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7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746%,

회사채 무보증 3년 AA- 금리는 연 4.448%에 마감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점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75%입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꽤 큰 차이가 나죠.


국고채 3년물은 기준금리보다 무려 99.6bp, 약 1%포인트 가까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75%인데 왜 시장금리는 3% 후반까지 올라가 있는 걸까?”


여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지금 결정된 금리이고, 시장금리는 앞으로의

금리 움직임을 미리 반영하는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채권시장은 현재 금리만 바라** 않습니다.


앞으로 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경기가 좋아질지 나빠질지,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지 올릴지,

국채가 얼마나 발행될지, 해외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까지 한꺼번에 가격에 반영합니다.


그래서 기준금리가 움직이기 전에 시장금리가 먼저 움직이는 일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실제로 이런 모습은 최근에도 확인됐습니다.


한국은행이 7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오히려 전날보다 1.8bp 하락한 3.848%에 마감했습니다.


기준금리는 올랐는데 시장금리는 내려간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미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예상했던 결정이 나오자 그동안 반영됐던 금리 상승분이 되돌려진 셈입니다.


이게 바로 시장금리를 볼 때 단순히

“기준금리가 올랐으니 대출금리도 오르겠구나”라고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3.746%, 기준금리 2.75%와 왜 다를까?

8월 7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746%였습니다.


전 거래일보다 0.4bp 오른 수준이지만, 하루 변동폭보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기준금리 2.75%와 약 1%포인트 차이가 난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차이를 “한국은행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1%포인트 더 올릴 것”이라고 해석하면 곤란합니다.


국고채 금리는 한국은행이 직접 정하는 숫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고채 금리는 시장에서 채권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결정됩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물론이고 앞으로의 금리 전망, 물가와 경기 전망, 국채 공급량과 수요,

해외 금리, 시장의 위험 선호도 등이 모두 영향을 줍니다.





쉽게 말하면 기준금리가 ‘현재의 정책 금리’​라면

국고채 금리는 ‘시장이 생각하는 미래를 미리 반영한 가격’​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기준금리와 국고채 금리가 다르다고 해서 이상한 상황은 아닙니다.


오히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8월 7일에는 미국 7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둔 상황이었고, 8월 10일 예정된 3조6천억원

규모의 국고채 3년물 입찰도 시장의 수급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이처럼 채권시장은 하루에도 여러 가지 재료를 동시에 반영합니다.


그래서 국고채 금리 3.746%와 기준금리 2.75% 사이의 99.6bp를 단순히

“앞으로 기준금리가 그만큼 더 올라갈 것”이라고 읽는 것은 지나친 해석입니다.








시장금리는 금통위 발표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시장금리가 미래를 먼저 반영한다는 점은 7월 흐름을 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7월 2일 당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50%였습니다.


그런데 국고채 3년물은 이미 3.75%, 회사채 3년 AA-는 4.44%까지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7월 16일 한국은행이 실제로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국고채 3년물은 3.848%로 전날보다 1.8bp 하락했고,

회사채 3년 AA- 역시 4.544%로 1.9bp 내려갔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처음에는 조금 이상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왜 시장금리는 내려가지?”


하지만 시장 입장에서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움직임입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이미 채권 가격에 반영돼 있었다면 실제 발표가 나온 순간에는 새로운 정보가 아닙니다.


오히려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하면 시장금리가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금통위가 무엇을 발표했느냐만이 아니라, 시장이 그 발표를 어떻게 받아들였느냐​입니다.


채권금리는 발표를 기다렸다가 움직이는 후행 지표가 아닙니다.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을 계속 예상하고,

새로운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그 전망을 수정하는 가격입니다.


그래서 한 달 안에서도


‘금리 인상 기대 → 시장금리 상승 → 실제 금리 결정 →

금리 되돌림 → 새로운 경제지표 발표 → 다시 시장금리 조정’


이런 과정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담대 금리는 왜 또 다를까?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나옵니다.


국고채 금리가 움직인다고 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똑같은 폭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주담대에는 각각 다른 금리 경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고정형이나 혼합형 주담대는 은행채 등 시장성 조달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고,

변동형 주담대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국고채 → 주담대


이렇게 단순하게 연결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시장금리와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 코픽스, 가산금리, 우대금리 등이

여러 단계를 거쳐 실제 대출금리에 반영됩니다.


특히 코픽스는 국내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반영해 매월 발표되는 지수입니다.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05%로 전달보다 0.1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시장금리가 움직였다고 해서

내일 바로 모든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똑같이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대출상품에 따라 금리가 다시 계산되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신규 고정형 주담대는 시장의 조달금리가 먼저 움직이면 한국은행의

다음 금리 결정 전에 은행이 제시하는 금리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주담대를 볼 때는 단순히 “기준금리가 올랐나, 내렸나”만 볼 것이 아니라

내 대출의 기준금리가 무엇인지, 언제 다시 금리가 계산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6월 주담대 금리는 4.36%였습니다

실제 은행권 금리를 살펴보면 금리가 모두 같은 방향과 속도로 움직이는 것도 아닙니다.


한국은행의 6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저축성수신금리는 3.08%로

전월보다 0.1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금리는 4.31%로 0.12%포인트 올랐고,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4.36%로 0.0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주담대만 놓고 보면 고정형은 4.53%, 변동형은 4.27%였습니다.


고정형과 변동형 사이에 0.26%포인트, 즉 26bp의 차이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 숫자만 봐도 주담대를 하나의 금리로 묶어서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정형과 변동형은 금리가 움직이는 경로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은행권 주담대 ‘최고 금리’와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신규취급 평균금리도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최고 금리는 특정 조건에서 적용될 수 있는 상단 금리이고, 가중평균금리는

실제 신규 대출 취급분을 평균 낸 값입니다.


따라서 실제 대출을 알아볼 때는 뉴스에 나온 가장 높은 금리보다 본인의 조건을

적용한 실제 제시금리와 월 상환액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회사채 4.448%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기업 입장에서 살펴보겠습니다.


8월 7일 회사채 무보증 3년 AA- 금리는 4.448%였습니다.


같은 날 국고채 3년물이 3.746%였으니 두 금리의 차이는 0.702%포인트입니다.


즉 70.2bp입니다.







이 차이를 흔히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라고 봅니다.


쉽게 말하면 기업이 돈을 빌릴 때는 국고채보다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데,

그 차이에는 기업의 신용위험과 유동성 등에 대한 시장의 보상이 포함됩니다.


국고채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되지만 회사채는

기업의 신용상태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고채 금리가 내려간다고 해서 모든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같은 폭으로 내려가는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국고채 금리는 하락했는데 기업들의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져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된다면 회사채 금리는 생각보다 덜 내려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높아지고 신용 스프레드가 *아지면 국고채 금리가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4.448%라는 숫자가 모든 기업이 실제로 돈을 빌리는 금리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AA- 등급 3년 회사채를 대표하는 시장금리일 뿐이고,

실제 기업의 조달금리는 신용등급과 발행 시점, 만기, 수요예측 결과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국고채 금리만 볼 것이 아니라 ‘국고채 금리 + 신용 스프레드’​를 함께 봐야 합니다.







금리가 내려가도 내 대출금리는 바로 내려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왜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그리고 실제 대출금리가

서로 다른 시점에 움직이는지 조금 더 명확해집니다.


8월 7일 국고채 3년물 3.746%는 그날까지 시장이 반영한 미래 전망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주담대 금리는 여기서 바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대출상품의 기준금리와 은행의 조달비용, 코픽스,

가산금리, 우대금리, 재산정 주기 등을 거쳐 최종 금리가 결정됩니다.


회사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고채 금리에 기업의 신용위험과 시장 상황이 반영된 신용 스프레드가 더해집니다.


그래서 국고채 금리가 오늘 0.1%포인트 내려갔다고 해서 다음 날 주담대 금리와 회사채

금리가 똑같이 0.1%포인트 내려가는 것은 아닙니다.









금리에는 각각의 ‘통로’와 ‘시간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금리 뉴스를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기준금리가 올랐다, 내렸다”가 아닙니다.


주담대를 이용하는 가계라면 내 대출의 기준금리가 무엇인지, 금리가 언제 재산정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기업이라면 국고채 금리뿐 아니라 신용 스프레드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그리고 투자자라면 기준금리라는 현재의 숫자보다 시장금리가 앞으로의 물가와 경기, 통화정책을

어떻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같은 금리 뉴스라도 누구에게나 똑같은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가계는 ‘재산정 주기’를 보고, 기업은 ‘신용 스프레드’를 보고, 투자자는 ‘미래 기대’를 봐야 합니다.


이 차이를 알고 나면 “기준금리는 내렸는데 왜 내 주담대 금리는 그대로지?”

혹은 “기준금리가 올랐는데 왜 채권금리는 내려갔지?” 같은 상황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금리는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장과 상품을 거쳐 움직이는 하나의 흐름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