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투형입니다.


국내 증시와 정부의 정책 방향을 보고 있으면 유권자이자 개인 투자자의 한 사람으로서 답답함과 화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최근 시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1. 코스피 9000 달성, 과연 정부의 공인가?

코스피가 역대급 상승세를 기록한 것을 두고 정부에서는 자신들의 밸류업 정책 덕분이라며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습니다.


물론 밸류업이라는 정책적 방향성이 시장 심리에 일부 긍정적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주가 상승을 이끈 동력이 무엇입니까? 글로벌 AI 붐을 타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들의 실적이 어마무시하게 폭발했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이 피땀 흘려 실적을 만들어내 주가를 올린 것인데, 정부가 마치 순전히 자신들의 치적인 양 숟가락을 얹는 모습을 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정책의 효과가 일부 있었다 치더라도, 시장의 메가트렌드에 얹혀 간 수준에 불과한 정책을 두고 스스로를 과도하게 찬양하는 모습은 시장 참여자들을 기만하는 행태입니다.


2.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폭주: 오를 땐 내 공, 터지면 남 탓?

시장의 변동성을 극단으로 몰고 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파문 역시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밝혀졌듯, 무리한 정책 압박 속에서 해당 상품은 충분한 검증 없이 예정보다 조기에 출시되었습니다.


파생상품 시장의 거래량이 코스닥을 넘어서고, 파생 시장이 현물 시장을 흔드는 '웩더독(Wag the dog)' 현상이 일상화되었습니다. 해외 주요 언론들조차 "한국 증시가 극단적인 투기판으로 변질되었다"고 경고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조기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도 시행 시기를 뒤로 미루며 방관하고 있습니다. 뒤늦게 내놓는 규제책조차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코스피가 오를 때는 자신들의 정책 덕이라며 온갖 생색을 내더니, 정작 부작용으로 시장이 난장판이 되자 나 몰라라 입을 닫는 모습이 과연 위정자들이 보여줄 태도인지 묻고 싶습니다.


3. 코스닥 밸류업에 대한 신뢰는 이미 바닥이다

코스피뿐만 아니라 코스닥도 밸류업하겠다고 공언했던 정부의 약속은 어디로 갔습니까?


지금 코스닥 시장에서 정부가 한 일이라곤 동전주 퇴출 같은 형식적인 정비 외에 사실상 방치 수준입니다. 코스피가 대형 반도체주 중심으로 급등하자 코스닥은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주식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내걸었다면, 소외된 코스닥 시장을 어떻게 체질 개선하고 살려낼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합니다. 말로만 밸류업을 외치고 행동은 전무하니 시장의 신뢰가 바닥을 치는 것입니다.


4. 기업 투자 발표에 정치가 왜 끼어드는가 (호남 투자 & SF AI 서밋)

기업의 투자는 기업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지극히 민간의 영역입니다. 그런데 왜 정부와 정치권이 권력을 이용해 삼전, 하이닉스 같은 민간 기업의 투자 발표를 정치적 이벤트로 소비합니까?


호남 반도체 투자 건만 봐도 그렇습니다. 기업이 경영 효율성과 전력·용수 등 인프라를 고려해 결정해야 할 투자 건에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다는 인상을 주는 순간, 글로벌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투명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리는 기업에 선뜻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샌프란시스코 AI 서밋 참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증시가 레버리지 폭주와 수급 왜곡으로 난장판이 되어 가는데, 기업 간 협의된 비즈니스 성과를 자신들의 정치적 치적으로 포장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해야 할 본연의 임무는 국가 외교와 제도적 기틀을 잡는 일입니다. 기업 간 협력은 기업에 맡겨두고, 정부는 그저 뒤에서 제도적 지원만 해주면 될 일입니다.


5. 초과이익 환수제 논의: 자본주의의 기본을 흔드는 행정 편의주의

최근 논의되는 초과이익 환수제라는 개념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를 부정하는 괴상한 논리입니다. 기업이란 본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존재하는데,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초과 이익이란 말입니까?


투자자 관점에서 생각해 보십시오. 열심히 혁신하고 노력해서 이익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더니, 국가가 그것을 초과이익이라 규정하고 걷어간다면 어느 투자자가 그 기업의 주식을 사겠습니까? 기업의 성장 유인을 뿌리째 뽑아버리고 주가를 스스로 누르겠다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한편으로는 밸류업을 외치는 이율배판적인 태도에 허탈감마저 듭니다.


6. 주투형 VIEW

지금 우리 증시는 레버리지 폭주, 수급 왜곡, 거래소의 도박판화로 그야말로 총체적 난장판 상태입니다.


정부는 더 이상 기업 간의 협의나 민간 투자의 공을 빼앗아 정치적 쇼로 활용할 생각을 접어야 합니다. 기업들이 알아서 할 일은 제발 기업 자율에 내버려 두십시오. 지금 정부가 사활을 걸어야 할 본연의 임무는 숟가락 얹기가 아니라 국내 증시의 긴급한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특히 오를 땐 정부의 밸류업 덕분이라며 온갖 생색을 내고, 문제가 생기면 시장 탓으로 돌리며 쏙 빠져나가는 그 치졸한 책임 회피를 그만두어야 합니다. 부동산 정책 등에서 국민에게는 잣대를 엄대하면서 정작 본인들의 과오는 눈감아주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면, 시장과 투자자들의 신뢰는 완전히 깨질 것입니다.


정부가 진정 주식시장을 살리고 싶다면, 겉치레 행사장에 얼굴을 내밀 시간에 투기판이 되어버린 증시 구조부터 바로잡아야합니다. 공은 시장으로 돌리고, 결과에는 무겁게 책임을 지는 당당한 태도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