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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삼성 '생존 동맹'의 전략적 의의와 미래 전망: GV90에 삼성배터리 탑재
최근 서울경제신문은 현대자동차그룹의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제네시스 GV90'에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다는 사실과 함께, 양 그룹 간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협력 관계를 집중 조명했다. 과거 1세대와 2세대 경영진 시절 국내 재계 서열 1위를 다투며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했던 두 그룹은, 현재 3세대 경영 체제(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 이르러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의 이면에는 미·중 패권 경쟁 심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그리고 인공지능(AI) 기반 미래 산업으로의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거시적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 비야디(BYD)와 딥시크(DeepSeek)의 자율주행 연합, 일본 혼다와 소니의 합작 등 자국 내 선두 기업 간 연대가 생존의 필수 조건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현대차와 삼성 역시 각자의 제조 역량과 첨단 기술을 융합하는 실리적 '생존 동맹'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네시스 GV90과 배터리 협력의 기술적 시사점
올해 3분기 글로벌 공개 및 출시를 앞둔 제네시스 GV90은 현대차가 지난 20여 년간 축적해 온 전동화 역량을 총결집한 최상위 모델이다. 1억 원 중반대의 가격이 예상되는 이 플래그십 차량에 전기차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삼성SDI에 전적으로 맡겼다는 점은 양사 간 협력의 질적 도약을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파우치형 배터리를 선호해 왔던 현대차와 기아가 플래그십 모델에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를 채택한 것은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충족하기 위한 기술적 결단이다.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는 양극·음극·분리막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스택(Stack) 구조를 적용하여 높은 용량과 긴 수명을 자랑한다.
특히, GV90은 최근 환경부 인증을 통해 123.5kWh에 달하는 초대용량 배터리와 666마력의 출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되었다. 3톤이 넘는 무거운 차체를 지닌 B필러리스 구조의 대형 SUV가 이처럼 강력한 성능과 481km의 주행거리를 안정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열화학적 내구성이 뛰어난 각형 배터리가 필수불가결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이 배터리 협력은 플래그십에 그치지 않고, 중국 전기차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유럽 시장 볼륨 모델인 아이오닉3와 기아 EV2로도 신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피지컬 AI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확장되는 모빌리티 생태계
[ 로보틱스와 국방 산업으로의 융합 가속화]
제네시스 GV90이 배터리 동맹의 상징이라면, 두 그룹의 기술 결합이 가장 역동적으로 일어나는 실질적 무대는 '피지컬 인공지능(Physical AI)'으로 대변되는 로보틱스 분야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양산을 준비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에 삼성SDI의 로봇 전용 고성능·전고체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로봇은 *은 공간 내에서 강력한 순간 출력을 내야 하므로, 현대차 로보틱스랩과 삼성SDI는 배터리 적용 평가와 고용량 소재 개발을 분담하는 공동 연구체계를 이미 구축했다.
이러한 하드웨어 융합은 센서 부문으로도 이어진다. 삼성전기는 아틀라스의 시각 기관 역할을 수행할 고화질·고화소 센싱 모듈의 초도 양산을 3분기에 앞두고 있다. 나아가 상업용을 넘어 국방 분야에서도 연대가 가시화되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다족 보행 로봇 플랫폼을 제공하고 현대로템이 무기 체계를 장착하는 구조로 개발된 대테러 작전용 로봇 개가 2026년 하반기 육군 납품을 목표로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 자율주행 칩 내재화와 초연결 생태계 구축]
모빌리티 생태계의 패권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이동함에 따라, 양사는 반도체와 사물인터넷(IoT) 부문에서 생태계 통합을 이루어내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현대차가 자체 개발 중인 8nm(나노미터) 자율주행용 칩을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위탁 생산하기로 한 점이다. 2028년 개발 완료 및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의 반도체 수직 계열화 전략에 맞서 국내 최고의 팹리스 설계 역량과 파운드리 인프라가 결합한 방어적 생존 전략이자 기술 자립의 핵심 축이다. 양사는 자율주행 칩 외에도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인 내장형 자기메모리(eM램) 개발 등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또한,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 현대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artThings)가 연동됨에 따라, 차량에서 집안의 가전을 제어하는 '카투홈(Car-to-Home)'과 집에서 차량을 원격 조작하는 '홈투카(Home-to-Car)' 서비스가 상용화되며 모빌리티와 주거 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해 외부 간섭을 차단하는 5G 특화망 레드캡(RedCap) 기술 실증을 완료하는 등 B2B 제조 인프라 차원의 정보통신 연대도 공고해지고 있다.
미래 전망
결론적으로, 2026년 3분기 제네시스 GV90의 출시는 단순히 현대차와 삼성 간의 부품 납품 계약 성사를 넘어서는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이 전기차 중심의 1차 변혁기를 지나, 자율주행 칩·로보틱스·SDV 생태계가 통합되는 피지컬 AI 시대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미래 전망 측면에서 두 그룹의 '생존 동맹'은 더욱 다각화될 것이다. 첫째, 공급망의 내재화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가운데 배터리와 자율주행 반도체의 자국 내 조달 체계가 확립됨으로써, 외부 충격에 대한 대한민국 모빌리티 산업의 회복 탄력성이 극대화될 것이다. 둘째, 플랫폼의 표준화다. 스마트싱스와 현대차의 SDV 인포테인먼트가 융합됨에 따라 향후 국내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며, 이는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빅테크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기 위한 독자적 방어막으로 작용할 것이다.
단순한 경쟁 관계를 넘어 기술과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결합하기 시작한 3세대 경영진의 실용주의적 결단은, 글로벌 융복합 산업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최적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 두 그룹의 연대가 소재 기초 기술부터 휴머노이드 양산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형태의 초연결 시너지를 창출할지 전 세계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사점>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의 협력이 ‘부품 거래’를 넘어 산업 생태계의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제네시스의 차기 플래그십 전기 SUV GV90에 삼성SDI 배터리가 들어가는 것이 그 상징적인 장면이라 하겠습니다. 양사는 이미 2023년 삼성SDI가 현대차의 유럽향 전기차에 2026년부터 2032년까지 배터리를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후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개발, 차량용 반도체, 스마트싱스와 커넥티드카 연계 등으로 협력의 보폭을 넓혀왔습니다.
과거 삼성과 현대차는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경쟁자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산업·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고, 자동차는 더 이상 엔진과 차체만으로 승부하는 산업이 아닙니다. 배터리, 반도체,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로봇이 하나의 가치사슬로 묶이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 1, 2위 제조기업이 각자의 강점을 결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에 가깝습니다.
GV90에 삼성배터리를 공급하는 의미도 여기에 있습니다. 삼성SDI로서는 현대차그룹이라는 세계적 완성차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프리미엄 배터리 기술력을 입증할 기회를 얻게 되었고, 현대차로서는 배터리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국내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현대차가 유럽향 전기차에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를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양사의 협력이 일회성 거래가 아니라 장기적인 공급망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배터리 다음입니다. 삼성SDI는 휴머노이드와 이동형 로봇을 겨냥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현대차그룹과는 이미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삼성SDI가 피지컬 AI용 전고체 배터리를 미래 성장 분야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사업과 결합할 경우 자동차를 넘어 로봇으로 협력 영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차량용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에서도 협력의 의미는 작지 않습니다. 현대차가 필요한 차량용 전장 기술과 삼성의 반도체·디스플레이·센서·IoT 역량이 결합하면 자동차는 ‘달리는 전자제품’을 넘어 하나의 컴퓨팅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 양사는 차량과 가전을 연결하는 스마트싱스 기반 카투홈·홈투카 서비스를 추진해 모빌리티와 생활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다만 ‘생존 동맹’이라는 말에 지나치게 취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기업 간 협력은 어디까지나 철저한 경제적 이해관계에 기반해야 합니다. 삼성이라고 해서 현대차에 우선권을 주고, 현대차라고 해서 삼성 제품을 무조건 선택할 이유는 없습니다. 기술력과 가격, 품질, 공급 안정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입증할 때 협력은 지속될 수 있습니다. GV90 역시 삼성SDI 배터리를 택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배터리가 실제 차량에서 안전성과 성능을 얼마나 증명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정부도 이 같은 민간 협력을 ‘대기업 지원’이라는 *은 시각에서 볼 일이 아닙니다. 배터리·반도체·로봇·소프트웨어가 결합하는 시대에는 기업 하나의 경쟁력이 곧 국가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이 됩니다. 규제 개선과 연구개발 지원, 인력 양성, 전력·산업 인프라 확충을 통해 기업들이 국내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삼성과 현대차의 관계 변화는 한국 산업의 세대교체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성장의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서로 다른 강점을 연결해 글로벌 경쟁자를 상대해야 합니다. 중국의 거대 제조기업과 미국 빅테크가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끼리 ‘내 편, 네 편’을 따지는 것은 한가한 일입니다.
GV90에 삼성SDI 배터리가 들어가는 것은 그래서 한 대의 자동차에 배터리 하나가 추가되는 사건이 아니라, 반도체와 배터리, 자동차와 로봇, 제조업과 AI를 잇는 새로운 산업 연합의 출발점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삼성과 현대차가 보여줘야 할 것은 총수 간 친분을 넘어선 실질적인 기술 혁신과 세계 시장에서의 성과입니다. 그 결실이 쌓일 때 ‘3세 동맹’은 기업 간 협력을 넘어 한국 제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참고자료>
로봇·소프트웨어車…삼성·현대차그룹, 미래산업 협력 강화 -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72175901
제네시스 GV90 - 나무위키, https://namu.wiki/w/%EC%A0%9C%EB%84%A4%EC%8B%9C%EC%8A%A4%20GV90
압도적 자신감! '제네시스 GV90' 스펙 공개 | 에스콰이어 코리아, https://www.esquirekorea.co.kr/article/1907917
현대차·삼성, 'K-로봇' 패권 전쟁 본격 참전…공급망 국산화율 40% 한계 넘을까, https://www.g-enews.com/article/Global-Biz/2026/05/2026051722151753062bd56fbc3c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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