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인에게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던 분인데, 동작구, 성동구, 옥수 등 여러 지역을 두고 비교하던 끝에 드디어 계약을 했다고 했다.


축하한다고, 얼마에 계약했냐고 물었더니 16억이라고 했다.


근데 최근 실거래가는 얼마냐고 물었더니, 실거래가보다 1억 높은데 소장님이 급매라고 해서 얼른 계약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급매라면서 실거래가보다 1억이 높은 가격이라니.


전화를 끊고 해당 단지와 평형 실거래가를 검색해봤더니, 예상대로 급매는 아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지만, 소장님이 계속 이거 진짜 급매예요, 라고 부추겼고, 지인은 이미 물건과 사랑에 빠져버린 상태였던 듯하다.


집에 감정이 들어가면, 판단은 흐려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급매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1. 비교군을 많이 만들어라


사람은 한 물건만 오래 보면 이게 최고다 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동일한 금액대에서 다양한 지역, 단지를 비교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동탄 20억 vs 강남 20억, 당연히 강남 쪽이 입지나 가치 면에서 우세하다.


이렇게 다양한 비교군을 만들어 이성적으로 비교해보면 이 물건이 진짜 급매인지 아니면 내가 그냥 사랑에 빠진 건지를 구분할 수 있다.





2. 그 물건의 마지노선 금액을 미리 정해놓자


같은 아파트, 같은 평형이라도 수리 상태, 동, 층, 방향, 조망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난다. 어떤 집은 내부 리모델링이 잘 되어 있어 프리미엄이 붙고, 어떤 집은 저층에 어두운 동이라서 가격이 싸다.


그래서 이게 급매다 라는 말을 들으면, 과거 실거래가와 현재 매물가, 내부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감당할 수 있는 마지노선 금액을 미리 정해놓아야 한다. 그래야 사랑에 빠졌을 때도 정신줄을 붙잡을 수 있다.




3. PIR 지표를 활용해 저평가 여부를 분석하자


PIR(P**ce to Income Ratio)은 해당 지역의 집값이 소득 대비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예를 들어 PIR이 10이라면, 연소득의 10배가 있어야 해당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참고로 KB국민은행이 발표하는 아파트담보대출 기준 PIR을 보면, 2026년 1분기 서울은 10.2배 수준이다(가구소득 중위값 약 9,149만원, 주택가격 중위값 9억 3천만원 기준). 2022년 2분기 14.8배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내려온 편이지만, 여전히 10년 넘게 소득을 모아야 서울 중간 수준 주택을 살 수 있다는 뜻이라 부담 자체가 가벼워졌다고 보긴 어렵다. 이런 전체 평균 지표를 기준점으로 삼고, 관심 있는 개별 물건이 그보다 확연히 싸거나 비싼지를 비교해보면 훨씬 실질적인 판단 도구가 된다.




결국 중요한 건 비교와 마음 다스리기


집은 큰돈이 들어가는 선택이다. 이 집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성은 감정에 밀리게 된다.


그래서 중요한 건 두 가지다. 비교군을 충분히 만들어놓을 것, 그리고 마음을 다스릴 것.


급매라는 말에 흔들리지 않고, 숫자와 데이터로 스스로를 설득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마치며


부동산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차분하게, 냉정하게,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는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