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근처도 얼씬 거리지 않겠습니다. 제발 원금만 돌려주세요."


두 달 전, 곱버스 ETF에 투자한 뒤 이런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번은 했던 것 같습니다.


6월 13일에도 곱버스가 얼마나 위험한 상품인지 글을 올렸는데,

그 이후로는 정말 쉽지 않은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자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결국 7월 28일, 코스피가 6,000선 근처까지 내려온 뒤에야 겨우 곱버스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왜 하필 곱버스를 샀을까?


평소 저는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꽤 낙관적인 편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결국 우상향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번 코스피 상승은 솔직히 조금 과열됐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뒤 주변에서

 "지금 안 사면 늦는다"는 분위기가 점점 강해졌습니다.


주변 사람들까지 FOMO(나만 뒤처질 것 같은 불안감)에 빠지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조정이 얼마 남지 않은 것 아닐까?"


그 순간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선택을 했습니다.


바로 코스피 하락에 2배로 투자하는 곱버스 ETF를 매수한 것입니다.







시작할 땐 정말 확신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코스피가 더 올라가더라도 8,000선까지는 분할매수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이유도 분명했습니다.


* 레버리지 ETF 출시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 주변에서 "무조건 오른다"는 이야기가 계속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 코로나 이후 상승장 막바지에 활동하던 유명 투자 유튜버들이 다시 활발하게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저는 기업 실적보다 시장 분위기와 

외국인 수급 변화에 더 무게를 두고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판단은 너무 성급했습니다.







코스피는 더 올랐고, 제 계좌는 더 빠졌습니다


곱버스를 산 뒤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시장은 제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코스피는 계속 상승했고 결국 9,300선을 넘어섰습니다.


더 힘들었던 건 상승만 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시장은 하루에도 몇 퍼센트씩 오르락내리락하는 큰 변동성을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계좌는 계속 줄어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레버리지 ETF의 '음의 복리 효과' 때문이었습니다.







곱버스에서 가장 무서운 건 '음의 복리 효과'


많은 사람들이 레버리지 ETF를 보면 수익이 두 배라는 점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손실 구조는 생각보다 훨씬 무섭습니다.


예를 들어 곱버스 가격이 100원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코스피가 하루에 10% 상승하면 곱버스는 약 20% 하락해 80원이 됩니다.


그다음 날 코스피가 다시 10% 하락하면 곱버스는 

약 20% 오르지만 80원의 20%만 오르기 때문에 가격은 96원이 됩니다.


결국 시장은 원래 자리 근처로 돌아왔는데도 

내 계좌는 100원이 아니라 96원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음의 복리 효과입니다.


시장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계속 흔들릴수록 손실은 점점 커질 수 있습니다.







변동성이 클수록 더 위험했습니다


이번 시장은 하루에도 몇 퍼센트씩 오르내리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이런 장에서는 곱버스가 가장 불리합니다.


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계좌는 조금씩 깎여 나가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코스피 7,300~7,400 부근에서 곱버스를 매수했지만, 

결국 코스피가 6,000선 근처까지 내려온 뒤에야 겨우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예상은 맞았을지 몰라도 투자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결국 선택한 것은 '탈출'


주변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했습니다.


"더 떨어질 것 같은데 그냥 들고 있으면 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제 대답은 단 하나였습니다.


"아니요."


하루에도 5%씩 움직이는 시장을 계속 지켜보는 스트레스가 너무 컸습니다.


매번 "이제 본전이겠지" 싶으면 다시 반대로 움직였고, 

손실은 계속 반복됐습니다.


수익보다 정신적인 피로감이 훨씬 컸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곱버스를 고민하고 있다면


혹시 지금 폭락장을 예상하며 곱버스를 매수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레버리지 ETF를 처음 투자해볼까 고민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먼저 스스로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나는 손절도, 익절도 원칙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인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답할 수 없다면 

레버리지 ETF는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투자일 수 있습니다.


만약 투자한다면 처음부터 큰 금액보다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소액으로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번 곱버스 투자는 제게 정말 큰 공부가 됐습니다.


시장 방향을 맞히는 것과 실제로 수익을 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사실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무엇보다 레버리지 ETF는 방향만 맞으면 되는 상품이 아니라 

변동성까지 이겨내야 하는 투자 상품이라는 점을 몸소 경험했습니다.


이제는 다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려고 합니다.


곱버스는 제 투자 인생에서 잊지 못할 경험으로 남겠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저는 당분간 곱버스 근처에는 정말 얼씬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