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새로 사거나 추가 매수하려는
개인투자자에게 현금 3,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이 요구되기 시작했습니다.
주식이나 ETF, 채권은 예탁금으로 인정되지 않고, 증권을 팔았더라도
결제가 끝나 실제 현금으로 들어와야 인정됩니다.
규제 효과는 바로 나타났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16종의 하루 거래대금은 7월 30일 12조4,485억원에서
8월 7일 8,452억원으로 약 93.2% 급감했습니다.
계산하면
(12조4,485억원 - 8,452억원) ÷ 12조4,485억원 × 100 = 약 93.2% 감소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규제가 제대로 작동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는 신규 신용융자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레버리지 ETF의 문턱을 높이자 투자 수요 일부가 신용융자
같은 다른 레버리지 수단으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다만 신용융자 증가를 모두 규제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증시 반등과 반도체 업황 기대도 함께 영향을 줬기 때문입니다.
거래대금 93% 줄었지만 다른 레버리지는 늘었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2026년 5월 27일 16개가 처음 상장됐습니다.
초기 시가총액은 약 4조4,000억원이었지만 7월 15일에는 11조9,000억원까지 늘었고,
하루 거래대금도 약 13조원에 달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7월 16일부터 신규 상장과 광고를 제한했고,
7월 31일부터 개인 신규·추가 매수 시 현금 3,000만원을 요구했습니다.
8월 19일부터는 사전교육뿐 아니라 5거래일 이상, 하루 1시간 이상, 총 5시간의 모의거래도 이수해야 합니다.
규제가 시행되자 하루 거래대금은 12조원대에서 8,000억원대로 급격히 줄었습니다.
문제는 레버리지 투자 수요 자체가 줄었는지 여부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026년 6월 말 신용융자 잔고가 36조7,000억원,
±2배 레버리지 ETF 순자산이 39조4,000억원에 달한다며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가 여러 경로에서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정 상품만 강하게 규제하면 투자자가 다른 수단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삼성전자 신용융자 52.3% 증가
코스콤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하루 평균 신규 신용융자는 7월 248만7,364주에서
8월 1~14일 378만8,924주로 52.3% 증가했습니다.
SK하이닉스도 52만6,625주에서 66만707주로 25.5% 늘었습니다.
신규 신용거래 비중을 나타내는 공여율도 삼성전자는 9.12%에서 12.74%,
SK하이닉스는 10.06%에서 12.28%로 상승했습니다.
전체 신용융자 잔고 역시 8월 4일 27조4,038억원에서 13일 30조9,263억원으로 약 12.9% 증가했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가 급감한 직후 현물 신용거래가 늘어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를 곧바로 규제의 풍선효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기간 증시가 반등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도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규제 때문에 빚투가 늘었다”보다
“규제 직후 레버리지 수요 이동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나타났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레버리지 ETF와 신용융자는 위험 방식이 다릅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2배 등 일정 배수로 추종합니다.
이 때문에 가격이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복리효과로 손실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 상품이 100에서 30% 올라 130이 됐다가 다시 30% 떨어지면 91이 됩니다.
반면 2배 레버리지 상품은 100에서 60% 올라 160이 된 뒤 60% 떨어지면 64가 됩니다.
일반 상품은 9% 손실이지만 2배 레버리지는 36% 손실입니다.
신용융자는 다른 위험이 있습니다.
자기 돈에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더해 주식을 사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지면
자기자본 손실이 빠르게 커지고, 이자까지 부담해야 합니다.
특히 담보유지비율이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추가담보를 요구받을 수 있고,
이를 채우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레버리지 ETF는 복리효과가 주요 위험이라면,
신용융자는 차입·이자·담보·반대매매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1,000만원 투자도 신용융자를 쓰면 달라집니다
금융투자협회 사례를 보면 자기 돈 400만원과 신용융자 600만원으로
총 1,000만원어치 주식을 매수했다고 가정합니다.
최저 담보유지비율이 140%라면 주가가 1만원일 때 담보평가비율은 167%입니다.
주가가 8,500원으로 떨어지면 142%, 8,300원까지 하락하면 138%가 됩니다.
140% 아래로 내려가면 추가담보 납부를 요구받을 수 있고,
기한 내 납부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신용융자의 가장 큰 위험은 주가가 다시 오를 때까지
기다릴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시장 전체 빚투가 폭증한 것은 아닙니다
8월 14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0조8,675억원입니다.
8월 초보다 늘었지만 6월 24일 고점인 38조6,328억원보다는 7조7,653억원 낮습니다.
또한 8월 14일 위탁매매 미수금은 8,670억원으로 19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었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0.4%에 그쳤습니다.
따라서 “시장 전체에서 빚투가 폭증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과도합니다.
정확히는 급락장에서 줄었던 신용융자가 8월 초 다시 빠르게 늘었고,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신용거래가 크게 증가한 상황입니다.
반면 미수거래와 반대매매는 오히려 안정됐습니다.
규제는 작동했지만 위험까지 줄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이 93% 이상 감소한 만큼 규제가
특정 상품의 과열을 진정시킨 효과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신용융자가 다시 늘었다는 점은 별도로 살펴봐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레버리지 ETF 거래가 얼마나 줄었느냐가 아니라
투자자의 전체 차입과 위험 노출까지 실제로 감소했느냐입니다.
한쪽 통로를 막았는데 다른 차입 수단이 커진다면 위험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번 규제의 진짜 성적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대금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신용융자·미수거래·레버리지 자금과
반대매매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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