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경제
일본은 장기적인 디플레이션에 빠져있었다. 일본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거품경제"이다. 80년대 당시 일본은 초호황기로 오죽하면 일본의 도쿄로 미국을 살 수 있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미국이 스테그플레션, 오일쇼크 등의 문제로 허우적대고 있을 때 일본은 좋은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사로잡았다. 세계 수출 1위를 달성하고 일본의 자동차나 가전제품은 미국나 유럽의 제품을 대체시켜버릴 정도였다.
하지만 이를 좌시하고 있던 미국은 플라자 합의를 통해 일본의 엔화의 가치를 하락시켜 수출경쟁력을 잃게 만든다. 그리고 무역의 악화로 일본은 양적완화와 금리인하, 부동산 규제완화를 실시한다. 너도나도 주식이나 부동산에 돈을 넣고 거품을 만들어갔다.
※ 거품경제는 자산 가치를 왜곡시키고 실물경제 발전에 따른 가격의 상승이 아니라 사람들이 너도나도 오를 것이라 투자하면서 생긴 거품은 필연적으로 다시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자산의 가치에 거품이 끼고 과열된 경제활동, 무분별한 통화 공급, 신용팽창을 겪고 거품이 붕괴되면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시기가 찾아오게 된다.
그 여파를 말한다면 94년 일본의 GDP가 5조 달러였는데 23년 일본의 GDP가 5조 달러이다. 이 뜻은 3조 달러는 거품이고 2조 달러만 실질적인 GDP였다. 그래서 이 3조 달러가 순수한 GDP로 바뀌는 기간이 30년이 걸렸다.
거품경제 이후 장기적인 불황이 찾아온다. 하늘 높이 치솟던 건물 가격은 폭락하고 폐건물이 늘어나고 시골이나 공터에 방치되는 자동차 증가, 홈리스들의 증가와 거액의 빚을 주고 부동산을 매입했던 사람들은 빚독촉에 자살하기도 했다.
취업시장도 엄청난 데미지를 받았다. 에코 베이비붐 세대는 안 그래도 일자리가 많이 필요했는데 일자리를 찾는 것이 하늘에 별따기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이 시기를 취업빙하기라 불렀는데 1991년부터 시작되었다. 게다가 이 세대는 정규직이 못되고 비정규직으로 살거나 니트로 살아가는 사람도 남아있다. 게다가 결혼율이 낮아지니 출산율도 엄청 낮아지는 원인이 되었다.
장기 디플레이션
엔저 현상
※ 엔저현상은 엔/달러 환율이 오르는 것으로 엔화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화가치가 하락하면 일본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다.
그러면 수출하는 것에는 좋지만 일본 내 수입 물가가 오르기에 서민들은 힘들어지고 원자재 수입을 많이 하는 기업도 어려워진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 이후에도 장기 디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었다. 악순환으로 인해 물가와 임금이 상승하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국채이자까지 일본을 괴롭혔다.
◆ 일본은행은 통화정책의 목표를 "물가상승률 2%"라는 모토를 만들고 엔화 약세를 통한 투자증가, 수출 실적 개선을 통해 임금 인상과 소비확대를 목표로 했다.
나라가 수출을 많이 하려면 당연히 기술력이 좋아야한다. 만약, 기술력이 좋지 않다면 자국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자국 제품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자국 통화가치를 낮추는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다른 나라 대비 수출 가격 경쟁력을 키운다. 여기서 자국 화폐의 가치를 낮추는 법은 금리를 낮추는 것이다. 돈은 금리가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성질이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적어져 매력이 없어지고 화폐의 가치가 하락한다.
하지만 이러한 환율전쟁이 발생하면 물가가 상승하기 어렵다. 생각해보면 너도 나도 화폐의 가치를 낮추는데 가격이 오르기는 당연히 힘들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수출경합국이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겹치는 부분이 많은데 일본의 엔저현상으로 가격경쟁력을 잃고 수출상품의 경쟁력이 줄어들기에 일본의 엔저현상은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엔저가 심화되는 이유
※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이가 계속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FED는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금융완화를 위해 금리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그래서 엔화를 팔고 달러로 바꾸어 환율이 급등했다. 그래도 일본은 10년물 국채금리를 0.25% 이내로 방어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금리상승시 일본 정부 부채의 상당수를 차하는 10년물 국채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다. 일본은 이 정책을 YCC정책이라 하고 있다. YCC정책은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한을 두고 그 이상으로 국채금리가 오르면 일본은행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여 금리를 떨어뜨리는 부양정책이다.
일본이 엔저를 유지하는 이유
부채에 대한 사람들의 부담 증가
일본은 과거의 여파로 수많은 사람들이 빚폭탄을 지게 되었다. 내가 집을 샀는데 80%가 폭락하였다. 하지만 부채는 그대로이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경매 혹은 소비를 줄이고 빚을 묵묵히 갚는 것 뿐이다. 일본은행은 금리를 낮추어 나라에 공급하지만 사람들은 다시 부채로 갚기에 은행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래도 저금리 상태이기에 대출을 꼬박꼬박 갚을 수 있다. 지금 미국은 금리를 5.3%까지 올렸지만 일본은 2%대이다. 미국을 따라 일본이 금리를 올리게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대출이자에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는 이유가 생긴다.
선한 인플레이션 유도
※ 인플레이션의 선한 CYCLE은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사람들의 소비도 증가한다. 소비가 증가하면 기업 측에선 투자를 더 많이 하게 된다. 투자를 확대하면 그만큼 생산도 증가하여 고용이 확대된다. 고용이 늘어나면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적당히 물가가 상승하게 되는 것은 기업의 투자의욕과 사람들의 소비를 증가시켜준다. 이렇게 일본은 인플레이션을 이용해 자국의 경제를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본은 거의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만성 저물가, 저성장을 완화정책을 통해 통화량을 확대시켰다. 실제로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4%대를 찍었고 일본 주식에 돈이 흘러들어가 주가도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는 중이다.
수출 경쟁력을 강화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 수출산업의 실적이 좋아지고 엔화가 싸지니 해외관광객들이 증가한다. 반면, 수입품이 비싸지고 해외비용경비가 증가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수출을 하는 품목들이 많기 때문에 경기가 좋아지도록 엔화 약세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계속되는 엔저유지의 부작용 ?
1. 부채증가
저금리로 계속 간다고 하면 당연히 사람들은 빚을 더 많이 끌어쓸 수 있다. 당연히, 이자가 싸고 앞으로 계속 금리를 올릴 생각이 없다고 하면 너도나도 대출을 받을 것이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 가계는 부채를 늘리고 이자부담이 증가하는 악재가 생기고 부채가 오히려 더 증가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
2. 외환보유고 바닥으로 디폴트 위험
일본은 이머징 국가가 아닌 선진 국가라 디폴트의 위험이 크게 없지만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자본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데 일본에 있는 외국인들이 떠날 때 엔화를 모두 달러로 바꾸고 떠난다. 그러면 엔화의 가치는 하락하고 엔화가치라 하락하면 환율이 상승한다.
자본이 대거 이탈하게 되면 환율이 급등하고 자산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만약에 시중에 달러가 부족하면 외환보유고의 달러를 풀게 되는데 외환보유고는 무한이 아니다. 달러의 씨가 마르면 결국 디폴트 선언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일본도 실효하한을 정하고 그 밑으로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
향후 일본은 ?
미국 연준이 긴축을 유지하며 매파적인 발언을 하여 엔/달러 시세가 상승하여 8월 8일 기준 143.049엔을 기록했다.
당분간에도 엔화는 원화 비율로 900원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엔화는 현재 역대급으로 싼 편이고 여러가지 이슈가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관측해야한다.
하지만 일본 측에서 달러를 많이 보유하고 있더라도 달러가 무한하지는 않는다. 계속해서 제로금리를 유지하여 엔화의 가치를 하락시켜 수출을 유도하는 방법을 계속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1달러에 140~145엔이 일본정부가 정해놓은 마지노선이라 분석한다.
게다가 일본은 앤캐리 트레이드라고 일본의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하고 다른 나라에 재투자하여 차익을 얻는 수법인데 이 앤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면 엔화는 다시 강세로 가는 것이다.
언제까지 유지할 지 모르지만 일본의 금융정책은 언젠간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게 되어있다. 그 시점이 오기 전까지 빨리 엔화를 사서 해외여행을 갔다오거나 환테크를 이용하여 수익을 올리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다만,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환전할 때는 우대환율을 최대한 이용해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