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서 추진 중이던 암호화폐 규제 법안, 일명 '클래리티 법안(CLA**TY Act)'의 통과가 지연되면서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정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엄격한 법을 새로 만드는 게 무산되었는데, 어떻게 규제 당국인 SEC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의아해하실 텐데요. 그 배경을 하나씩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상장지수펀드(ETF) 전문가인 네이트 제라시(Nate Geraci)는 최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이번 사태의 아이러니한 점을 꼬집었습니다. 의회가 클래리티 법안을 제때 통과시키지 못하는 바람에, 역설적으로 트럼프 정부의 SEC가 기존 법 테두리 안에서 원하는 대로 암호화폐 산업을 빠르게 제도화하고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는 것이죠. 물론 먼 미래에 다른 정권이 들어서면 SEC가 추진한 정책을 다시 뒤집을 수도 있겠지만, 제라시 전문가는 암호화폐 시장의 변화가 워낙 광속으로 빠르다 보니 나중에 규정을 다시 원상복구 하려고 해도 이미 때가 늦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습니다.
사실 SEC는 의회의 법안 통과만 손 놓고 기다리지 않고 이미 독자적인 행보를 시작했는데요. 제라시 전문가의 설명에 따르면 SEC는 조만간 암호화폐와 관련된 대형 계획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여기에는 토큰화된 증권처럼 신기술이 적용된 금융 상품에 혁신적인 예외 규정을 적용해 주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죠. 실제로 SEC는 이번 금요일에 공개 회의를 열고 암호화폐 투자 계약을 위한 '맞춤형 공모' 규정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이는 폴 애트킨스(Paul Atkins) SEC 위원장이 추진하는 암호화폐 자산 규제안의 일환인데요. 까다롭고 복잡한 전통 증권 발행 절차 대신, 암호화폐 시장 특성에 맞춘 훨씬 유연한 대안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SEC 수장과 관련 업계의 목소리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폴 애트킨스 위원장은 의회가 나서지 않더라도 SEC는 시장에서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문제를 해결할 준비와 능력이 충분히 되어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죠. 자산 토큰화 기업인 시큐**이즈(Secu**tize)의 브렛 레드펀(Brett W. Redfearn) 사장 역시 의회가 법을 만들 때까지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으며, 이제는 규제 당국이 직접 나서서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의회의 상황을 보면 법안 처리의 기약이 없는 상태입니다. 클래리티 법안은 상원 휴회기 이전부터 계류되어 전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데요. 존 툰(John Thune) 상원 원내대표가 토론 종결 동의안을 제출하며 의원들이 복귀하는 대로 표결을 시도하겠지만, 법안 통과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제로 예측 시장에서도 이 법안이 통과될 확률을 겨우 20% 수준으로 매우 낮게 보고 있죠. 결국 의회의 입법 지연이 도리어 SEC에게 암호화폐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규제를 완화해 줄 강력한 기회를 제공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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