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코스피는 6,820.70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463.81포인트(6.37%)나 하락하면서 하루 만에 이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시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크게 커졌다.


이번 하락의 중심에는 역시 반도체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8.77% 떨어진 25만5,0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 역시 11.53% 급락하며 184만2,000원까지 밀렸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면 너무 과한 하락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금융위기나 코로나19 당시와 비슷한 심리적 압박을 느낀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문제는 이번 하락이 하루짜리 충격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일본발 악재까지 등장


걱정을 키운 또 하나의 변수는 일본이다.


한때 일본 시가총액 1위였던 키옥시아가 특허 침해 소송에서 패소하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최고 11만2,700엔에서 현재 5만2,110엔 수준까지 밀리며 50% 이상 급락했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보다도 훨씬 큰 낙폭이다.


공교롭게도 국내 증시는 휴장이었지만, 만약 장이 열렸다면 국내 반도체주 역시

추가 충격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란 갈등도 시장 불안 키운다


반도체만 문제가 아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군사 행동을 확대할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다행인 점도 있다.


국제유가는 아직 크게 급등하지 않았다.


유가가 안정적이라는 것은 물가 상승 압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최근 발표된 미국 CPI와 PPI 역시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금리 부담은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즉, 거시경제 환경 자체가 완전히 나빠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환율은 오히려 긍정적인 신호


원·달러 환율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 ADR 상장으로 달러 유입이 늘어나면서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원화 가치가 강해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매수세가 살아날 가능성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오늘은 미국 옵션 만기일이다.


옵션 만기일에는 원래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처럼 반도체 대형주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주가가 위든 아래든 예상보다 더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악재는 많지만 기업 실적은 나쁘지 않다


최근 반도체 업종에는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이슈는 중국 메모리 업체 CXMT다.


대규모 증설과 상장으로 공급이 크게 늘어나면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뉴욕주에서는 대형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 허가를 1년간 유예하는 정책도 발표했다.


전력 소비 증가와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신규 허가를 늦추겠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움직임이 뉴욕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9~10월 중간선거 국면이 시작되면 전력과 환경 이슈가 더욱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은 악재를 다소 과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주가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작은 악재도 크게 확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공포가 또 다른 공포를 만들어내는 구간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업의 실적


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지만 기업의 펀더멘털은 생각보다 견조하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HBM 수요 역시 여전히 강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장기 공급계약도 이어지고 있어 반도체 업황이 완전히 꺾였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이미 악재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면 앞으로는 분위기를 바꿀 새로운 호재가 필요하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AI 투자와 데이터센터 투자(CAPEX)를 계속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이

향후 반도체 업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전까지는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월요일 코스피는 어떻게 될까?


현재 분위기만 놓고 보면 시작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이퍼리퀴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23만 원대, SK하이닉스는 170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최근 종가 대비 약 8% 낮은 수준이다.


또한 미국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 역시 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상장가인 149달러를 지켜낼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야간선물 역시 4.31%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만약 현재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월요일 코스피는 장 시작부터

5% 안팎의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단기적으로는 6,400~6,500선 부근까지 밀릴 가능성을 예상하는 시각도 나온다.


결국 월요일 국내 증시의 방향은 이번 주 미국 증시가 어떻게 마무리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공포에 휩쓸리기보다는 미국 증시 흐름과 빅테크 실적, 반도체 업황 변화를 차분히 확인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