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장에 그야말로 역대급 변곡점이 찾아왔습니다. 최근 일주일 만에 비트코인 가격이 무려 23퍼센트나 급등하며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주었는데요. 이는 지난 2024년 11월 미국 대선 직후에 펼쳐졌던 뜨거운 상승장 이후 단일 주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수치입니다. 리서치 기관 K33의 베틀 룬데(Vetle Lunde) 연구원은 "고산병(고점 부담감)은 나중에 걱정해도 된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번 급등장이 단순한 반등을 넘어 대세 상승장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시장 전반의 거래량도 급격히 살아나면서 현물과 무기한 선물 거래량이 188퍼센트나 급증했고, CME(시카고상업거래소) 비트코인 선물의 연환산 베이시스 프리미엄 역시 11.1퍼센트까지 치솟으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관련 상품으로도 일주일간 3만 1,000개가 넘는 비트코인이 새로 들어오며 기관 자금 유입도 엄청난 속도로 회복되고 있죠.
이번 폭발적인 상승의 가장 큰 발판이 된 것은 다름 아닌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숏스퀴즈'였습니다. 숏스퀴즈란 가격 하락에 배팅했던 숏 포지션 투자자들이 가격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강제로 매수당하며(청산) 가격을 더욱 가파르게 밀어 올리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K33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8월 19일 단 하루 만에 무려 13억 7,000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숏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었습니다. 이는 지난 2021년 7월에 기록했던 기존 일일 최대 청산 기록인 7억 5,700만 달러를 두 배 가까이 뛰어넘는 역사상 최대치였죠. 뒤이어 8월 21일에도 7억 3,900만 달러가 추가로 청산되면서 시장에 쏠려 있던 과도한 하락 배팅 물량이 순식간에 깨끗이 정리되었습니다. 베틀 룬데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이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때마다 이처럼 과도했던 하락 배팅이 한 번에 터져 나오는 대규모 숏스퀴즈가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과도한 레버리지가 거품처럼 꺼지고 자금 조달 비율(Funding Rate)이 다시 중립으로 돌아오면서, 비트코인이 상승을 위한 아주 건강한 체력을 되찾았다는 의미죠.
지표들의 긍정적인 반전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비트코인 옵션 시장에서는 6개월 만기 옵션의 '25-델타 스큐' 지표가 2025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음수로 돌아섰습니다. 지난 11개월 동안은 투자자들이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풋옵션에 더 많은 프리미엄을 지불해 왔지만, 이제는 상승에 배팅하는 콜옵션의 가격이 더 비싸졌다는 뜻인데요. 옵션 시장의 이러한 장기 심리 반전은 과거에도 비트코인 가격 방향성이 바뀌는 매우 신뢰도 높은 신호였습니다.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도 놀라운 기록이 나왔습니다. 비트코인은 단 4일 만에 50일, 100일, 200일 이동평균선은 물론 200주 이동평균선까지 한꺼번에 돌파해 버렸는데요. 이렇게 주요 이동평균선 4개를 단기간에 모두 회복한 것은 과거 2015년 10월, 2020년 4월, 그리고 2023년 10월 단 세 차례뿐이었고, 이 시기들은 모두 본격적인 장기 강세장이 시작되던 역사적 시점들이었습니다.
이번 상승장의 뒤에는 미 재무부의 정책적 변화라는 거대한 거시경제 촉매제도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습니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이 장기 국채 매입(바이백)을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에 개입할 뜻을 내비쳤고, 나아가 1조 달러에 달하는 재무부 일반계정(TGA) 자금을 국채 매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장기 금리를 낮추기 위해 돈을 풀면 통화 가치가 떨어지게 마련인데, 이 과정에서 희소성이 높은 자산인 비트코인과 금으로 자금이 쏠리게 된 것이죠. 실제로 최근 비트코인과 금의 90일 상관관계는 0.52까지 올라가며 2020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커플링(동조화)을 보인 반면, 나스닥과의 상관관계는 0.38로 떨어지며 기술주와의 디커플링이 심화되었습니다. 비트코인이 기술주가 아닌 독립적인 위험 방어 자산이자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여기에 가상자산 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매트 호건(Matt Hougan)은 또 다른 중요한 거시적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베선트 장관이 이란의 불법 자금 세탁에 관여하는 주체들을 미국 달러 결제 시스템에서 배제하겠다는 강력한 제재안을 발표한 점에 주목한 것인데요. 매트 호건 CIO는 미 재무부의 장기 금리 인하 노력과 글로벌 금융 제재라는 두 가지 움직임이 비트코인의 핵심 가치를 완벽하게 증명해 주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하나는 정부가 장기 차입 비용을 낮추기 위해 돈을 찍어낼 때 빛을 발하는 비트코인의 '희소성'이고, 다른 하나는 특정 국가의 은행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고 전 세계 누구나 자유롭게 송금할 수 있는 '중립적 금융 네트워크'로서의 가치입니다. 패권 국가가 기존 금융 시스템을 지리학적·정치적 무기로 활용하면 할수록, 그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중립적인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가치는 점점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