추진하는 대표적인 금융주입니다.
금융지주를 볼 때는 단순 배당률보다 자본비율이 중요합니다.
은행이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어야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장기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비슷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분기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병행하면서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금융지주 투자에서는 은행 이자이익뿐 아니라 수수료 수익과 비이자이익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성장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보험주에서는 삼성화재가 자주 거론됩니다.
보험업은 경기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산업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만 보험주는 단순 순이익만 볼 것이 아니라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자본건전성까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필수소비재에서는 KT&G가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힙니다.
경기 침체에도 제품 수요가 상대적으로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전통적인 방어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꾸준히 이어가는지도 중요한 확인 포인트입니다.
통신주에서는 SK텔레콤도 빼놓기 어렵습니다.
통신 사업은 매달 일정한 요금이 들어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분기 단위로 배당을 지급한다는 점도 생활비 목적의 배당 투자자에게는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KB금융이나 하나금융지주는 자본비율과 주주환원 확대, 삼성화재는 보험 본업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이익, KT&G는 경기 방어력과 현금창출력, SK텔레콤은 통신 사업의 반복적인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결국 종목마다 배당금을 만들어내는 원천이 다릅니다.
그래서 배당률 순서대로 줄을 세우기보다 이 회사는 어떤 사업에서 돈을 벌고 있고, 그 돈이 앞으로도 계속 들어올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배당금도 세금을 빼면 달라집니다
ISA를 활용하는 이유
배당주 투자를 오래 하다 보면 주가 못지않게 신경 쓰이는 것이 세금입니다.
일반 계좌에서 국내 주식 배당금을 받으면 배당소득세가 원천징수되기 때문에 표시된 배당금 전액이 그대로 통장에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배당금이 100만 원이라면 세전 금액과 실제 입금액에는 차이가 발생합니다.
특히 배당과 이자를 합친 금융소득이 커질수록 세금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장기 배당 투자에서는 중개형 ISA 활용도 함께 검토할 만합니다.
ISA는 계좌 안에서 발생한 손익을 합산한 뒤 일정 금액까지 비과세 혜택을 적용하고, 한도를 넘는 순이익에도 일반 금융소득과 다른 세율 구조가 적용되는 절세 계좌입니다.
따라서 배당을 꾸준히 받는 국내 고배당주나 배당형 ETF를 장기간 운용한다면 일반 계좌와 ISA의 세후 수익률을 비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배당률이 같아도 결국 투자자가 실제로 가져가는 돈은 세금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당락 직전 몰아서 사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배당을 받겠다고 기준일 직전에 주식을 한꺼번에 매수하는 투자자도 많습니다.
하지만 배당금만 보고 단기간에 진입하는 방식은 생각보다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배당 권리가 사라지는 배당락 과정에서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당금 몇 퍼센트를 받기 위해 들어갔다가 주가가 더 크게 떨어진다면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장기 배당주를 모으는 목적이라면 특정 날짜에 한 번에 매수하기보다 몇 달에 걸쳐 가격을 나눠 접근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마다 배당기준일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연말 날짜만 보고 투자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배당을 받을 생각이라면 해당 기업이 공시한 배당기준일과 매수 가능 시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배당률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체력입니다
국내 배당주 순위를 검색하면 높은 배당률을 기록한 기업부터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그 숫자는 이미 지나간 실적과 주가를 이용해 계산된 결과입니다.
다음 배당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앞으로 기업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만들 수 있는지, 현금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돈을 주주에게 얼마나 꾸준히 돌려줄 의지가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배당주를 선택할 때는 단순히 “몇 퍼센트 주느냐”만 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왜 그만큼의 배당을 줄 수 있는지, 내년에도 지급할 수 있는지, 자사주 소각까지 포함한 주주환원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높은 배당률 하나를 쫓기보다 꾸준한 실적과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배당을 계속 늘려갈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것.
장기 배당투자에서는 바로 이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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