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믿기 힘든 계좌가 올라왔습니다.
실현손익 -9억 8,780만 원.
단 하루인 7월 29일에만 5억 1,972만 원이 사라졌고, 수익률은 -49.38%였습니다.
투자 대상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였습니다.
같은 날에는 "평단 4만 원이라 지금 가격에서 3배는 올라야 본전입니다."라는 글도 올라왔죠.
이처럼 큰 손실 사례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이런 상품을 왜 허용했냐"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 사태는 정부만의 책임일까요?
저 역시 과거 레버리지 투자로 청산을 여러 번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출시 50일 만에 11조 원이 몰린 단일종목 레버리지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지난 5월 27일 국내 증시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한 종목의
하루 주가 움직임을 2배로 따라가는 상품입니다.
주가가 5% 오르면 10%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5% 떨어지면 10%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상장 첫날 약 4조 4천억 원이던 시가총액은 불과 50일 만에 11조 9천억 원까지 커졌고,
한때 전체 ETF 거래대금의 38%를 차지할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시장에 엄청난 자금이 몰렸다는 뜻입니다.
정부의 책임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정부가 비판받는 이유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워낙 큰 시장입니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만 합쳐도 코스피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죠.
이런 상황에서 특정 종목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에 막대한 자금이 몰리면,
ETF가 원래 주식의 움직임까지 흔들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7월 28일 코스피는 10% 넘게 급락했고, 다음 날에도 5% 이상 하락했습니다.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정도로 시장은 크게 흔들렸습니다.
결국 정부는 7월 16일 신규 상장을 중단하고
기본예탁금을 3천만 원으로 올리는 규제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장이 크게 흔들린 뒤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은 정부의 준비 부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 구조상 충분히 예상 가능한 위험이었는데도 뒤늦게 대응한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하지만 매수 버튼은 결국 우리가 눌렀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정부에게만 돌리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사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위험한 상품이라는 사실은 출시 전부터 이미 알려져 있었습니다.
2배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은 반대로 2배의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니까요.
여기에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레버리지 상품의 '음의 복리 효과'입니다.
레버리지 ETF는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과정이 반복되면,
원래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투자금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즉, 장기간 보유할수록 생각보다 불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저도 레버리지 상품이 처음 출시됐을 때
이런 위험성을 따로 정리해 제 블로그에 포스팅한 적이 있었는데,
최근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런 구조조차 모르고 투자한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신용융자까지 이용해 투자 비중을 키웠다면 그 역시 투자자의 선택입니다.
고점에서 매수한 것도 결국 자신의 판단이었죠.
최근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에서만 약 5조 6천억 원이 증발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제도적인 문제도 있었겠지만, 그 손실의 상당 부분은
과도한 욕심과 위험 관리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비판하되, 기대지는 말아야 합니다
물론 정부가 충분한 검토 없이 상품을 허용한 점은 분명 비판받아야 합니다.
투자 경험이 부족한 개인들이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시장에 뛰어든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결국 누구도 내 손실을 대신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정부도, 증권사도, 전문가도 마지막 손실은 대신 메워주지 않습니다.
결국 살아남는 투자자는 자신이 이해하는 상품에만 투자하고,
감당 가능한 금액만 투자하는 사람입니다.
잃어도 생활이 흔들리지 않는 돈으로 투자하고, 충분히 공부한 뒤 매수하는 것.
이보다 확실한 투자 원칙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을 단순히 남 탓으로 끝내기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배우는 계기로 삼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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