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AI 열풍이 만든 반전

앤트로픽이 2021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분기 조정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그동안 대규모 모델 학습과 인프라 투자로 적자를 이어오던 회사가 마침내 수익성의 전환점을 지난 셈이다. 구체적인 흑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징적인 의미는 작지 않다. 고성장 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언제쯤 돈을 버느냐”에 대한 답을 처음으로 내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매출 14.6배, 숫자로 보는 성장 속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잠정 매출은 115억 달러를 넘어섰다. 원화로 환산하면 16조 원을 웃도는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14.6배 늘어난 수치이고, 바로 직전 분기인 1분기(47억 3000만 달러)와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뛰었다. 불과 석 달 사이에 매출이 두 배로 불어나는 속도는 웬만한 빅테크에서도 보기 힘든 수준이다.
이는 지난 5월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던 자체 전망치(매출 109억 달러, 조정 영업이익 5억 5900만 달러)마저 뛰어넘은 결과다. 회사 안팎의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면서 성장세에 대한 의구심을 상당 부분 걷어낸 모습이다.

성장을 이끈 두 축: 코딩 도구와 기업 자동화

이 같은 폭발적 성장의 배경에는 개발자와 기업 고객을 겨냥한 제품군이 있다. 특히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는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을 바꾸며 수요를 견인하고 있고, 업무 자동화에 AI를 접목하려는 기업들의 도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소비자용 챗봇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앤트로픽은 기업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차별화된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IPO 시계도 빨라진다

실적 개선은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힘을 싣고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 초안을 비공개로 제출했으며, 상장 시점은 이르면 오는 10월로 거론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회사는 투자자들에게 2028년 매출이 1900억~2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치를 제시했고, 시장에서는 기업가치가 2조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남아 있는 변수

낙관적인 흐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3월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며 국방부 및 관련 계약업체의 기술 사용을 제한했다. 앤트로픽은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최근 백악관을 비롯한 정부 일부와의 관계는 다소 누그러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법적 분쟁 자체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사상 첫 분기 흑자와 고속 성장이라는 호재 속에서도, 정부와의 갈등은 IPO를 앞둔 앤트로픽이 넘어야 할 마지막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