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숫자만 보면 “대출 규제가 이렇게 강해졌는데 왜 주담대는 오히려 늘었지?”라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흐름이 다르게 보입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늘었지만, 새롭게 실행되는 주택구입

 목적 대출과 승인액은 이미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즉, 대출 잔액은 과거의 움직임을 늦게 보여주고 있고, 

신규 대출과 승인액은 현재의 변화를 먼저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집을 계약했다고 바로 대출이 실행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매매계약을 하고 대출을 신청한 뒤 심사를 거쳐 잔금일에

 실제 대출이 실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규제가 강화된 시점과 대출 잔액이 움직이는

 시점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시차가 발생합니다.


이 부분을 이해하지 않고 7월 잔액만 보면

 “대출 규제가 효과가 없었다”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창구 상황은 이미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7월 1일부터 15일까지 5대 은행에서 새로 취급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담대는 2조7,855억원이었습니다.


하루 평균으로 보면 약 1,857억원 수준인데요.


6월 하루 평균 2,461억원과 비교하면 약 25% 줄어든 수치입니다.









대출 승인을 의미하는 숫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NH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7월 중순까지 주담대 승인액은 

하루 평균 1,536억원으로, 6월의 1,801억원보다 약 15% 감소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상황이 조금 더 명확해집니다.


잔액은 늘었지만 새로 들어오는 대출의 속도는 이미 둔화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주택 거래와 대출 실행 사이의 시간차입니다.


예를 들어 5월이나 6월에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대출을 신청했다면 실제 대출금이 

은행에서 나가는 시점은 7월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7월부터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고 해서 이미 체결된 계약과 예정된 잔금 일정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7월 주담대 잔액이 2조2,831억원 늘었다고 해서 이 금액 전체를 7월에 새롭게 발생한 

대출 수요라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규제 이전에 만들어진 대출 수요와 규제 이후 줄어든 신규 수요가 같은 달에 함께 

반영됐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정부 규제와 은행 자체 규제는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정한 대출 한도가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그 금액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은 DSR과 LTV는 물론이고 소득, 기존 대출, 주택가격, 지역,

 은행별 대출 여력 등을 함께 따져 결정됩니다.


여기에 은행이 자체적으로 대출 총량을 관리하면서 한도를 더 낮출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은행은 정부 기준보다 더 보수적으로 대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 한도가 6억원이니까 나도 6억원까지 받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반대로 특정 은행이 자체적으로 한도를 낮췄다고 해서 모든 은행이 똑같은 조건을 적용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대출 규제는 하나의 숫자로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앞으로는 집단대출도 변수로 봐야 합니다.


하반기에는 입주를 앞둔 대단지들이 많아지면서 잔금대출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은행이 관리할 수 있는 가계대출 총량이 무한정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잔금대출을 더 공급해야 한다면 같은 총량 안에서 일반 주담대나 신용대출 등에 

배정할 수 있는 여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잔금대출을 지원한다”는 뉴스만 보고 부동산 대출규제가

 전체적으로 완화됐다고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입주 예정자의 자금난을 막기 위한 조치와 일반적인 주택 매수자의 대출 규제는 별도로 봐야 합니다.


결국 지금 부동산 대출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주담대 잔액 하나만 봐서는 부족합니다.


현재 얼마나 많은 대출이 새롭게 실행되고 있는지, 

앞으로 실행될 대출은 얼마나 되는지, 집단대출에는 

얼마나 많은 자금이 필요한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앞으로 시장을 볼 때는


① 주담대 잔액

② 신규 주택구입 목적 대출

③ 주담대 승인액

④ 집단대출 및 잔금대출 규모


이 네 가지를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7월의 주담대 2조2,831억원 증가는 분명 눈에 띄는 숫자입니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대출 규제가 실패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이미 체결된 주택거래의 대출 실행분이 뒤늦게 잔액에 반영된 반면, 

신규 취급액과 승인액에서는 규제의 영향이 먼저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정말 중요한 것은 8월 이후 신규 대출이 얼마나 더 줄어드는지,

 그리고 하반기 잔금대출 수요가 은행의 전체 대출 여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입니다.


결국 지금은 “주담대가 늘었다”는 한 문장보다 어떤 대출이 늘었고,

 어떤 대출이 줄었는지를 구분해서 볼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