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전까지 주가가 오르려면 결국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PER이나 PBR 같은 밸류에이션 지표를 가장 중요하게 봤고,

수급으로 인한 급등이나 급락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를 찾아간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드는 일이 생겼습니다.


놀랍게도 그 변화는 뉴스보다 제 주변에서 먼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 주변에서 시작된 이상한 변화


제 주변에는 삼성전자 주식을 매달 1주씩 꾸준히 모아온 친구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이라는 믿음 하나로 3년, 길게는 5년 가까이 적립식으로 투자한 사람들이었죠.


최근 삼성전자가 크게 오르면서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천만 원 이상의 평가수익을 기록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모두가 만족스러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불과 한 달 전부터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친구들이 하나둘 삼성전자 주식을 팔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 현금화한 것이 아니라 모두 같은 곳으로 향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였습니다.


당시 시장에는 "삼성전자 목표가 50만 원", "이번에는 다르다",

"마지막 기회다" 같은 이야기들이 넘쳐났습니다.


유튜브와 뉴스에서도 연일 장밋빛 전망이 이어졌고, 주변에서도

"이번 기회만 잡으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갔습니다.


저는 "이미 많이 오른 상태인데 이렇게 한 번에 투자하는 건 위험하지 않을까?"라고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비슷했습니다.


"50만 원만 가도 집 한 채는 살 수 있다."


그때부터 저는 시장 분위기가 조금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삼성전자보다 레버리지 ETF가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


솔직히 지금은 삼성전자 주가를 예전처럼 단순하게 분석하기가 어렵습니다.


실적만 놓고 보면 크게 나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한 악재가 나온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주가는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결국 가장 큰 변수는 수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인은 계속 매도하고 있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도 예전만큼 강하게 받아주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까지 등장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본주보다 레버리지 상품으로 더 많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한동안은 삼성전자보다 레버리지 ETF 거래량이 더 많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모습은 과거 국내 증시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습니다.






FOMO가 시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장 무서운 것은 FOMO(나만 기회를 놓칠 것 같은 두려움)였습니다.


상승장이 이어지자 많은 투자자들이 "이번만큼은 놓치면 안 된다"는 심리로 레버리지 ETF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레버리지가 항상 수익만 키워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주가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면 손실도 훨씬 빠르게 커집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서도 레버리지 ETF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었습니다.


  • 첫 번째는 손실이 너무 커져 팔지도 못한 채 버티는 사람.
  • 두 번째는 결국 손절하고 시장을 떠난 사람.


결과적으로 두 경우 모두 추가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흐름은 결국 시장 전체의 매수세를 약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도 눈여겨볼 부분


최근 차트를 보면 거래량도 이전보다 점점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외국인은 계속 매도하고 있지만 이를 받아줄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는 예전만큼 강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되는 모습입니다.


주가는 결국 수급과 심리가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기업이라고 해서 항상 주가가 오르는 것도 아니고,


실적이 좋아도 시장 분위기가 받쳐주지 못하면 기대만큼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봐야 할까?


개인적으로 삼성전자라는 기업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경쟁력이 충분한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시장은 기업 가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너무 많습니다.


외국인의 매도세, 개인 투자자의 레버리지 쏠림, 기관의 제한적인 매수 여력,

그리고 글로벌 변수까지 여러 요소가 동시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무리하게 방향을 예측하기보다 시장의 흐름을 조금 더 차분하게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기업이라고 해서 언제나 좋은 투자 타이밍인 것은 아닙니다.


투자는 결국 얼마나 좋은 종목을 고르느냐보다,

어떤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느냐가 더 중요한 순간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