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제약주가 급등할 때마다 솔직히 부럽긴 합니다.


하루 만에 계좌가 두 배, 세 배가 되는 종목을 보면 누구라도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죠.


그런데 저는 이런 종목에는 쉽게 손을 대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맞힐 수 있어도 다음번에는 틀릴 수 있고, 바이오주는 

그 한 번의 판단 실수가 계좌 전체를 흔들 만큼 변동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최근 모더나 주가가 딱 그런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고점에서 96% 추락했던 모더나


모더나는 코로나19 시절을 대표했던 제약주 가운데 하나입니다.


2019년 8월 장중 11.54달러였던 주가는 코로나19 백신 기대를 타고

 2021년 8월 497.49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불과 2년 만에 40배 넘게 오른 셈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백신 특수가 끝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백신 매출이 감소하고 적자가 이어지면서 주가도 빠르게 무너졌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22.28달러까지 떨어졌는데,

 2021년 장중 최고가와 비교하면 약 95.5% 하락한 수준입니다.


계산하면,


(497.49달러 - 22.28달러) ÷ 497.49달러 × 100

= 약 95.5% 하락


한때 시장을 대표했던 성장주가 몇 년 만에 거의 원점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그렇게 한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모더나가 8월 19일 다시 사고를 쳤습니다.


전날 62.96달러였던 주가가 장중 174.38달러까지 뛰면서 약 177% 급등한 것입니다.







상승률을 계산하면,


(174.38 - 62.96) ÷ 62.96 × 100

= 약 177%


하루 만에 주가가 거의 세 배 가까이 뛴 셈입니다.


이 정도 움직임이면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수익 인증이나 투자금 이야기는 실제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대로 믿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급등 이후의 움직임입니다.


애프터마켓에서 주가가 194달러대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160달러대로 밀리는 등

 짧은 시간에도 엄청난 변동성을 보여줬습니다.


이게 바로 바이오주의 매력이면서 동시에 가장 무서운 부분입니다.







모더나 주가가 하루 만에 폭등한 이유


이번 급등에는 분명한 재료가 있었습니다.


모더나와 머크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개인 맞춤형 mRNA 암 치료제

 ‘인티스메란 오토진’의 흑색종 임상 3상 결과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mRNA를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몸의 세포에 특정 단백질을 만들라는 ‘설계도’를 전달하는 물질​이라고 보면 됩니다.


백신이나 암 치료에서는 이 설계도를 활용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나 암세포를 

더 잘 알아보고 공격하도록 유도합니다.


개인 맞춤형 암 치료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갑니다.


환자의 암세포에서 나타나는 돌연변이를 분석한 뒤 그 환자에게 맞춘 mRNA 치료제를 

따로 만들어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방식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머크의 대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함께 사용됐습니다.


키트루다만 사용한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병용 치료군에서 암이 다시 발생하지 않고 

유지되는 기간인 무재발 생존기간 등이 개선됐다는 내용이 시장의 기대를 키웠습니다.


특히 시장이 주목한 것은 단순히 이번 임상 결과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코로나 백신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모더나가 암 치료제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붙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공매도까지 몰리면서 상승폭이 더 커졌습니다


임상 기대만으로 주가가 177% 오른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급등 전 모더나에는 상당한 공매도 포지션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시장 예상보다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나오면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은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여야 합니다.


이를 숏커버링이라고 합니다.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자 기존 매수세에 숏커버링까지 더해지면서 

상승 속도가 더 빨라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래량까지 평소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상승세에 불이 붙은 것입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임상 결과가 긍정적이었다고 해서 곧바로 신약 판매가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부 데이터 확인과 추가 분석, 규제기관의 심사와 허가 등 

앞으로 거쳐야 할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즉 이번 급등은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성공 가능성을 

주가가 먼저 크게 반영한 것에 가깝습니다.






바이오주는 왜 이렇게 어렵나


바이오주의 가장 큰 특징은 주가를 움직이는 변수가 일반 기업과 상당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일반 기업이라면 매출, 영업이익, PER, 현금흐름 등을 비교하면서 

어느 정도 기업가치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약 개발 단계에 있는 바이오 기업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아직 제품이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면 매출보다 임상 성공 가능성이 

기업가치를 훨씬 크게 좌우할 수 있습니다.


임상 결과가 좋으면 하루 만에 100% 넘게 오르기도 하지만, 반대로 기대했던 데이터가

 나오지 않으면 하루 만에 수십 퍼센트가 빠질 수도 있습니다.


더 어려운 것은 결과를 미리 맞히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차트가 좋아 보인다고 임상 결과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실적이 개선됐다고

 다음 임상이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바이오주는 과학적인 임상 데이터와 확률이 주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몇 번 맞혀도 한 번 틀리면 크게 잃을 수 있습니다


바이오주의 수익률만 보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모더나처럼 하루 만에 177% 오르는 종목을 잡으면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 상황도 생각해야 합니다.


100만원이 50% 손실을 보면 50만원이 됩니다.


여기서 다시 원금 100만원으로 돌아가려면 50%가 아니라 100% 상승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00만원 → -50% = 50만원


다시 원금으로 돌아가려면,


50만원 → +100% = 100만원


입니다.


그래서 큰 손실을 한 번 피하는 것이 큰 수익을 한 번 잡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바이오주에서 몇 번 큰 수익을 냈더라도 한 번의 임상 실패나 

예상 밖의 악재로 그동안 번 수익을 상당 부분 반납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더나를 구경만 할 생각입니다


모더나 사례는 바이오·제약주의 특징을 정말 잘 보여줍니다.


2021년에는 500달러 가까이 올랐다가 이후 20달러대까지 무너졌고, 

다시 임상 결과 하나로 하루 만에 177%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이런 변동성이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기준에서는 큰 수익을 놓치는 것보다 한 번의 잘못된 판단으로 

계좌가 크게 **지는 것을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바이오·제약주 투자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임상 단계와 데이터, 경쟁 약물, 시장 규모, 허가 가능성까지 충분히

 이해하고 위험을 감당할 수 있다면 상당한 수익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이번 임상 성공했으니까 더 오르겠지.”


라는 생각만으로 급등한 종목을 따라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모더나가 앞으로 암 치료제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을지는 계속 지켜볼 만합니다.


하지만 하루 100% 넘게 움직이는 종목이라면 기대 수익률만큼 감당해야 할 

변동성도 크다는 사실부터 먼저 봐야 합니다.


결국 투자는 얼마나 많이 벌 수 있느냐보다 틀렸을 때 얼마까지 잃을 수 있는지를 

먼저 계산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