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 계좌를 열어볼 때마다 한숨부터 나옵니다.


코스피는 크게 흔들리고 있는데, 도대체 어디까지 빠질지 쉽게 감도 잡히지 않는데요.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보통 국내 증시가 이렇게 급락하면 원달러 환율은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달러로 바꾸면서 달러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주식시장은 무너지는데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내려가고 있습니다.


불과 얼마 **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 1,600원 가는 것 아니냐”

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왔는데 말이죠.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1,400원 초반까지 내려왔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불과 한 달 전에는 1,600원을 걱정했는데

원달러 환율은 7월 1일만 해도 1,559원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당시 시장에서는 1,600원 돌파 가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었습니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이 1,407원까지 내려왔습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무려 150원 가까이 떨어진 겁니다.


달러 자산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율만으로도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환율이 빠르게 내려온 걸까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달러를 사려는 힘보다 달러를 팔려는 물량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팔고 있다

최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수출기업들의 네고 물량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네고라는 말이 조금 어렵게 들릴 수 있는데요.


쉽게 말하면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달러로 받은 돈을 국내에서 사용할 원화로 바꾸는 과정입니다.


기업이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게 되면 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겠죠.


그러면 자연스럽게 원달러 환율에는 하락 압력이 생깁니다.


여기에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화 노력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정부는 주요 수출기업들과 외환시장 안정 방안을 논의했고,

이후 수출기업들의 네고 물량과 조선사들의 선물환 매도가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결국 지금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를 사려는 수요보다 달러를 내놓는

공급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SK하이닉스 ADR도 변수였다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SK하이닉스 ADR 상장과 관련된 자금 흐름입니다.


약 40조 원 규모의 자금이 9월까지 순차적으로 풀리면서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여러 가지 요인이 겹친 겁니다.


  •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


그리고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는 대규모 자금 흐름까지.

이런 요인들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의문을 가질 겁니다.


“코스피는 이렇게 빠지는데 왜 환율까지 내려가지?”


일반적으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팔고

달러로 환전해 자금을 회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늘어나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실제로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상당 규모 순매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에도 불구하고 수출기업과 역외 투자자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공급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환율이 내려가고 있는 셈입니다.






코스피 하락하면 환율 상승? 항상 맞는 공식은 아닙니다

투자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단순한 공식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코스피 하락 = 원달러 환율 상승


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환율은 국내 주식시장 수급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달러 자체의 방향,
  • 수출기업의 환전 물량,
  • 외국인 자금 흐름,
  • 해외 투자자들의 달러 거래,


그리고 정부의 외환시장 정책까지 여러 요소가 동시에 영향을 줍니다.


이번 상황 역시 그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원달러 환율은 어디까지 내려갈까?


개인적으로는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1,300원대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원화 강세 요인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환율이 무조건 낮아지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처럼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많은 경제 구조에서는 원화가 지나치게

강해질 경우 수출기업의 원화 환산 이익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환율이 너무 높아지면 수입 물가와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고요.






결국 중요한 건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움직이지 않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1,360~1,440원 정도의 범위에서 움직이는 것이

시장 전체로 봤을 때 비교적 안정적인 구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환율은 미국 금리와 달러 흐름, 지정학적 변수 등에 따라 언제든 방향이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단순히


“코스피가 폭락했으니 환율은 당연히 오른다.”


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외환시장에서는 누가 달러를 사고 있고, 누가 달러를 팔고 있는가?”


를 보는 게 더 중요해 보입니다.


주식시장과 환율이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지금 같은 시기야말로 숫자 하나보다

자금의 흐름을 함께 봐야 하는 시장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