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빌 게이츠가 한국을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산업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가의 방한 자체도 화제였지만, 더 눈여겨볼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빌 게이츠가 한국에서 누구를 만났고, 어떤 사업 이야기를 나눴느냐입니다.
빌 게이츠는 방한 기간 동안 SK 최태원 회장과 HD현대 정기선 회장을 잇달아
만나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협력과 공급망 확대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의 차세대 SMR 사업이 실제 건설 단계로
넘어가면서 국내 기업들과의 관계도 달라지고 있는데요.
과거에는 투자와 기술 협력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사업개발부터 원자로 제작,
핵심 기자재 공급, EPC까지 실제 사업 영역으로 협력이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테라파워는 왜 한국 기업들과 손을 잡고 있는 걸까요?
또 국내에서는 어떤 기업들이 이른바 빌 게이츠 SMR
관련주로 연결되고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빌 게이츠가 키우는 SMR, 나트륨은?
이번 협력을 이해하려면 먼저 테라파워가 추진하고 있는 나트륨(Nat**um) 프로젝트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1.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가 2006년 설립한 차세대 원전 기업입니다.
대표 프로젝트가 바로 소듐냉각고속로와 에너지저장시스템을 결합한 나트륨인데요.
기존 대형 원전보다 작은 모듈형 원자로를 활용하면서 전력 수요 변화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쉽게 말해 발전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존 원전의 장점에 에너지저장
기능을 더해 필요할 때 전력을 더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한 차세대 원전 기술입니다.
2. 미국 와이오밍에 345MW 원전 건설
현재 테라파워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은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추진 중인 나트륨 프로젝트입니다.
기본 원자로 출력은 345MW입니다.
여기에 에너지저장시스템을 활용하면 전력 수요가 높아질 때 최대 500MW
수준까지 출력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연구용 시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 상업운전을 목표로 추진되는 첫 번째 나트륨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기술 개발만 성공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발전소를 짓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선 셈입니다.
3. 이제는 ‘연구’보다 ‘제조’가 중요해졌다
여기서 한국 기업들의 역할이 커집니다.
과거 테라파워의 핵심 과제가 기술개발과 인허가였다면 이제는 프로젝트가 실제 건설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설계도가 있다고 해서 원자로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원자로 용기와 각종 핵심 기자재를 실제로 제작하고,
원전 수준의 품질 기준을 맞출 수 있는 제조업체가 필요합니다.
결국 테라파워의 과제가 연구개발에서 건설·상용화를 위한 공급망
확보로 이동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제조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빌 게이츠 SMR, 왜 한국 기업일까?
이번 방한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은 단순히 원전 기술만 보유한 국가가 아닙니다.
오랫동안 실제 원전을 건설하면서 원자로 제작부터 대형 구조물 가공,
정밀 용접, 기자재 생산, 품질관리, EPC까지 연결되는 제조 공급망을 구축해왔습니다.
1. 설계도를 실제 원자로로 만드는 능력
SMR을 상용화하려면 좋은 원자로 설계 기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설계된 원자로를 실제 발전소로 만들어내려면 원자로 제작, 대형 단조와 가공, 정밀 용접,
원전 품질관리, 설계·조달·시공까지 여러 단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합니다.
국내 기업들은 기존 원전 산업뿐 아니라 조선과 중공업 분야에서도 오랜 기간 이런 제조 역량을 쌓아왔습니다.
테라파워 입장에서는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공급망이 필요한 상황이고,
한국 기업들이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셈입니다.
2. 첫 프로젝트부터 실제 공급망에 진입
더 중요한 부분은 국내 기업들이 단순히 “앞으로 협력하겠다”는 단계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일부 기업은 이미 케머러 첫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원자로 용기와 핵심
기자재를 수주해 실제 제작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테라파워 입장에서는 향후 나트륨 원전을 여러 지역에 공급하기 위해 안정적인 생산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반대로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첫 번째 프로젝트에 공급사로 참여한 경험
자체가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수 있습니다.
빌 게이츠 방한 SMR 관련주 TOP4
그렇다면 국내 기업 가운데 테라파워와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가진 기업들은 어디일까요?
현재 시장에서 주로 거론되는 기업은 SK이노베이션,
HD현대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입니다.
SK이노베이션
SK는 2022년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이번에는 단순 투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국내 환경에 맞는
‘K-나트륨’ 사업개발 협력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과거에는 테라파워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앞으로는
실제 국내 사업과 연결될 가능성까지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향후 국내에서 SMR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SK가 보유한 에너지
사업과 어떤 방식으로 시너지를 만들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은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했고,
HD현대중공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 원자로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케머러 나트륨 원전에 들어가는 원자로 용기를 수주해 제작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원자로 용기는 원전의 핵심 설비 가운데 하나인 만큼 단순한 업무협약과는 무게가 다릅니다.
향후에는 연간 2~3기의 원자로를 제작할 수 있는 생산체계 구축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테라파워가 후속 프로젝트를 확대할 경우 HD현대중공업이 얼마나 추가
수주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중요합니다.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테라파워의 첫 나트륨 프로젝트 공급망에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케머러 1호기에 들어가는 원자로 보호용기, 지지구조물, 내부구조물 등 핵심 기자재 제작을 맡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강점은 기존 원전 사업을 통해 축적한 원전 기자재 제작 경험입니다.
단순한 기술협력 수준을 넘어 실제 첫 상업 프로젝트에 기자재 공급사로
들어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향후 나트륨 프로젝트가 여러 지역으로 확대된다면 첫 프로젝트 참여 경험이
추가 수주 경쟁에서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제조보다는 발전소를 실제로 건설하는 EPC 영역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테라파워와 HD현대중공업 등과 협력해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를
위한 설계·조달·시공 분야에 참여하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하면 테라파워가 원자로 기술을 제공하고 HD현대가 제조
역량을 담당한다면, 현대건설은 이들을 실제 발전소 건설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 셈입니다.
향후 테라파워의 해외 프로젝트가 확대될 경우 현대건설이 후속
EPC 사업까지 참여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중요한 것은 ‘방한’보다 실제 수주
이번 빌 게이츠 방한을 단순히 “SMR 관련주가 다시 주목받았다” 정도로만 보는 것은 조금 아쉽습니다.
더 중요한 변화는 따로 있습니다.
테라파워의 나트륨 프로젝트가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실제 건설 단계로 들어가면서
국내 기업들이 원자로 제작부터 핵심 기자재, EPC까지 공급망에 직접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첫 프로젝트에 공급사로 참여했다는 것은 향후 사업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케머러 1호기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테라파워가 미국이나 다른 국가에서
후속 프로젝트를 확대한다면 국내 기업들에게 추가 수주 기회가 생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관련주를 볼 때는 단순한 테마보다 실제 계약과 실적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했다는 사실과 실제 기자재를 공급하는 것은 전혀 다르고,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과 매출이 발생하는 계약을 맺은 것 역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 확인해야 할 핵심은 빌 게이츠의 방한 자체가 아닙니다.
한국 기업들이 확보한 첫 공급망 진입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추가 수주와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입니다.
테라파워의 나트륨 프로젝트가 실제 상용화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관련 뉴스보다 계약 규모, 후속 프로젝트 수주,
실제 매출 반영 여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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