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대표적인 투자 연구 기관인 번스타인(Bernstein)에서 비트코인 시장에 대한 매우 의미 깊은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가우탐 츄가니(Gautam Chhugani) 연구원이 이끄는 번스타인 분석팀은 비트코인이 기본 시나리오상으로 2026년 말까지 약 12만 5,000달러로 회복한 뒤, 2027년 중반에는 15만 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2029년 다음 반감기 주기 최고점에서는 무려 30만 달러(약 4억 원)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번스타인 팀은 이러한 상승의 가장 큰 동력으로 거시경제 차원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른바 '통화 가치 하락 거래(Deba*****t Trade)'를 꼽았는데요. 지난 40년간 이어져 온 금리 하락 시대가 마침내 막을 내리고, 미국의 국가 부채가 40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정부의 이자 지급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이자 비용이 늘어나고 이는 다시 재정 적자와 추가 발행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되는데, 결국 정책 당국자들은 입옥을 다물고 긴축을 하기보다는 돈을 더 찍어내어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이처럼 통화 가치가 떨어질 때 공급량이 정해져 있어 마음대로 찍어낼 수 없는 '희소 자산'에 대한 수요가 치솟게 되는데, 그 중심에 비트코인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실제로 블룸버그의 수석 ETF 분석가인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에 따르면 최근 금융 시장에서는 지난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AI 열풍'이 물러나고 '통화 가치 하락 대비 거래'가 그 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했습니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IBIT와 SPDR의 금 현물 ETF인 GLD가 반도체 펀드들을 제치고 다시 가장 많이 거래되는 ETF 상위 10위권 안으로 당당히 복귀한 것이 이를 증명하죠. 게다가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의 약 59퍼센트가 지난 12개월 동안 한 번도 이동하지 않고 장기 보유자들의 손에 묶여 있다는 점도 비트코인의 단단한 희소성을 잘 보여줍니다. 비트코인은 2025년 10월 고점 대비 약 50퍼센트 수준까지 조정을 받은 후 최근 열흘 만에 28퍼센트나 반등했는데요. 과거 하락장마다 나타났던 75퍼센트에서 90퍼센트에 달하는 폭락에 비해 이번 하락 폭이 훨씬 작았던 이유는, 현물 ETF와 기업들의 재무 자산 매수 등 기관 자금이 하방을 든든하게 받쳐주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정부의 통화 가치 하락 정책에 맞서 대형 기관 자금이 비트코인을 훨씬 더 공격적으로 매수하는 강세장 시나리오가 펼쳐진다면, 비트코인 가격표는 더욱 놀랍게 바뀔 수 있습니다. 번스타인은 이 경우 2027년 중반에 20만 달러를 돌파하고 2029년에는 최고 50만 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으며, 2033년 말까지 100만 달러(약 13억 원)에 도달할 것이라는 장기 목표치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한편,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비트코인 재무 기업 스트래티지(Strategy)에 대해서는 '매수(Outperform)'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목표 주가를 기존 450달러에서 350달러로 낮추었습니다. 비트코인 주기의 수정된 전망치와 함께 비트코인 추가 매수를 위해 진행했던 주식 발행으로 주식 가치가 일부 희석된 점을 반영한 결과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350달러라는 목표가는 현재 주가 대비 약 176퍼센트나 높은 수준입니다. 스트래티지는 현재 전 세계 비트코인 총공급량의 4퍼센트에 달하는 84만 447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 상승하고 재무 구조가 더욱 탄탄해지면 비트코인 매수 행진을 다시 본격적으로 재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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