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열풍이 메모리 시장의 지형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24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은 올해 대비 10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HBM 수급 불균형은 오히려 더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5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나는 수요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HBM 수요가 올해 47억2000만 기가바이트(GB)에서 2028년 97억1000만GB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규모로 환산하면 변화는 더 극적이다. 올해 557억6000만달러(약 75조원) 수준인 전체 HBM 시장은 2027년 1162억6000만달러, 2028년에는 1683억8000만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내년의 성장 속도다. 수요량 자체가 늘어나는 데다 단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내년 한 해 시장 성장률만 10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반도체 수요가 물량과 가격 두 방향에서 동시에 시장을 밀어 올리고 있는 셈이다.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문제는 공급이다. 골드만삭스 추정에 따르면 주요 제조사들의 증산 속도는 이 같은 수요 폭증을 메우기에 역부족이다.
- 삼성전자: 올해 1503만GB → 2028년 3494만GB (연평균 52% 증가)
- SK하이닉스: 2028년 3968만GB 도달 (연평균 37% 증가)
- CXMT(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올해 12만5000GB → 2028년 117만9000GB (연평균 207% 증가, 다만 절대 규모는 아직 미미)
성장률만 보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앞서지만, 2028년 기준 절대 출하량은 SK하이닉스가 근소하게 앞선다. 후발주자인 CXMT는 증가율이 가장 가파르지만, 아직 다른 두 회사와 비교하면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 당장 시장 구도를 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관전 포인트는 “수율”
업계에서는 차세대 HBM 공정에서 얼마나 빨리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느냐가 앞으로의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HBM 공정에서 적정 수율을 조기 확보해 빅테크의 요구 물량을 적기에 납품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며 “급증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한 메모리 기업의 설비 투자 확충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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