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과정 중에 부동산 소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신규 세입자에게 계약금 10%를 받았다면, 기존 세입자에게도 10%를 먼저 줘야 한다고.
순간 이게 법적으로 정해진 걸까, 아니면 관행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그래서 실제 계약을 마친 후, 관련된 법 조항과 실무 사례들을 하나하나 확인해봤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은 이 주제에 대해 자세히 풀어본다.

결론부터 말하면, 법적인 의무는 아니다.
전세계약에서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 일부를 선지급하는 행위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민법 어디에도 명시된 의무사항은 아니다. 즉, 보증금 10%를 기존 세입자에게 반드시 먼저 줘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현장에서는 종종 10%를 먼저 줘야 다음 계약이 안정적으로 진행된다는 말을 듣게 된다.
실제로 나 역시 부동산 소장님이 신규 세입자에게 계약금을 받았으니 이제 기존 세입자에게 10%를 줘야 한다고 안내해줬고, 처음에는 당연히 따라야 하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궁금증이 생겨서, 이게 정말 법적으로도 정해진 규칙인지 아니면 단순한 관례인지 직접 찾아보기 시작했다.

왜 10%를 미리 지급할까
기존 세입자에게 계약금 일부(보통 10%)를 먼저 지급하는 이유는 퇴거일 확정을 명확히 하기 위함이다.
만약 신규 세입자가 6월 1일 입주 예정인데 기존 세입자가 이사 날짜가 변경되었다고 하면, 새 입주자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임대인도 계약을 어기는 셈이 된다.
특히 계약에서는 퇴거일과 입주일의 확정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10% 선지급 + 퇴거일 확정을 맞바꾸는 구조를 택한다.
또 하나의 실무 이유는, 기존 세입자도 다음 집을 계약해야 하는데 계약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보통 전세 보증금이 전액 현재 집에 묶여 있어, 다음 집 계약을 위해 임대인에게 계약금 일부(10%)를 먼저 달라고 요청하게 된다.
실제로 내 계약 상황에서도 기존 세입자 측에서 다음 집 계약을 해야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고 요청했고, 소장님도 이럴 때는 통상적으로 10%를 돌려준다고 설명해줬다. 그래서 나도 일정 합의 후, 6월 1일 퇴거 확정 문자를 받은 뒤 10%를 먼저 지급했다.

관련 법 조항은 무엇일까
해당 내용은 어떤 법에도 직접적으로 명시된 강제 규정은 없다. 다만 간접적으로 이해를 도와줄 수 있는 조항들은 아래와 같다.
민법 제2조(신의성실의 원칙)는 계약 당사자는 서로의 이익을 해치지 않도록 신의에 따라 계약을 이행해야 한다는 조항이라, 입주자와 퇴거자가 서로 협조하여 계약의 연쇄가 이루어지도록 배려하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계약의 종료와 반환)는 계약이 종료되면 임대인은 보증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내용인데, 다만 계약 종료 시점 전에 일부 지급을 할지는 당사자 간의 협의에 따르는 것이다.
결국 10% 선지급은 법적 강제사항이 아닌, 관례적 관리 행위로 보는 게 맞다.

결론
법적으로는 안 줘도 된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퇴거일을 명확히 잡고 새 세입자에게 책임지지 않으려면 10% 선지급이 권장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반드시 날짜 확정 멘트와 증빙을 남기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늘 계약금 10% 드리며, 9월 1일 퇴거 확정이라는 식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나 문자를 통해 증거를 남겨두면 된다.

마치며
이번 전세계약을 진행하면서 기존 세입자에게 계약금 일부를 먼저 줘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법적 근거와 실무 사례를 함께 살펴봤다.
결론은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계약 안전을 위한 관리적 방법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관례라는 것이다. 다만 중요한 건 문서 또는 메시지를 통해 확정 내용을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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