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중공업이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단연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누적 수주입니다.
연간 수주 목표의 70% 이상을 이미 채우면서 "올해 실적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정작 2분기 실적이 발표된 뒤에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수주는 순조롭게 늘었는데도 일부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낮췄기 때문입니다.
좋은 소식이 이어졌는데도 목표주가가 내려간 이유는 무엇일까요?
핵심은 수주 규모보다 그 수주가 얼마나 빠르게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삼성중공업, 누적 수주 100억 달러 돌파
삼성중공업은 7월 초 원유운반선 2척을 추가 수주하면서 올해 누적 신규 수주가 1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인 139억 달러의 약 71.9%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상반기가 조금 지난 시점에서 목표의 70% 이상을 채웠다는 점만 봐도 수주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입니다.
현재 수주 내역은
* 상선 32척
* FLNG(부유식 LNG 생산설비) 2기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상선뿐 아니라 대형 해양플랜트까지 고르게 확보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100억 달러가 올해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의미하는 숫자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수주는 앞으로 수행해야 할 일감을 확보했다는 의미일 뿐, 실제 실적은 건조가 진행되면서 여러 해에 걸쳐 반영됩니다.
수주가 많아도 바로 실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조선업은 계약과 실적 사이의 시간차가 매우 큰 산업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 계약한 선박이라도 실제 인도는 2029년처럼 몇 년 뒤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계와 자재 조달, 블록 제작, 조립, 시운전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서 수주 금액 전체가 올해 매출로 잡히는 것은 아닙니다.
공사가 진행되는 속도에 따라 조금씩 매출과 이익으로 인식됩니다.
또한 원가도 계속 변합니다.
후판 가격이나 인건비가 예상보다 많이 오르면 높은 선가에 계약했더라도 실제 이익률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생산성이 개선되고 도크 운영 효율이 높아지면 같은 수주에서도 더 높은 수익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은 단순히 수주 규모보다 얼마나 높은 마진으로 실적이 반영될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2분기 실적은 성장했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
이번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삼성중공업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매출은 3조 2,30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0.4%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도 3,2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7% 늘었고, 영업이익률도 약 10%를 기록했습니다.
분명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치는 더 높았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이 약 3,744억 원 수준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실적은 이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약 500억 원 정도 부족했던 셈입니다.
여기에 통상임금 관련 일회성 비용도 일부 반영되면서 시장은 기대보다 아쉬운 실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즉,
지난해와 비교하면 좋은 실적이지만,시장 예상과 비교하면 부족했던 것입니다.
목표주가는 낮아졌지만 '매수' 의견은 유지됐다
실적 발표 이후 여러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조정했습니다.
대표적으로
* 신한투자증권 : 3만 7천 원 → 3만 2천 원
* DB증권 : 3만 8천 원 → 3만 2천 원
* LS증권 : 4만 원 → 3만 2천 원
으로 목표주가를 낮췄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는 내렸지만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삼성중공업의 경쟁력이 사라졌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예상되는 이익 증가 속도와 시장에서 적용하는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조금 더 보수적으로 반영한 결과에 가깝습니다.
반면 일부 증권사는 여전히 3만 5천 원 수준의 목표주가와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장기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시장이 바라보는 핵심은 수주 자체가 아니라,
그 수주가 얼마나 높은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입니다.
삼성중공업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
삼성중공업은 FLNG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신조 FLNG 11기 가운데 7기를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FLNG는 일반 상선보다 기술 난도가 훨씬 높은 초대형 해양설비입니다.
그만큼 경험이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이미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한
삼성중공업은 앞으로도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부유식 데이터센터나 미국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기대 단계인 만큼 실제 계약 체결 여부는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삼성중공업 주가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현재 삼성중공업은 수주만 놓고 보면 상당히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수주 규모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앞으로 투자자들이 체크해야 할 부분은
* 고선가 선박의 매출 반영 속도
*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계속 유지하는지
* 원가 부담이 얼마나 안정되는지
* 추가 FLNG 및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 여부
입니다.
결국 삼성중공업의 주가를 다시 끌어올릴 핵심은 14조 원 규모의 수주 자체가 아니라,
그 수주가 실제 실적과 이익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번 목표주가 하향도 성장성이 사라졌다는 의미라기보다,
시장이 단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조금 낮춘 결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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