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잘 되면 주가도 오른다. 상식적으로는 그렇다. 그런데 SAMG엔터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자사 캐릭터 ‘하츄핑’을 앞세운 속편 영화가 개봉 2주 만에 관객 70만 명을 모으며 주간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는데, 정작 주가는 개봉 전보다 25% 넘게 빠졌다. 흥행과 주가가 이렇게 따로 노는 이유는 뭘까.
흥행은 확실했다
지난 5일 개봉한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은 2024년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전편의 2년 만의 후속작이다. 개봉 후 18일까지 누적 관객 70만 6563명을 모았고, 주간 박스오피스 순위권에도 무난히 안착했다. 콘텐츠 자체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 아니 준수한 성적이다.
그런데 주가는 왜 떨어졌나
문제는 타이밍이었다. 영화가 관객몰이를 하는 동안 공개된 SAMG엔터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돌았다. 매출은 3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억 원대로 무려 61.3% 급감했다. 증권사들이 예상했던 컨센서스보다도 59.8%나 낮은 수치였다. 영업이익률도 15.1%에서 5.5%로 주저앉았다.
매출은 늘었는데 왜 이익은 급감했을까. 원가와 판관비가 매출보다 훨씬 빠르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매출원가는 14.4%, 판매관리비는 25.2% 증가했다. 새로운 지식재산권(IP)과 캐릭터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비와 인건비 투자가 특히 컸다. 지난해 한 해 연구개발비가 약 36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약 30억 원을 썼다. 신규 캐릭터, 협업 캐릭터, 영화, 해외 진출까지 여러 사업을 동시에 밀어붙이다 보니 비용이 먼저 터진 셈이다.
결국 개봉 전날 2만 8200원이었던 주가는 최근 2만 1100원까지 밀렸다. 흥행 소식보다 실적 쇼크가 시장에는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흥행이 곧바로 돈이 되는 구조가 아니다
여기서 짚어볼 부분은 SAMG엔터의 매출 구조다. 이 회사는 영화·애니메이션 자체보다 완구, 식음료, 굿즈 같은 ‘제품 매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76.7%가 제품 매출이었고, 캐릭터 사용료 같은 라이선스 매출은 18.2%에 그쳤다.
즉 영화가 잘 된다고 매출이 곧바로 따라오는 게 아니라, 관객이 늘어난 뒤에 실제로 완구를 사고 굿즈를 사야 매출로 잡히는 구조다. 이번 영화 관련 매출도 아직 2분기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았고,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잡힐 예정이다. 전편 때는 주로 제품과 라이선스 매출로 이어졌는데, 이번에는 자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영화 굿즈를 직접 판매하는 방식까지 더해 수익원을 넓혔다.
하반기 열쇠는 해외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축은 해외 사업이다. 상반기 해외 매출은 3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3% 늘었고,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해외 매출의 86%를 반년 만에 달성한 셈이다.
7월에는 ‘미니특공대’, ‘메탈카드봇’ 등 로봇 IP를 묶은 통합 브랜드 ‘마키나코어’를 새로 선보였다. 대만에서는 티니핑과 메탈카드봇 현지화가 진행 중이고, 미국에는 연내 티니핑 굿즈가 출시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이번 극장판 배급과 온라인스토어 개설을 협의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전편 개봉이 확정된 데 이어 메탈카드봇과 ‘위시캣’의 현지 진출도 준비 중이다. 4분기에는 ‘캐치! 티니핑’ 시즌7도 공개된다.
증권가는 “3분기 흑자전환” 전망
유진투자증권은 SAMG엔터가 3분기 매출 340억 원, 영업이익 30억 원을 기록하며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8.2% 늘어나는 수치다. 다만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기존 270억 원에서 230억 원으로, 목표주가는 5만 원에서 3만 5000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담당 **리스트는 차기 IP의 유무, 티니핑 IP의 해외 확장, 그리고 실적 가시성이 확인되면 시장의 의문이 해소될 것이라고 짚었다. 지금은 흥행이 나와도 주가가 웃지 못하는 국면이지만, 투자를 통해 벌여놓은 일들이 하반기부터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돌아오는지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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