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는 낮은 수수료 덕분에 장기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상품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ETF는 비용이 거의 안 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은행에서 ETF를 사면 수수료가 증권사보다 최대 7배 비싸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과연 정말 그럴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일부 비교에서는 맞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모든 ETF나 모든 은행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ETF를 매수하느냐입니다.
'수수료 7배'는 어디서 나온 숫자일까?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온라인으로 개설한 연금저축계좌의
ETF 거래수수료는 0.01~0.015%, 영업점에서 개설한 계좌는 0.1~0.2% 수준으로 제시됐습니다.
가장 많이 비교되는 수치인 0.015%와 0.1%를 비교하면 약 6.7배 차이가 납니다.
여기서 반올림된 표현이 바로 '수수료 7배'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가 모든 투자자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수수료 0.01%와 영업점 0.2%를 비교하면 차이는 20배까지 벌어질 수도 있고,
반대로 금융회사별 할인 이벤트에 따라 차이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즉, 7배는 대표적인 비교 사례일 뿐 고정된 수수료율은 아닙니다.
1억 원 투자하면 실제 얼마나 차이 날까?
퍼센트로 보면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1억 원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온라인에서 거래수수료가 0.015%라면 약 1만5천 원입니다.
반면 영업점 계좌에서 0.1%가 적용되면 10만 원이 발생합니다.
같은 ETF를 같은 금액으로 매수했는데도 8만5천 원 정도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은행의 특정금전신탁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거래수수료 외에도
신탁수수료, 중도해지수수료 등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결국 투자자가 실제 부담하는 비용은 거래수수료 하나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ETF 총보수와 거래수수료는 전혀 다른 비용입니다
ETF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ETF 총보수와 거래수수료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두 비용은 완전히 다릅니다.
ETF 총보수는 운용사가 ETF를 관리하는 비용으로,
투자자가 직접 내는 것이 아니라 ETF 가격에 자연스럽게 반영됩니다.
반면 거래수수료는 ETF를 사고팔 때 증권사나 판매사에 지급하는 비용입니다.
은행 신탁상품이라면 여기에 신탁수수료까지 더해질 수 있습니다.
즉,
- ETF 총보수
- 거래수수료
- 신탁수수료
- 중도해지수수료
이 네 가지는 각각 따로 확인해야 하는 비용입니다.
ETF 총보수가 낮다고 해서 전체 투자 비용도 낮다고 단정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1억 원 계좌에서는 비용 차이가 더 크게 보입니다
1억 원 투자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차이가 더욱 분명해집니다.
예를 들어
- 온라인 거래수수료 0.015% → 약 1만5천 원
- 영업점 거래수수료 0.1% → 약 10만 원
여기까지만 비교해도 차이는 꽤 큽니다.
만약 여기에 연간 신탁수수료가 추가된다면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모든 비용을 한 번에 더해서 "무조건 얼마가 든다"고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거래수수료는 매매할 때 발생하고,
신탁수수료는 계약 조건이나 보유 기간에 따라 달라지며,
중도해지수수료는 실제로 중도 해지했을 때만 부과됩니다.
결국 계약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금융감독원이 주목한 것은 수수료보다 '설명'이었습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은행 영업점을 대상으로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했습니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은행은 상품 위험성에 대한 설명은 했지만,
은행 신탁과 증권사 직접 거래의 차이, 추가 비용, 실시간 거래 제한 등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던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은행에서는 ETF를 실시간으로 직접 사고파는 방식이 아니라
신탁을 통해 주문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 실시간 체결이 어려울 수 있고
- 지정가 주문이 제한될 수 있으며
주문과 실제 체결 가격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설명받지 못했다면 투자자는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나 불편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은행 ETF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은행을 통한 ETF 투자가 무조건 손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은행은 상담 서비스와 자산관리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만큼 그에 대한 비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가 이러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선택했다면
추가 비용은 서비스 이용료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비용 자체가 아니라 투자자가 그 차이를 제대로 알고 선택했는지입니다.
ETF는 분명 수수료가 낮은 투자상품입니다.
하지만 어떤 ETF를 사느냐보다 어디에서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실제 투자 비용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은행을 통해 가입하는 경우에는 거래수수료뿐 아니라
신탁수수료, 매매 방식, 체결 시간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좋은 투자는 단순히 수익률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숨겨진 비용까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같은 ETF라도 투자 경로에 따라 내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돈은 생각보다 훨씬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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