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의 핵심 규제 법안으로 기대를 모았던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의 연내 통과에 또다시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크리티카 메타(Kritika Mehta)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존 툰(John Thune) 미 상원 원내대표가 8월 휴회기 전에는 법안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장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정치적 혼란이 어느 정도 가라앉을 선거 이후, 즉 11월 중순이 지나야 본격적인 논의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글로벌 마켓메이커 윈터뮤트(Wintermute)의 정책 총괄인 론 해먼드(Ron Hammond)는 법안 자체에 대한 여야의 공감대는 여전히 충분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초당적 지지는 확보되어 있어 필요한 찬성 표는 이미 마련되어 있지만, 중간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정치적 계산과 공방이 법안의 우선순위를 뒤로 밀어내고 있다는 설명이죠. 론 해먼드는 포춘(Fortune)과의 인터뷰를 통해 "선거가 끝나고 정치적 소음이 줄어드는 11월 이후야말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는 짧지만 매우 유력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연기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의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둘러싼 윤리 논란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공직자가 암호화폐 사업으로 사적 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규제 조항을 법안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최근 공화당과 트럼프 측이 법무부(DOJ) 주도의 윤리 규정을 반영한 수정안을 제시하며 타협 시도를 했지만, 민주당 측은 법무부에만 통제권을 주는 방식은 실질적인 규제가 될 수 없고 허점이 많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존 은행권의 집요한 로비 작업도 법안 지연에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의 확장을 경계하는 전통 금융권이 입법 논의를 계속 지연시키고 있는 데다, 민주당 척 슈머(Chuck Schumer) 원내대표 역시 이번 선거의 핵심 프레임을 트럼프의 부패 의혹으로 잡고 있어 민주당 의원들이 선거 전에 대형 암호화폐 법안에 협조하기가 구조적으로 힘들어진 상황입니다.
이러한 정치적 난항을 반영하듯 예측 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는 당초 80%를 넘었던 클래리티 법안의 연내 통과 확률을 최근 37%까지 대폭 하향 조정했습니다. 11월 선거가 끝난 후에도 예산안이나 국방 관련 핵심 법안들이 대거 기다리고 있어 의회가 암호화폐 법안 처리에 쓸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법안 제정이 늦어짐에 따라 당분간 제도적 불확실성이 가상자산 시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