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는 부동산 소장님이랑 통화하다가 현재 분위기를 들었다.
요즘 전세 세입자들 만기가 되면 집주인들이 하나둘 실거주로 들어오겠다고 통보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는 거다.
이유를 물어보니 답이 하나다.
세제개편.
실거주를 안 하면 2029년부터 장기보유특별공제 자체를 못 받게 되니까, 다들 서둘러 움직이는 거였다. 집주인들 사이에서 요즘 가장 뜨거운 화제가 실거주인 이유가 여기 있다.
오래 갖고만 있어도 세금을 깎아주던 시대가 끝나고, 이제는 실제로 그 집에 살아야만 세제 혜택을 받는 구조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 흐름의 핵심에 있는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을 정리해본다.
보유만 하던 시대에서
거주해야 하는 시대로
지금까지 1세대 1주택자는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각각 연 4퍼센트씩 공제율을 적용받아, 합쳐서 최대 80퍼센트까지 양도차익을 공제받을 수 있었다.
오래 갖고만 있어도 절반의 공제는 챙길 수 있었던 셈이다.
이번 개편은 이 구조를 완전히 뒤집는다. 명칭부터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뀌는데, 이름 그대로 보유가 아니라 거주가 기준이 된다는 뜻이다.
2029년부터는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가 아예 사라지고, 거주 기간에 대해서만 연 8퍼센트씩 공제해 10년 이상 실제 거주하면 최대 80퍼센트를 채울 수 있다. 장기간 갖고만 있고 살지는 않았다면, 이제 그 공제를 한 푼도 못 받는다는 얘기다.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당장 내년부터 바로 적용되는 건 아니다. 정부는 1년의 유예 기간을 두고 2027년까지는 지금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
2028년에는 중간 단계로 넘어가서 보유 공제가 연 2퍼센트, 거주 공제가 연 6퍼센트로 조정된다.
그리고 2029년부터 보유 공제가 완전히 폐지되고 거주 공제 연 8퍼센트만 남는다. 여기에 공제 금액 자체에도 한도가 새로 생긴다.
지금까지는 공제액에 상한이 없었는데, 2028년부터는 20억원, 2029년부터는 10억원까지만 공제받을 수 있다. 아무리 오래 살고 많이 벌었어도, 공제받을 수 있는 금액 자체가 정해진다는 뜻이다.
숫자로 보면 체감이 확 다르다
이 개편이 실제로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구체적인 예시를 보면 이해가 빠르다.
2년만 실제로 거주하고 10년을 보유한 1주택자가 20억원의 양도차익을 봤다고 가정하면, 지금은 양도세가 2억 3천만원 수준인데 보유 공제가 완전히 사라지는 2029년에는 4억원을 넘게 된다.
10년을 온전히 거주한 1주택자가 50억원의 양도차익을 봤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공제액이 33억원을 넘어 양도세가 3억원 조금 넘는 수준인데,
공제 한도가 신설되는 2028년에는 9억원대, 2029년에는 13억원대까지 늘어난다. 오래 보유한 것만으로는 더 이상 세금을 방어할 수 없다는 게 숫자로 확인된다.
실거주자한테는 오히려 혜택도 늘어난다
이번 개편이 모두에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10년 이상 실제 거주하고 양도가액이 30억원 이하인 1세대 1주택자라면, 양도세 기본공제가 연 25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10배 늘어난다.
양도차익이 10억원인 1주택자를
예로 들면, 이 혜택만으로 양도세가 1,280만원에서 740만원으로 줄어든다. 취학이나 전근, 질병 치료, 부모 봉양처럼 불가피한 사유로 실제 거주하지 못한 기간도 최대 3년까지는 거주 기간으로 인정해준다.
결국 이 개편의 방향은 오래 보유한 사람이 아니라 오래 산 사람을 우대하겠다는 거다.
✔마치며✔
정리하면 앞으로는 집을 얼마나 오래 갖고 있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그 집에 실제로 살았는지가 양도세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 흐름 때문에 실거주로 전환하려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고, 그 여파가 전세 시장에까지 번지고 있다.
다만 이 개편은 2027년까지 유예를 거쳐 2028년 중간 단계, 2029년 본격 시행이라는 3년짜리 로드맵으로 움직이는 만큼, 세부 시행령이나 적용 시점은 앞으로 더 조정될 수 있다.
실제로 매도나 실거주 전환을 고민 중이라면, 국세청이나 세무사 상담을 통해 내 상황에 맞는 시점을 미리 계산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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