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들어 국내 증시는 투자자들에게 쉽지 않은 시간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코스피는 7월 13일 하루 만에 669.01포인트(8.95%) 급락하며

 6,806.93에 장을 마쳤습니다.

 두 달 동안 지켜왔던 7,000선이 결국 무너졌고, 6월 말 고점과 비교하면 

약 27%나 하락한 상황입니다.


다음 날인 7월 14일에도 장중 6,448선까지 밀리며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는데요.


그렇다면 정말 전 세계 증시가 모두 같은 상황일까요?









한국만 유독 많이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의외로 해외 주요 증시는 국내 증시만큼 큰 충격을 받지 않았습니다.


먼저 유럽을 살펴보면 영국 FTSE100, 프랑스 CAC40, 

독일 DAX 모두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습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부담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처럼 급락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아시아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대만 가권지수는 6월 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조정을 받았지만 최고점 대비 약 5% 정도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한 달 기준으로는 1%대 하락에 불과했습니다.








일본 증시 역시 비슷했습니다.


국내와 산업 구조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최근 한 달 동안 

하락률은 약 2%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이쯤 되면 자연스럽게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반도체 업황 때문이라면 왜 한국만 이렇게 크게 하락한 걸까?"


물론 국내 증시는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다른 국가보다 훨씬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번 급락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있습니다.







미국 반도체 지수와 비교해 보면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도 최근 조정을 받았습니다.


다만 코스피처럼 급격하게 무너진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방향은 비슷했지만 낙폭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이번 하락은 글로벌 악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시장만의 수급 문제가 함께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수급'이었다


7월 13일 기관투자자는 하루 동안 약 2조4천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손절매 물량이 쏟아졌고,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의 증거금 부족으로 인한 반대매매까지

 겹치면서 하락 폭은 더욱 커졌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들이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포지션 청산도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반대매매가 발생하고,

 반대매매가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입니다.


다음 날인 7월 14일에는 개인투자자들의 매도까지 본격적으로 늘어났습니다.


반대매매와 손절 물량 등을 포함해 약 6조 원에 가까운 

매도세가 나오면서 시장 변동성은 더욱 확대됐습니다.









그래도 긍정적인 신호는 있다


다행스러운 점도 있습니다.


바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입니다.


최근까지 이어졌던 강한 매도세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조금씩 순매수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추세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외국인 매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시장 입장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도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7월 초 1,550원대를 넘었던 환율은 최근 1,490원대로 내려오며

 원화 가치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습니다.


환율 안정은 외국인 자금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앞으로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은 시장에 돈이 부족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시장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때 140조 원 수준까지 늘어났던 고객예탁금은 최근 110조 원 아래까지 감소했습니다.


일시적으로 소폭 반등하는 모습은 있었지만 아직 추세가 

완전히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시장을 받쳐줄 신규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면 반등이 

나오더라도 상승 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6월처럼 강한 랠리가 다시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많은 상황입니다.








앞으로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이번 국내 증시 급락을 단순히 반도체 업황 악화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만과 일본, 유럽 모두 비슷한 환경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국내 시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중심으로 

수급이 꼬이면서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했고, 

이것이 하락을 더욱 키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특히 AI 투자와 데이터센터 확대를 위한 CAPEX(설비투자)에 

대해 어떤 전망을 내놓느냐가 앞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주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분간은 단기 반등 여부보다 외국인 수급, 환율 흐름, 

그리고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함께 확인하면서 

신중하게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