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미국 정부의 국채 시장에서 일어난 작은 정책 변화 하나가 비트코인 시장 전체를 뒤흔들며 최근 수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만들어냈습니다. 연방정부가 발행된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이른바 바이백(Buyback)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장기 국채 금리가 하락했고, 그동안 비트코인 하락에 돈을 걸었던 선물 시장의 숏 포지션이 대거 강제 청산되는 일종의 숏 스퀴즈 현상이 터진 것입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7만 8천 달러를 단숨에 뚫어버리고 약 25%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상황을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보면요, 미국 재무부는 만기가 아주 긴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바이백 운영 방식을 회당 2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로 두 배 늘리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가 시장에 나오자마자 19년 만에 최고치인 5.34%까지 치솟았던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19%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비트코인은 수요일 이후 강한 상승 탄력을 받으며 파죽지세로 올랐고, 가격이 급등하는 과정에서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 동안에만 약 40억 달러에 달하는 하락 베팅 물량이 강제로 청산되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국채 바이백을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 자산을 사들이는 양적완화(QE)로 오해하시곤 하는데요,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절대 양적완화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국채 바이백이란 정부가 시중에 이미 유통 중인 옛날 국채를 사들여서 유동성을 공급하고 채권 만기 구조를 관리하는 행정적인 절차입니다. 연방준비제도가 새로운 화폐를 창출해 시중의 자산을 대량으로 매입함으로써 통화량을 늘리는 양적완화와는 엄연히 개념이 다르죠. 코인엑스(CoinEx)의 제프 고 수석 분석가 역시 이번 조치는 메커니즘상 양적완화가 아니라 시장의 유동성을 관리하는 도구일 뿐이며, 규모 자체도 작기 때문에 정책 당국이 장기 금리의 고점을 잡겠다는 일종의 부드러운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작은 신호가 무척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채권 금리는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거든요. 쉽게 말해 채권 금리는 투자자가 국가에 돈을 맡기고 받을 수 있는 원금 보장형 이자율 개념입니다. 반면 비트코인은 가만히 갖고 있는다고 해서 이자나 배당이 나오지 않고 오직 가격이 올라야만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이죠. 따라서 위험이 전혀 없는 미국 정부 국채가 5%가 넘는 높은 이자를 준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굳이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으로 돈을 옮길 이유가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비티(Grvt)의 공동 창업자인 홍 예 대표는 무위험 금리가 높아지면 비트코인은 다른 코인이나 주식 같은 위험자산하고만 경쟁하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높은 수익을 주는 안전자산과 직접 겨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전통 금융시장에서 연 4~5%의 높은 이자를 안전하게 얻을 수 있다면 가상자산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기 위한 진입장벽이 매우 높아지는데요, 반대로 장기 금리가 하락하면 이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위험을 감수하고 수익을 찾아 움직이게 됩니다. 역사적으로도 이런 금리 하락 국면은 비트코인에 매우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주곤 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폭등이 오직 국채 금리 하락이라는 호재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MEXC 리서치의 숀 영 수석 분석가는 가상자산 시장이 재무부의 발표에 필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며, 사실은 재무부 발표 이전에 이미 너무 많은 트레이더들이 한쪽 방향, 즉 하락 방향으로만 과도하게 베팅을 하고 있었던 상태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쌓여있던 하락 베팅이 금리 하락이라는 자극제를 만나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폭발적인 상승을 만들어냈다는 뜻이죠. 그는 재무부가 압력 밸브를 살짝 열었을 뿐인데 가상자산 시장은 마치 거대 정책이 바뀐 것처럼 반응했다며, 10년물 금리가 다시 4.7%를 넘어서거나 30년물 금리가 5.3%를 향해 올라간다면 이번 비트코인 반등의 진위 여부가 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치 랜딩(Arch Lending)의 공동 창업자인 힘안슈 사하이 역시 지금의 장기 금리 움직임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비트코인이 이번 금리 하락을 계기로 강하게 솟구치긴 했지만, 시장 전체가 강력한 확신을 갖고 움직인다기보다는 박스권을 뚫어낼 명분을 찾던 중에 터져 나온 반응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진짜 경계해야 할 위험은 장기 금리가 다시 상승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하고 시장 전체의 위험 자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상황이라고 짚었습니다.
물론 이번 반등에는 채권 시장 외에도 여러 호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행사에서 미국이 디지털 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계속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가상자산 법안 처리 촉구 메시지를 던졌고,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로는 한 주 동안 약 6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거대한 순유입 자금이 모여들며 상승세를 받쳤습니다. 기술 분석 측면에서도 비트코인은 지난 200일간의 평균 거래 가격인 200일 이동평균선(약 6만 9천 달러)을 강력하게 돌파해 냈습니다. 이제 시장의 핵심 과제는 가만히 있어도 5% 가까운 이자를 주는 안전한 정부 채권에 맞서, 비트코인이 이 6만 9천 달러 선을 단단한 지지선으로 완전히 hardened 처리하고 가격을 지켜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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