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엔화 환율은 끝없이 추락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원화 기준으로는 880원대까지 밀렸고,

시장에서는 심지어 70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을 정도였죠.


그런데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었습니다.


7월 30일을 기점으로 단 3일 만에 엔/달러 환율이 163엔에서 155엔 수준까지 급락했는데요.

환율이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크게 움직이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이 정도 변동이라면 단순한 시장 흐름이라기보다 누군가

강하게 개입했을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내용을 살펴보니 미국과 일본이 외환시장에 함께 움직인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엔화 환율이 갑자기 반등한 이유


최근까지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일본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었습니다.


일본은 오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경제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데,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 물가와 금융시장 모두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은행은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환율을 방어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본만 움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미국 재무부와 일본 재무성이 함께 외환시장에 개입해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한 것입니다.


무려 약 30년 만에 이뤄진 양국의 공조 개입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도 상당했습니다.

그 결과 단기간에 엔화 매수세가 몰리면서 환율 흐름도 빠르게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왜 일본을 도왔을까?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왜 미국이 일본을 도와줬을까?'


그 배경에는 미국이 가장 민감하게 바라보는 미국 국채 시장이 있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국채 금리가 크게 오르는 상황을 원하지 않습니다.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정부의 이자 부담도 커지고

금융시장 전체에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일본이 세계에서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 중 하나라는 점입니다.


만약 일본이 엔화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매도한다면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커집니다.


결국 미국 입장에서는 일본이 국채를 팔기 전에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엔화를 안정시키는 것이 더 유리한 선택이었던 셈입니다.


즉, 미국과 일본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환율을 흔들었다


이번 엔화 강세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 있습니다.


바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입니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를 빌린 뒤 미국 등 해외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그런데 엔화가 갑자기 강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해외 자산을 매도하고 다시 엔화를 사들이는 움직임이 한꺼번에 나타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엔화 매수세가 더욱 강해졌고, 환율 변동도 예상보다 훨씬 크게 확대됐습니다.





일본은행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이번 움직임을 통해 일본은행은 시장에 강한 신호를 보냈습니다.


"더 이상 엔화 약세를 방치하지 않겠다."


실제 외환시장 개입뿐 아니라 앞으로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엔화 가치 회복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만약 미국 금리는 유지되고 일본 금리만 점진적으로 올라간다면

두 나라의 금리 차이는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엔화의 투자 매력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엔화 환율은 어떻게 될까?


이번 공조 개입은 단기적으로는 분명 효과를 보여줬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엔화 강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미국은 국채 금리 상승을 막고 싶고, 일본은 엔화 가치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앞으로도 계속 맞아떨어질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장기적으로 일본이 결국 일부 미국 국채를 매도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전망일 뿐이며,

앞으로 미국의 금리 정책과 일본은행의 추가 대응에 따라 시장 분위기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참고하실 점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달러/엔(USD/JPY) 환율 기준으로 설명했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했다'고 표현했습니다.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보는 원/엔 환율 기준으로는

엔화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