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수 ETF는 많은 투자자들이 가장 안정적인 장기 투자 방법으로 꼽습니다.
S&P500이나 나스닥100 같은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매수한 뒤 오랫동안 보유하는 방식인데요.
특히 퇴직연금이나 IRP처럼 절세 계좌를 활용해 투자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개별 종목처럼 실적이나 악재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마음 편한 투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최근 이런 이야기가 자주 들립니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퇴직연금이 10% 가까이 줄었어요."
주식을 판 것도 아니고, 미국 증시가 폭락한 것도 아닌데 계좌가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범인은 미국 주식이 아니라 '환율'이었습니다
이번 손실의 가장 큰 원인은 원·달러 환율 급락입니다.
7월 초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550원대를 기록했지만,
한 달 만에 1,430원대로 내려왔습니다.
장중에는 1,418.39원까지 하락하며 올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 7월 최고치 : 1,559.89원
* 7월 최저치 : 1,418.39원
* 최대 하락률 : 약 9.07%
불과 한 달 사이 환율이 거의 10% 가까이 떨어진 셈입니다.
이 정도 변화라면 미국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도 계좌
평가금액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미국 주식이 그대로여도 손실이 나는 이유
미국 주식이나 미국 ETF는 결국 달러 자산입니다.
우리 계좌에는 원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주가뿐 아니라 환율까지 함께 반영됩니다.
예를 들어 미국 주가가 전혀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달러 자산이라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은 줄어들게 됩니다.
특히 환헤지를 하지 않는 ETF라면 이런 환율 변동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1,550원에서 1,437원으로
하락하면 환율만으로도 평가금액이 약 7% 이상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여기에 미국 증시까지 소폭 조정을 받았다면 체감 손실은 훨씬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실제 ETF 수익률 차이도 컸습니다
같은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상품이라도 결과는 달랐습니다.
미국에 상장된 QQQ는 약 7% 정도 하락했지만,
국내에 상장된 나스닥100 ETF는 12% 넘게 빠진 상품도 나왔습니다.
약 5% 수준의 차이가 발생한 셈인데요.
이 차이의 상당 부분은 환율 영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이나 IRP 계좌에서 미국 ETF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예상보다 큰 손실을 경험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원화는 왜 갑자기 강세를 보였을까?
환율은 하나의 이유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번 원화 강세 역시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했습니다.
먼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다소 매파적인 결과로 해석됐고,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다시 거론됐습니다.
한편 일본은행(BOJ)의 정책과 엔화 움직임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달러당 164엔까지 치솟았던 환율이 단기간에 160엔 초반으로 내려오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였고, 이는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에 힘을 실었습니다.
여기에 국내 수급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있습니다.
* SK하이닉스 ADR 상장에 따른 대규모 환전 수요
* 조선업체 수주 대금 유입
* 월말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
*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확대
특히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 ADR 상장에 따른 환전 물량이
원화 강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앞으로도 원화 강세가 이어질까?
이 질문에 대해 확실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환율은 금리와 경제지표, 투자심리, 국제 정세까지 수많은 변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눈여겨봐야 할 일정들이 있습니다.
SK하이닉스 ADR 관련 환전 물량은 8~9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은 원화 강세를 지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반대로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금리 정책입니다.
현재 시장은 9월 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습니다.
만약 실제로 금리가 인상된다면 달러 강세가 다시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도 반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투자에서 더 중요한 것은 '환율'입니다
많은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만 바라봅니다.
하지만 해외 자산에 투자할 때는 주가와 환율을 함께 봐야
진짜 수익률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퇴직연금이나 IRP처럼 장기 투자 계좌를 운용하고 있다면
환율은 생각보다 훨씬 큰 변수입니다.
앞으로도 환율 방향을 정확히 맞히려 하기보다는
내 자산이 환율 변동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 주식이 올랐는데도 계좌가 줄어들 수 있고,
반대로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아도 환율 덕분에 수익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해외 투자는 주가만이 아니라 환율까지 함께 투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두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현명한 투자 습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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