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상자산 시장 규제 체계를 다지는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이 마침내 여야 협상 테이블에 올라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등 윤리 규정 합의에 동의하면서 초당적 타결에 속도가 붙는 듯했는데요. 뜻밖에도 민주당 내부에서 거센 논란이 터져 나왔습니다.

문제의 중심에 선 인물은 이번 윤리 협상을 주도해 온 민주당 중진 커스틴 길리브랜드(Kirsten Gillibrand) 상원의원입니다. 주요 진보 단체들이 길리브랜드 의원의 이해충돌 문제를 지적하며 민주당 상원 전체 의원실에 경고 서한을 보낸 것인데요. 길리브랜드 의원의 아들인 시어도어 길리브랜드(Theodore Gillibrand)가 최근 가상자산 파생상품 스타트업인 '아메리칸 퍼페추얼 엑스체인지(APEC)'를 창업하고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투자자 명단에 리플(Ripple)의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 라센(Chris Larsen)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졌습니다.

진보 진영에서는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의 부패와 이해충돌을 비판해 온 상황에서, 정작 협상 파트너인 민주당 지도부 인사의 가족이 가상자산 업계의 돈을 끌어모으는 것은 내로라하는 내로남불이자 명분이 떨어지는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회사는 가상자산 무기한 선물 상품을 취급하기 위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승인을 절차를 밟고 있으며, 금융당국 관계자들과 만나 규제 관련 논의까지 진행해 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의원 본인과 가족의 가상자산 이해관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상원 통과를 위해 필요한 60표를 모으는 과정이 한층 더 꼬이게 되었습니다. 공화당 측 협상가인 톰 틸리스(Thom Tillis) 의원 역시 윤리 조항의 예외 규정을 두고 "누구에게나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 진통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다만 이러한 잡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법안 연내 통과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Coinbase)의 라이언 반그랙(Ryan VanGrack) 부의장과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의 최근 전향적인 발언들이 이어지면서, 클래리티 법안이 2026년 내에 최종 법제화될 확률은 몇 주 만에 처음으로 50%를 돌파했습니다. 민주당 내부의 윤리 논란을 넘어 여야가 납득할 수 있는 윤리 패키지를 타결해 낼 수 있을지 가상자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