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은 부동산 세제의 방향을 통째로 틀어놓았다는 점에서, 지금 내 집 마련을 준비하거나 갈아타기를 검토하는 사람이라면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다. 핵심만 먼저 말하면, 종부세는 주택 수 기준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바뀌고, 양도세는 보유 중심에서 거주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다. 이 두 가지가 앞으로 몇 년간 세금의 방향을 결정하는 새로운 기준이 된다.
종부세, 몇 채가 아니라 얼마짜리인지가 기준이 된다
지금까지 종부세는 2주택 이하와 3주택 이상을 나눠서 세율을 다르게 매겼다.
그러다 보니 10억짜리 세 채를 가진 사람이 30억짜리 한 채를 가진 사람보다 세금을 더 내는 역전 현상이 있었다.
이번 개편으로 이 방식이 바뀐다. 2027년에 중간 단계를 거쳐 2028년부터는 1주택자와 다주택자 구분 없이 같은 세율표를 적용한다. 이제는 몇 채를 가졌는지가 아니라 전체 주택가액이 얼마인지가 세금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 거다.
실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가 12억에서 14억으로 오른다
실거주하는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가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된다. 시가로 따지면 대략 20억원 수준이다.
즉 실거주 1주택자는 시가 20억까지는 사실상 종부세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반면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오히려 12억에서 9억으로 낮아진다. 시가로는 13억 정도다.
다주택자 기본공제도 9억에서 4억으로 낮아지고, 나머지 5억은 거주 주택가액 비중만큼만 인정받는 구조로 바뀐다.
결국 같은 1주택이라도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공제 폭이 완전히 갈리게 된 셈이다.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오른다.
1세대 1주택자는 지금 60%에서 70%까지 오르고, 3주택 이상이나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는 내년 70%, 2028년에는 80%까지 단계적으로 올라간다.
시가 40억이 진짜 분기점
세부담이 어떻게 갈리는지가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시가 20억에서 30억 구간은 종부세가 오히려 줄어들고, 30억에서 40억 구간은 큰 변동 없이 유지된다.
진짜 변화는 시가 40억을 넘는 순간부터다. 전국 공동주택 중 상위 0.4퍼센트, 약 6만5천 호에 해당하는 이 구간부터 과세가 정상화되면서 세부담이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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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예시를 보면 체감이 확실히 온다.
시가 46억원 주택은 지금 과세표준 6억에서 12억 구간에 걸려 1.0퍼센트 세율을 적용받는데, 내년에는 과세표준 자체가 12억에서 25억 구간으로 올라가면서 세율도 1.5퍼센트로 오른다.
2028년에는 같은 구간 세율이 2.0퍼센트까지 오른다. 이 때문에 46억 주택의 종부세는 내년에 27.4퍼센트, 2028년에는 29.6퍼센트 늘어날 전망이다. 시가 50억 주택은 내년 29.2퍼센트, 2028년에는 39.4퍼센트까지 늘어난다. 초고가로 갈수록 증가 폭이 커지는 구조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양도세, 장특공제가 보유에서 거주 중심으로 바뀐다
양도세 쪽 변화도 크다. 지금까지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는 10년 이상 보유하고 거주하면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 각각에 따라 최대 80퍼센트까지 공제받는 구조였다.
이 제도가 장기거주소득공제와 장기보유소득공제로 나뉘고, 주택은 보유 기간 공제를 단계적으로 없애고 거주 기간 공제 중심으로 재편된다.
2028년에는 보유 최대 20퍼센트, 거주 최대 60퍼센트로 조정되고, 2029년에는 보유 공제가 아예 폐지되고 거주 기간 공제만 최대 80퍼센트 적용된다. 여기에 전체 공제액 한도가 새로 생긴다.
2028년에는 20억원, 2029년 이후로는 10억원까지만 공제를 인정한다. 오래 보유만 하고 거주는 안 한 초고가 주택일수록 이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뜻이다.
1주택자 종부세 세액공제도 비슷한 방향으로 간다. 지금은 고령자 공제와 보유기간 공제를 합쳐 최대 80퍼센트까지 인정하는데, 앞으로는 고령자 공제와 거주기간 공제 체계로 바뀌고 한도도 2027년 800만원, 2028년 이후 600만원으로 줄어든다.
다주택자한테는 숨 쉴 틈도 하나 생겼다
이번 개편이 다주택자한테 부담만 주는 건 아니다.
조정대상지역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해서, 2027년에는 5에서 10퍼센트포인트, 2028년에는 10에서 15퍼센트포인트를 낮춰준다.
올해 이미 중과가 적용된 양도분까지 소급해서 포함된다니, 그동안 세금 때문에 못 팔고 버티던 다주택자한테는 매도할 기회를 열어주는 셈이다.
일시적 2주택자 특례 기간은 반대로 조여진다. 조정대상지역 기준으로 지금 3년인 처분 기한이 2년으로 단축된다. 갈아타기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 기간이 줄어든 걸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이 밖에 65세 이상이면서 5년 이상 거주한 1주택자가 수도권 집을 팔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하면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도 새로 생긴다. 2027년에는 5억 한도로 50퍼센트, 2028년에는 3억 한도로 30퍼센트를 깎아준다.
이번 개편을 관통하는 흐름은 명확하다. 실제로 그 집에 사느냐가 세금의 유불리를 가르는 가장 큰 기준이 됐다는 거다.
실거주하는 20억 이하 1주택자는 이번 개편으로 오히려 부담이 줄어드는 쪽에 서게 됐고, 반대로 실거주 없이 초고가 주택 한 채에 자산을 몰아둔 사람이나 다주택 상태로 오래 버틴 사람은 부담이 늘어나는 쪽에 서게 됐다.
결론: 집을 투자 대상으로 ** 말고 실거주를 하라.
그러니 지금 갈아타기나 매수를 고민하고 있다면, 실거주 요건을 판단의 맨 앞에 두는 게 맞다.
시가 40억을 넘는 자산을 갖고 있다면 이번 개편이 자산을 어떻게 재편할지 다시 생각해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몇 년 안에 매도를 고민 중이라면, 장특공제 공제 한도가 2028년과 2029년에 걸쳐 신설되는 만큼 매도 타이밍 계산 자체를 다시 짜야 한다.
다주택자라면 이번에 한시적으로 열리는 중과 완화 구간을 처분 계획에 넣어볼 만하다.
✔마치며✔
이번 세제개편안은 자산을 판단하는 기준선을 옮겨놓았다.
주택 수에서 주택가액으로, 보유에서 거주로. 이 두 축의 이동이 앞으로 몇 년간 내 자산이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결정한다.
*다만 발표된 개편안이고, 실제 시행까지는 세법 개정과 국회 논의를 거쳐야 한다. 세부 내용은 계속 조정될 수 있으니 기획재정부 공식 발표로 다시 확인하고, 내 상황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개별적으로 꼭 점검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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