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뉴욕증시에서는 평소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던 세 가지 숫자가 한꺼번에 같은 방향을 가리켰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하락했고, 국제유가도 크게 떨어졌으며, 나스닥은 반등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7.92bp 내려 4.625%, 브렌트유는 3.9% 하락한 88.5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나스닥은 0.66% 상승했습니다.
이것만 보면 간단해 보입니다.
“금리가 내려가니까 기술주가 오른 것 아닌가?”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바로 전날인 8월 24일에도 국채금리와 유가는 내려갔지만 나스닥은 오히려 0.76% 하락했습니다.
결국 기술주 흐름을 제대로 보려면 금리 하나만 볼 것이 아니라 금리가 왜 움직였는지, 유가는 어떤 방향인지, 기업 실적 기대는 살아 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미국 10년물 4.625%, 기술주가 숨을 돌린 이유
8월 25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시장 거래 기준으로 전날 4.704%에서 4.625%까지 내려왔습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8.58달러, WTI는 82.36달러로 떨어졌고 나스닥은 0.66% 상승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숫자가 내려갔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기술주를 압박하던 부담이 한꺼번에 조금씩 줄었다는 점입니다.
먼저 유가가 내려가면 연료비와 운송비 부담이 낮아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이 생깁니다.
장기금리가 내려가면 성장주의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계산할 때 적용되는 할인 부담도 줄어듭니다.
여기에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기대까지 더해졌습니다.
즉, 이날 나스닥 반등은 단순히 금리 하나가 내려가서라기보다 금리 부담과 유가 부담이 동시에 줄고 기술주 자체 호재까지 겹친 결과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참고로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8월 25일 공식 10년물 일별 수익률은 **4.64%**입니다.
시장 거래를 반영한 4.625%와 조금 다른 이유는 측정 시점과 산출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왜 기술주에 중요할까?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미국 정부가 장기간 돈을 빌릴 때 시장에서 형성되는 대표적인 금리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돈의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기준점으로 활용됩니다.
특히 성장주와 기술주에 중요합니다.
엔비디아나 다른 성장기업의 높은 주가는 지금 당장 벌어들이는 이익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몇 년 뒤에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것이다.”
라는 기대를 주가에 미리 반영합니다.
그런데 미래에 받을 돈의 가치는 금리가 올라갈수록 낮아집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년 뒤 받을 100을 현재 가치로 계산할 때 할인율이 5%에서 5.5%로 올라가면 가치 감소폭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100을 10년 뒤에 받는다면 할인율 상승에 따른 현재가치 하락폭이 훨씬 커집니다.
그래서 먼 미래의 성장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된 기업일수록 장기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와 10년물 금리는 다릅니다
여기서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연준이 결정하는 기준금리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같은 것이 아닙니다.
기준금리는 단기 금리의 중심입니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 역시 앞으로 연준이 금리를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에 비교적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반면 10년물에는 훨씬 다양한 요소가 들어갑니다.
앞으로의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뿐 아니라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량, 재정 상황, 장기간 돈을 묶어두는 데 필요한 보상까지 반영됩니다.
그래서 연준 회의가 없는 날에도 미국 10년물 금리는 크게 움직일 수 있고, 그에 따라 기술주도 반응합니다.
기술주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오늘의 기준금리만이 아니라 앞으로 오랫동안 돈의 가격이 얼마나 높게 유지될 것인가입니다.
유가가 내려가면 왜 국채금리도 내려갈까?
국제유가와 국채금리는 전혀 다른 시장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유가가 크게 오르면 휘발유와 운송비뿐 아니라 각종 생산 비용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이 커지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생활비 부담이 올라갑니다.
그러면 시장은
“물가가 생각보다 오래 높은 수준에 머무는 것 아닌가?”
라고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장기 국채 투자자도 물가에 민감합니다.
10년 동안 받을 이자와 원금의 실제 구매력이 인플레이션 때문에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장기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유가가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 장기금리에는 하락 압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8월 25일이 바로 이런 흐름을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이번에는 미국 재무부 국채 바이백도 영향을 줬다
8월 25일 미국 10년물 금리가 내려온 이유를 유가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확대 기대도 영향을 줬습니다.
재무부는 장기 국채 일부를 다시 사들이는 바이백 규모를 확대하고 9월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국채를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면 채권 가격에는 긍정적입니다.
그리고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국채 가격이 올라갈 경우 수익률에는 하락 압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시 시장은
유가 하락 → 인플레이션 부담 완화
와
국채 바이백 확대 → 채권 수급 개선 기대
를 동시에 반영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PER이 높은 기술주가 금리에 더 민감한 이유
PER이 높은 성장주가 금리 움직임에 민감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옵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입니다.
예를 들어 PER이 10배라면 단순 계산한 이익수익률은 10%입니다.
계산은 다음과 같습니다.
1 ÷ 10 = 10%
PER이 40배라면 이익수익률은 2.5%입니다.
1 ÷ 40 = 2.5%
여기서 금리가 0.5%포인트 움직였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PER 10배 기업에서는 0.5%포인트가 이익수익률 10%의 5%에 해당합니다.
0.5 ÷ 10 × 100 = 5%
반면 PER 40배 기업에서는 이익수익률 2.5%의 20%에 해당합니다.
0.5 ÷ 2.5 × 100 = 20%
같은 0.5%포인트의 금리 변화라도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PER이 높은 기업은 현재 이익보다 미래 성장 기대가 주가에 많이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장기금리가 올라가면 높은 가격을 정당화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PER만 보면 안 됩니다
물론
“PER 높은 주식 = 무조건 금리에 취약하다”
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부채가 많은 기업은 PER이 낮더라도 금리가 오르면 이자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이익이 빠르게 증가하는 기업이라면 높은 PER을 받더라도 실적 성장이 금리 부담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결국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금리 하나가 아닙니다.
금리와 기업의 실제 이익 성장, 재무구조를 함께 봐야 합니다.
금리 내려가면 나스닥 오른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8월 24일이 대표적인 반대 사례입니다.
이날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내려갔고 국제유가도 하락했습니다.
그런데 나스닥은 오히려 0.76% 떨어졌습니다.
엔비디아 실적을 앞둔 부담과 높은 AI 기업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 등 기술주 자체 변수가 금리 하락 효과보다 더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금리가 왜 내려가는지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경기침체 우려가 커져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안전자산인 국채를 사기 시작하면 국채금리는 내려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기업 매출과 이익 전망도 악화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금리가 떨어져도 주식시장에는 호재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국채 수급이 개선되면서 금리가 내려간다면 성장주의 할인 부담을 줄여주는 비교적 긍정적인 금리 하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같은 ‘금리 하락’이라도 원인이 완전히 다른 셈입니다.
기술주 투자할 때는 세 가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나스닥이나 성장주 흐름을 볼 때 미국 10년물 숫자 하나만 확인하는 것은 부족합니다.
우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왜 움직이고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다음으로 국제유가가 올라가면서 인플레이션 부담을 키우고 있는지, 아니면 내려가면서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은 결국 기업입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기술기업들이 현재의 높은 주가를 정당화할 만큼 실제 매출과 이익을 늘리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8월 25일에는 이 세 가지가 비교적 좋은 방향으로 맞아떨어졌습니다.
유가가 내려가고 장기금리도 하락했고, 엔비디아 실적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기술주가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10년물 4.625%라는 숫자 자체가 나스닥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금리가 내려간 이유가 주식에도 좋은 이유인가?”
그리고 그다음에는
“기업의 실적이 지금의 주가를 계속 뒷받침할 수 있는가?”
를 확인해야 합니다.
기술주 흐름은 금리 한 줄이 아니라 금리의 원인, 유가와 물가, 그리고 기업 이익이 함께 만들어가는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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