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파운드리, 2027년 가격 인상 공식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2027년부터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 및 서비스 비용을 인상하기로 했다. 22일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인상 폭은 고객사와 제품군에 따라 다르지만 12나노(㎚)와 16·28나노 공정 제품을 중심으로 최대 10%까지 오를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인상 시점이다. TSMC는 올 하반기가 아니라 내년으로 시점을 잡으면서 “고객사에 대응할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팹리스 업체들이 미리 원가 계획을 조정할 여유를 주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수요 폭주 제품엔 ‘웃돈’까지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추가 프리미엄 정책이다. 고성능컴퓨팅(HPC)용 칩처럼 주문이 수요 예측치를 넘어서는 제품에 대해서는 기본 인상분 위에 10~15%를 더 부과하기로 했다. 사실상 일부 첨단 칩의 최종 가격 인상률은 10%를 훌쩍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다.
AI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TSMC가 이 기회를 활용해 마진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전과 다른 인상 명분: ‘수요’ 아닌 ‘원가’
그동안 반도체 업계의 가격 인상은 주로 데이터센터發 수요 폭증과 공급 부족을 이유로 이뤄졌다. 반면 이번 TSMC의 발표는 원자재·제조 장비 가격 상승, 신규 공장 건설 비용 증가 등 원가 구조 자체의 변화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TSMC는 앞서 올해 초에도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헬륨 등 반도체 생산용 가스 공급이 압박받으며 비용이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수급 불균형에 더해 원가 상승 요인까지 겹치면서, 이번 인상은 수요가 안정되더라도 쉽게 되돌아가기 어려운 구조적 성격을 띨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전방위 인상 릴레이
TSMC뿐만이 아니다. 올해 들어 인텔 등 비메모리 제조사는 물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제조사도 잇달아 가격을 올리고 있다. 데이터센터 붐에 따른 수요 증가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아우르는 이 같은 전방위적 가격 인상은 반도체가 들어가는 스마트폰, PC, 서버, 자동차 등 거의 모든 전자제품 가격에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른바 ‘칩플레이션(반도체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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