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미국 주식이 신나게 떨어진 저번 주, 그 이유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었기 때문이다.
"
"국가신용등급"
※ 국가에도 신용등급이 있다. 국가신용등급은 신용평가사가 정치체제의 안정성, 경제성장률, 부채비율, 대외 채무불이행 경험 등 경제적인 요소를 종합하여 평가한다. 등급이 높다는 것은 빌린 돈을 알차게 갚을 정도로 능력이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국가를 얼마나 신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신용등급을 매기는 기관은 3개가 있다. S&P, 무디스, 피치 이렇게 있는데 그 중 하나인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춰버렸다. 이제 AAA 등급의 나라는 싱가포르, 덴마크, 호주 등이 있다.
무디스
무디스는 미국의 신용평가회사로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이다. 미국 최초로 철도회사에 대한 채권 신용등급을 발표했다. 이 회사가 급성장한 이유는 세계공황 때 무디스가 투자적격등급이라 지정한 회사만 살아남았다. 그래서 순식간에 이름이 알려졌다. 무디스는 각 기업의 현금흐름이나 부채비율, ESG, 정치체제 등 다방면의 요소를 신용평가 등급을 결정할 때 사용하고 있다.
무디스가 지정한 우리나라 현재 등급은 Aa2로 신용등급 우수 등급이다.
피치
FITCH는 세계 3대 신용평가 회사 중 하나로 무디스와 S&P는 점유율이 80% 정도이고 피치는 15~20%를 차지하고 있다.
피치의 신용등급 지도는 정치적 리스크를 다른 2곳보다 덜 보는 편이고 후하게 등급을 매기는 편이다. 그런데 이런 피치한테 신용등급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면 그 나라의 미래는 영 좋지않다.(북한)
12년 만에 2023년 8월 1일,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트리플 A에서 AA+로 강등시켰다. 그 여파가 주식시장에 반영되어 나스닥과 코스피가 하락하였다. 이제 미국은 무디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2곳에서 2등급을 받고 있다.
피치에서 우리나라는 AA-등급으로 안정적인 국가라 등급을 평가했다. 한국의 신용등급은 탄탄한 대외재정, 경제성과, 탁월한 수출, 북한과의 정치적 리스크, 고령화에 대한 문제 등을 고려하여 평가했다고 밝혔다.
S&P
무디스와 함께 세계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회사로 무려 80%라는 점유율을 가진다.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회사인데도 기업이나 국가의 생존권까지 가지고 있는 무시무시한 회사이다.
어떤 나라의 신용을 평가할 때 그 나라의 정치적 요인을 많이 반영한다. 11년 8월 미국의 신용등급을 다운시켜 미국을 초토화시킨 적이 있었다. 게다가 이탈리아도 강등하면서 정권기반이 취약하다는 신랄한 평가를 내렸다. 이후 이탈리아는 B등급까지 떨어졌다.
대한민국은 AA등급을 16년도도부터 유지하고 있다.
피치가 등급을 낮춘 이유
1. 미국 정부의 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빚을 감당할 수 없을만큼 거대한 빚덩어리가 미국을 짓눌러버릴 수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미정부의 부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수준이고 부채비율은 다른 AAA등급 국가보다 높다. 그도 그럴것이 5월 미국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놓고 정치권이 치열한 갈등을 벌였다. 이런 갈등요소가 신용등급에 감점으로 평가했다.
2. 같은 등급의 나라에 비해 미국이 경제시장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약화되고 있다.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미국이 경제침체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3. 늘어나는 재정적자도 문제이다. 작년 GDP의 3.7%가 미국 적자였지만 올해는 GDP의 6.3%로 증가할 것으로 보았다. 재정이 악화되면 국가 채무문제도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게다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안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고령화가 증가하고 의료비 상승,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지출이 증가하는데 비해 충당할 수 있는 능력도 부족하다고 본다.
미국은 스탠다드푸어스가 2011년 부채 상황 위기를 이유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AA+로 낮추고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약 12년만에 AA+평가로 내려왔다. 이제는 무디스만이 미국을 AAA로 평가하고 있을 뿐이다.
그 영향은
※ 피치가 한 단계 하락시킨 후 뉴욕 증시는 부진하였고 파란색 하락이 주가창을 대부분 차지했다. 투자 심리가 떨어지고 달러 인덱스도 하락했다. 피치의 결정에 미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재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피치는 오래된 데이터로 자의적인 판단을 해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했다. 미국 국채는 세계에서 가장 안정성이 높고 미국 경제는 어느 누구보다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피치의 결정이 미국의 위상을 무너뜨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국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은 미국의 국채이다. 국채는 국가에서 발행하는 채권으로 국가가 돈이 필요할 때 이 채권을 투자자들에게 주고 돈을 빌려온다. 일반적으로 국가가 망할 일이 없으니 국채는 가장 안정적이다. 특히, 미국은 절대 망하지 않는 국가이기에 안정적이지만 금리가 낮다. 세계 금융기관들이 미국 국채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을 만큼 글로벌 금융시스템은 미국 국채에 크게 의존한다.
※ 미국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그동안 꼭대기에서 군림했던 미국의 국채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평가받는 것이다. 이에 그동안 미국 국채를 기준으로 돈을 빌렸던 사람들은 갑자기 돈을 더 많이 내야한다. 이 부담이 주식시장에 옮겨가는 것은 물론이고 금융시스템 전체에 퍼져 독을 퍼뜨릴 수 있다고 투자자들은 분석한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미국 금융시장에 위기가 찾아온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힘이 더 강해졌다. 그 이유는 미국보다 안전한 나라는 없기 때문이다. 시장이 불안정하면 자금은 위험한 주식보다 안전한 국채로 이동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가장 믿을만한 곳이 바로 미국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정받을 빌미를 만든 계기가 된 것이다.
2011년에 등급 하락이 되었을 때의 기억처럼 주식시장이 흔들렸다. 그러나 과거 2011년에 비해 등급 하락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당시 스탠더스 & 푸어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자 미국 증시가 15% 이상 급락하며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 현재는 이미 기준금리가 높고 부채 확산 속도가 과거보다 더디고 CPI가 3% 대로 그런대로 물가가 잡히고 있어 영향이 크지 않는 걸로 본다.
환율은?
※ 피치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후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하지만 하루만에 안정을 되찾았다. 장중 1,300원 대를 돌파하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이미 예상된 결과라 생각했는지 환율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단기적으로 외환시장의 변동에 대비해서 달러를 더 풀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의해 국채 시세가 하락하고 국채 시세 하락에 따른 국채발행이 더 필요하다. 부채가 증가하면 재정적자가 심각한 악순환이 미국에게 금리를 낮추라는 압박을 주는 것이다. FED는 "그런거 모르겠고 일단 물가를 잡을게" 라는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 고금리로 인한 폭탄이 터지기 전까지 아슬아슬한 선을 유지할 것 같은데 아마 금리 인하는 내년은 넘어야 할 듯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