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쪼개기 상장’ 이미지가 강한 기업입니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처럼 주요 자회사를 잇달아 상장했던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분할 발표를 보고도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카오가 또 회사를 쪼개는 건가?”
다만 이번에는 과거와 조금 다릅니다.
물적분할이 아니라 인적분할이기 때문입니다.
인적분할에서는 기존 주주가 분할되는 두 회사의 주식을 분할비율에
따라 모두 받게 됩니다.
그런데 시장 반응은 좋지 않았습니다.
8월 21일 카카오 주가는 인적분할 발표 이후 장중 10% 넘게 급락했습니다.
발표 내용만 놓고 보면 무조건 악재라고 단정하기 어려운데,
주가는 왜 이렇게 강하게 반응했을까요?
카카오AI와 카카오X, 무엇이 달라질까?
카카오는 8월 21일 회사를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인적분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분할비율은 카카오AI 36.5%, 카카오X 63.5%입니다.
카카오AI에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 광고, 커머스 사업 등이 들어갑니다.
반면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투자·관리를 담당하게 됩니다.
쉽게 말하면 카카오AI는 직접 사업을 하는 플랫폼 회사, 카카오X는 계열사 투자와
자산 관리를 중심으로 하는 회사에 가까워지는 구조입니다.
특히 카카오톡 기반 톡비즈는 2026년 2분기 매출 6432억원,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한 핵심 사업입니다.
결국 이번 분할에서는 카카오의 대표적인 캐시카우와
성장 사업이 카카오AI 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주주환원 정책도 함께 나왔습니다
카카오는 분할 계획과 함께 각 회사의 주주환원 방향도 발표했습니다.
카카오AI는 조정 잉여현금흐름의 20~35%를 주주환원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카카오X는 자회사에서 받는 배당금의 30%와 투자차익의 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두나무 지분 매각 차익을 활용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별도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내용만 보면 기존 주주에게 불리한 내용만 담긴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시장은 발표 직후 카카오 주식을 강하게 팔았습니다.
좋은 내용도 있는데 주가는 왜 10% 넘게 빠졌을까?
8월 20일 카카오는 전날보다 3.48% 오른 3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인적분할 계획이 공개되자 장중 10% 넘게 떨어졌고,
한때 낙폭은 13% 수준까지 확대됐습니다.
전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도 더 내려간 것입니다.
가장 크게 거론되는 부분은 카카오X의 기업 성격이 바뀐다는 점입니다.
카카오X는 앞으로 직접 플랫폼 사업을 운영하기보다는
여러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역할이 커집니다.
사실상 지주회사에 가까운 구조가 되는 셈입니다.
문제는 국내 증시에서 지주사에 높은 가치가 붙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여러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도 시장에서는
일정 부분 지주사 할인을 적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카카오에 붙었던 플랫폼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카카오X가 그대로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생긴 것입니다.
여기에 분할 기대감으로 전날 주가가 먼저 오른 만큼 발표
이후 차익실현 물량까지 겹쳤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대형 악재’라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번 분할의 결과를 하루 주가만 보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카카오는 최근 몇 년 동안 비핵심 사업과 계열사를 지속적으로 정리해 왔습니다.
올해도 다음과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자산과 사업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재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분할 이후 카카오X는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자체 투자재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투자와 사업 재편에 나설 계획입니다.
앞으로 계열사 지분 매각이나 추가 구조조정이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여기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멜론 사업을 분리해
카카오X와 합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만약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사업이 카카오X에 추가된다면 단순 투자회사에
그치는 것보다 지주사 할인 부담을 일부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카카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할 이후 가치’입니다
이번 인적분할 자체를 무조건 악재라고 보기도 어렵고,
반대로 호재라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핵심은 분할 이후 두 회사가 각각 어떤 가치를 인정받느냐입니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이라는 핵심 플랫폼에 AI와
광고·커머스를 붙여 성장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카카오X는 지주사 할인 우려를 넘어서 자회사 배당, 투자차익,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실제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합니다.
특히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부분은 카카오X입니다.
보유한 계열사 가치가 아무리 커도 시장에서 지주사 할인이 강하게
적용된다면 기존 카카오의 기업가치가 단순히 두 회사로 깔끔하게
나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적극적인 자산 매각과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까지 이어진다면
평가가 달라질 여지도 있습니다.
당분간 카카오 주가는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은 인적분할 발표가 나온 직후라 시장이
두 회사의 적정 가치를 다시 계산하는 단계입니다.
앞으로 추가 자산 재편과 멜론 사업 처리, 카카오X의 투자 계획,
각 회사의 주주환원 정책이 구체화될 때마다
주가가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10% 빠졌으니 싸졌다”거나
반대로 “분할했으니 더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변수가 많습니다.
이번 카카오 분할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결국 하나입니다.
카카오AI의 플랫폼 성장성과 카카오X가 받게 될 지주사 할인을 합쳤을 때,
분할 전 카카오보다 주주가치가 실제로 높아질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불확실성이 큰 만큼 분할 이후 사업 구조와
주주환원 정책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확인될 때까지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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