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삼전과 하이닉스 투자자들은 쉽지 않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는 알파벳(구글)이 7% 넘게 하락했지만,
메모리 반도체 관련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국내 시장도 어느 정도 버텨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요.
막상 장이 열리자 상황은 전혀 달랐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최대 8% 가까이 급락했고,
오후까지도 6~7% 수준의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코스닥 역시 6,700선까지 밀리며 전날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습니다.
시장 전체가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크게 커졌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국내 증시에서 5거래일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됐다는 사실입니다.
그만큼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졌다는 의미인데요.
"도대체 어디까지 떨어지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다음 주 예정된 레버리지 ETF 제도 개선이 시장 안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많습니다.
이번 급락,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첫 번째 원인은 국제유가 급등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다시 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이에 따라 미국 나스닥도 2% 이상 하락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한 60개국에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자동차 관련 종목들의 낙폭이 컸던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하락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장중에 벌어진 또 다른 일이었습니다.
장중 투자자들을 흔든 '텔레그램 글' 두 개
주가가 다시 급격히 밀리기 시작하던 시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텔레그램을 통해 두 개의 글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첫 번째는 모건스탠리 숀 킴의 반도체 전망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핵심 내용을 보면 메모리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담겨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NAND 재고가 코로나 시기 수준에 근접했다.
* 가격 인상률이 둔화되고 있다.
* 선구매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
* 현물 가격도 최근 두 달 동안 하락했다.
* 공급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 NAND가 꺾이면 DRAM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 HBM 가격 상승폭도 시장 기대보다 제한될 수 있다.
이런 내용만 보면 투자자들이 불안해질 만합니다.
그런데 확인 결과, 이 자료는 새로운 리포트가 아니었습니다.
X(구 트위터)의 @jukan05 계정에서 약 한 달 전에 공유했던 내용을 다시 가져온 것이었습니다.
즉, 장중 새롭게 나온 악재처럼 퍼졌지만 실제로는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던 정보였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4년 전 자료'
두 번째로 퍼진 자료는 더 큰 논란을 만들었습니다.
X의 @Katoo가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해당 문서는 무려 4년 전에 작성된 자료였습니다.
하지만 일부 화면만 잘라내고 날짜를 제외한 채 최근 자료처럼
공유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새로운 악재로 오해했습니다.
물론 누군가 의도적으로 편집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수였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극도로 예민한 상황에서 오래된 자료가 최신 정보처럼
퍼진 것은 투자 심리를 크게 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최근 들어 메모리 반도체 피크아웃을 주장하는 의견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런 자료들이 더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정보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시장은 '노이즈'에도 크게 흔들린다
이번 사례를 보면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날짜가 확인되지 않는 정보는 투자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이런 노이즈 하나만으로도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공포가 극심한 장에서는 작은 악재도 순식간에 확대 해석됩니다.
계좌가 하루 만에 크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공포가 커질수록 확인되지 않은 정보는 더욱 빠르게 퍼지고, 또 다른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기준'
이런 시장에서는 누구나 불안합니다.
하지만 장기 투자자라면 하루 7~8%의 하락만 보고 투자 원칙까지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단기 매매는 전략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투자라면 내가 왜 이 종목을 샀는지,
앞으로 업황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시장에는 앞으로도 수많은 루머와 자극적인 정보가 등장할 것입니다.
그때마다 흔들리기 시작하면 결국 남는 것은 후회뿐일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좋은 투자는 가장 빠른 사람이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원칙을 끝까지 지키는 사람에게 조금 더 유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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