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규제했더니,
개미들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또 다른 ‘매운맛 투자’를 찾아 코스피 레버리지 ETF로 몰려갔습니다.
최근 국내 증시를 둘러싸고 시장 쏠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칼럼에서는 한국 증시에 대해 ‘투자 부적합’이라는 강한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였는데요.
특정 종목에 자금이 지나치게 몰리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에 정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른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위험한 투자를 줄이기보다 투자자들이 다른 레버리지 상품으로 이동한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ETF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같은 지수형 레버리지 ETF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규제가 투자 심리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걸까요?
그리고 코스피 레버리지 ETF에 투자할 때는 무엇을 먼저 확인해야 할까요?
단일종목 ETF를 막았더니…왜 코스피 레버리지로 몰렸을까?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자금이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7월 31일부터 예치금 기준을 3000만 원으로 높였습니다.
특정 종목에 레버리지 자금이 지나치게 집중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그런데 투자자들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위험자산 자체에서 빠져나온 것이 아니라 다른 레버리지 상품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두 달간 국내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일평균 리밸런싱
규모를 분석한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규제 이전에는 코스피200·코스닥150 등 대표지수형
상품이 전체 리밸런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44.1%였습니다.
그런데 규제가 시행된 이후 이 비중이 57.3%까지 높아졌습니다.
특히 8월 4일에는 무려 76.5%까지 치솟았습니다.
변화가 상당히 큰데요.
규제 시행일인 7월 31일에는 대표지수형 ETF의 리밸런싱
규모가 약 3조666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처음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ETF의 리밸런싱
규모인 약 3조1262억 원을 넘어선 것입니다.
그동안 단일종목 ETF의 리밸런싱 규모가 대표지수형 상품보다
두 배 이상 많았던 흐름이 규제 이후 완전히 달라진 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고위험 투자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투자 대상만 바뀌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
코스피200·코스닥150 같은 지수형 레버리지 ETF로 이동한 것입니다.
특히 코스피200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따라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직접 선택하기 어려워진 투자자들에게는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가 하나의 대안처럼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규제는 투자자들의 ‘더 높은 수익을 얻고 싶다’는 심리까지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어려워지자 이번에는 지수형 레버리지라는 또 다른 매운맛을 선택한 것입니다.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가 시장 전체를 흔들 수도 있는 이유
여기서 또 하나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코스피200은 이름 그대로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 대표적인 국내 주가지수입니다.
그렇다면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면 자연스럽게
200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구성 비중을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기사 기준으로 코스피200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33.1%, SK하이닉스는 26.5%였습니다.
두 종목의 비중을 합치면 무려 59.5%에 달합니다.
코스피200은 20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지만 실제 지수 움직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인 것입니다.
세 번째로 비중이 높은 종목은 3%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를 샀다고 해서 반드시
‘200개 종목에 골고루 투자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레버리지라는 특성까지 더해지면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가 특별히 위험한 이유
레버리지 ETF는 일반 ETF와 운용 방식부터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레버리지 ETF는 하루 동안 지수가 움직인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이 하루에 1% 상승하면 레버리지
ETF는 약 2% 상승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반대로 지수가 1% 하락하면 약 2% 하락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목표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투자 비중을
다시 조정하는 리밸런싱을 진행합니다.
지수가 움직이면 그에 맞춰 선물이나 주식 등의 비중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특히 장 마감 직전에는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한 매매가 집중될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의 규모가 커질수록 이런 기계적인 매매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움직임이 선물시장과
프로그램 매매 등을 거쳐 다른 코스피200 종목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즉, 개별 종목의 움직임이 단순히 그 종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변동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코스피200의 반도체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레버리지
ETF의 일일 리밸런싱까지 겹치면 이런 현상이 더욱 주목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를 샀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 상품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코스피 레버리지 ETF, 수익률보다 먼저 봐야 할 것
코스피 레버리지 ETF를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2배 수익’이라는 문구가 아닙니다.
무엇의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앞서 살펴봤듯 코스피200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따라서 ‘지수형 ETF니까 분산투자겠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보유 기간입니다.
레버리지 ETF는 장기간의 누적 수익률을 단순하게 두 배로 만들어주는 상품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지수가 하루는 오르고 다음 날 크게 떨어지는 식으로 반복해서 움직이면
실제 누적 수익률은 단순히 지수 수익률에 2를 곱한 결과와 상당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른바 변동성이 커질수록 기대했던 결과와 실제 투자 성과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레버리지 ETF는 단순히 “코스피가 오를 것 같으니까 2배로 투자하면 되겠지”라고
접근해서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 실제 편입 종목의 비중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 하루 단위로 어떤 방식으로 리밸런싱되는지,
그리고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보유할 것인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건 ‘2배 수익’이 아니라 ‘2배 위험’까지 이해하는 것
이번 현상을 보면 한 가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규제가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투자 심리 자체를 없애지는 못했습니다.
자금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에서
코스피200·코스닥150 같은 지수형 레버리지 ETF로 이동했습니다.
하지만 지수형이라고 해서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코스피200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지수 자체가 특정 대형주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레버리지 ETF 특유의 일일 리밸런싱까지 더해지면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레버리지 ETF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벌 수 있느냐’보다
‘얼마나 크게 잃을 수도 있느냐’를 먼저 이해하는 것입니다.
2배의 수익을 기대한다면 2배 수준의 변동성과 손실 가능성도 함께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처럼 특정 대형주에 대한 쏠림이 강하고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라면 더 그렇습니다.
코스피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기 전에는 이름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기초지수,
편입 종목 비중, 레버리지 구조, 일일 리밸런싱 방식,
보유 기간에 따른 위험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운맛 투자’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매운맛을 선택했다면 얼마나 매** 알고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시장에서 레버리지 ETF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만큼,
높은 수익률에만 시선이 쏠리기보다는 그 뒤에 숨어 있는 위험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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