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코스피가 크게 오르는 모습을 보고 매수 버튼을 눌렀는데,
다음 날 장이 열리자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전날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지만, 하루 뒤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시장이 급변했습니다.
불과 이틀 사이 코스피의 방향 전환 폭은 무려 891.39포인트.
하룻밤 만에 시장 분위기가 낙관에서 공포로 바뀐 셈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891포인트는 하루 하락폭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코스피가 하루 만에 891포인트 폭락했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의미는 조금 다릅니다.
7월 15일 코스피는 하루 동안 427.58포인트 상승하며
7,284.41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인 7월 16일에는 463.81포인트 하락하며 6,820.60까지 밀려났습니다.
즉, 891.39포인트는 하루 낙폭이 아니라 전날 상승폭과
다음 날 하락폭을 합친 방향 전환의 크기를 의미합니다.
그만큼 시장 심리가 짧은 시간 안에 극적으로 바뀌었다는 뜻입니다.
사이드카가 발동됐다고 추세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번 이틀 동안은 매수 사이드카와 매도 사이드카가 모두 발동됐습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움직인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프로그램 매매를 5분 동안 일시 중단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하면 시장을 멈추는 장치가 아니라 과열된 속도를 잠시 늦추는 안전장치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고 해서 "이제 바닥이다"
"이제 천장이다"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잠시 과열을 식혀주는 역할일 뿐,
이후 시장 방향까지 결정해 주는 신호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루 만에 시장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급락한 날 수급을 보면 시장 분위기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외국인은 1조 3,665억 원, 기관은 2조 3,831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3조 6,647억 원을 순매수하며 하락한 주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냈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매수만으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낸
매도 물량을 모두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여기에 반도체주까지 크게 흔들리면서 지수 하락폭은 더욱 커졌습니다.
같은 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약 2% 하락했고,
SK하이닉스 ADR은 9% 떨어졌습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는 8.77%, SK하이닉스는 11.53% 급락하며 시장 전체를 끌어내렸습니다.
결국 이번 하락은 모든 종목이 무너졌다기보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강하게 압박한 하루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 순매수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신호는 아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개인 순매수가 늘어나면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은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반대로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내놓은
물량을 개인이 받아낸 장면이기도 합니다.
즉, 개인 매수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시장이 바닥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입니다.
오히려 앞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어떻게 바뀌는지가 훨씬 중요한 변수입니다.
다음 반등에서는 이것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코스피가 다시 반등한다고 해서 바로 상승장이 시작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음 상승에서는 세 가지를 꼭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외국인이 며칠 연속 순매수로 돌아서는지
* 급락했던 반도체주가 시장보다 더 강하게 회복하는지
* 거래량을 동반한 상승인지, 아니면 개인 매수만 늘어나는 반등인지
이 세 가지가 함께 나타나야 비로소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수만 잠깐 오르고 개인 매수만 계속 늘어난다면
단기 반등에 그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급등을 따라가는 투자, 가장 비싼 실수가 될 수 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가장 흔한 실수가 있습니다.
급등한 날 뒤늦게 따라 사고, 급락한 날 불안해서 손절하는 것입니다.
이런 투자 패턴은 방향을 틀리게 맞힌 것보다 훨씬 큰 손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번 코스피는 단 이틀 만에 낙관과 공포를 모두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지금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다음 급등을 맞히는 자신감이 아닙니다.
누가 사고, 누가 팔고 있는지 수급을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훨씬 중요합니다.
결국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빠른 판단보다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투자하는 원칙이 내 자산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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