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비트코인은 정말 답답했습니다.
나스닥이 오를 때는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시장이 빠질 때는 또 같이 밀렸습니다.
저 역시 한동안 지켜보다가
“코인은 당분간 재미없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 대부분 정리했습니다.
지금 확인해 보니 남아 있는 비트코인은 약 47만원 정도네요.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미국 증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비트코인이 갑자기 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라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습니다.
미국이 국채시장 안정에 나서자 비트코인이 움직였습니다
이번 비트코인 상승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미국 국채시장입니다.
미 재무부는 8월 19일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기존 회당 최대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말이 조금 어려운데요.
쉽게 설명하면 미국 정부가 시장에 돌아다니는 기존 장기 국채를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사들이겠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연준이 돈을 찍어 국채를 사들이는 양적완화와 같은 것은 아닙니다.
목적은 국채시장의 거래를 원활하게 만들고 장기채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는 데 가깝습니다.
최근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빠르게 올라오면서 시장 부담이 커졌는데,
재무부가 국채시장 안정에 나서자 장기금리가 내려가고 달러도 약해지는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이런 환경은 금과 비트코인 같은 대체자산에는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19일 하루 동안 6% 넘게 상승하며 6만5,500달러 부근의 저항선을 돌파했습니다.
연말 10만달러 전망까지 다시 등장했습니다
비트코인이 중요한 가격대를 돌파하면서 낙관적인 전망도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제프 켄드릭은 비트코인이 주요 저항선을
넘어선다면 이번 사이클에서 저점이 이미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연말 10만달러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10만달러를 원화로 계산하면 환율에 따라 체감 가격이 상당히 커집니다.
달러당 1,400원을 적용하면
100,000달러 × 1,400원 = 1억4,000만원
입니다.
즉 흔히 말하는 ‘비트코인 1.4억원’ 전망이 됩니다.
이런 숫자를 보고 있으면 솔직히
“아, 괜히 팔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망은 어디까지나 전망입니다.
비트코인이 10만달러까지 실제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유동성과 금리, 규제 등 여러 조건이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미국이 코인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
최근 비트코인 상승을 볼 때 미국 국채 문제도 같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은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해외 투자자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본 국채금리 자체가 많이 올라왔습니다.
과거 일본 금리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을 때는 일본에서 낮은 금리로 돈을
조달해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전략이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장기 국채에서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게 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굳이 환율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미국 국채를 살 이유가 이전보다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 투자자의 미국 국채 수요가 약해지면 미국 입장에서는 부담입니다.
국채 수요가 줄어 금리가 올라가면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도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등장합니다.
코인 시장이 커지면 미국 국채 수요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같은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입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기업들은 이용자가 맡긴 자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준비자산을 보유하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 단기 국채가 활용됩니다.
쉽게 말하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질수록 미국 국채를 사줄 새로운
수요처가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구조입니다.
국채 수요를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세계적으로
확대되면 달러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근 미국이 가상자산 시장을 무조건 억제하기보다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도 이런 흐름과 연결해서 볼 수 있습니다.
클래리티 법안도 중요한 변수
최근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또 다른 재료는 미국의 클래리티 법안입니다.
핵심은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체계를 보다 명확하게 만들자는 것입니다.
가상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 어떤 기관이 어떤 영역을 감독해야 하는지를 정리하면
그동안 규제 불확실성 때문에 시장에 들어오지 못했던 기관투자자들에게도 환경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직 최종 과정까지 모두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법안 자체를 비트코인
상승의 확정적인 재료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미국이 코인을 단순히 없애야 할 시장으로 보기보다 규칙을 만들고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중요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바로 10만달러를 외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비트코인의 움직임은 분명 이전보다 좋아졌습니다.
미국 장기금리가 안정되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달러 약세와 가상자산
규제 정비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 보고 곧바로
“비트코인 연말 10만달러 확정”
이라고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이번 상승이 단기 반등에서 끝나는지,
아니면 추세 전환으로 이어지는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8만5,000달러 부근을 확실하게 돌파하는 흐름이 나올 때까지는
보수적으로 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다시 급등하는지도 중요합니다.
금리가 다시 올라가면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고, 비트코인도 예외는 아닙니다.
여기에 클래리티 법안이 실제로 어디까지 진행되는지,
기관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최근 비트코인 상승은 단순히 이유 없이 튄 움직임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국채시장 안정 움직임, 장기금리 하락, 달러 약세, 스테이블코인 성장과
가상자산 제도화 기대가 동시에 맞물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말 10만달러, 환율 1,400원 기준 1억4,000만원이라는 전망도 다시 등장했습니다.
다만 기대만 보고 다시 올라타기에는 아직 확인해야 할 변수가 많습니다.
저 역시 이미 대부분 매도한 입장에서 가격이 오르면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합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항상 그랬듯이 얼마까지 오를 수 있느냐보다
지금 상승을 만들어낸 조건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느냐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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