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 즉 CPI가 발표되었는데요. 시장의 예상을 깨고 물가 상승세가 둔화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미 노동통상부 발표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오르는 데 그쳐,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3.8%를 밑돌았습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작년 대비 2.6% 상승하며 예상치였던 2.8%보다 낮게 나왔죠. 지난 5월에 각각 4.2%와 2.9%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물가가 확연히 안정을 찾고 있는 모습입니다. 현재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물가가 다시 잡히기 시작했다는 신호여서 시장은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러한 깜짝 뉴스에 가장 먼저 반응한 건 역시 비트코인이었습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 즉 연준의 크리스 월러(Chris Waller) 이사가 물가가 계속 오르면 금리를 더 올릴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았었는데요. 이번에 물가 지표가 낮게 나오자마자 비트코인은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6만 3천 달러 선을 단숨에 뚫고 올라갔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이란 봉쇄 조치를 다시 단행하면서 전쟁 위기가 고조되어 비트코인이 6만 2천 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하루 만에 2% 이상 반등하며 현재는 6만 3천7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악재 속에서도 물가 둔화라는 강력한 호재가 시장을 다시 끌어올린 셈입니다.
이번 물가 발표로 가장 긍정적인 변화는 바로 연준이 금리를 또 올릴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투자자들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CME FedWatch) 데이터를 보면, 당장 이달 말에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고작 14.4%로 뚝 떨어졌습니다. 예측 마켓 플랫폼인 폴리마켓(Polymarket) 역시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기존 34%에서 7%로 낮춰 잡았고, 올해 전체로 봐도 금리가 오를 확률을 71%에서 55%로 크게 내렸습니다. 돈줄을 죄는 금리 인상 압박이 약해지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 자산 시장이 숨통을 틔우게 된 것입니다.
물론 앞으로 지켜봐야 할 변수들도 남아 있습니다. 당장 오늘과 내일 케빈 워시(Kevin Warsh)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이 예정되어 있어, 향후 통화 정책에 대한 힌트를 얻으려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내일은 생산자물가지수, 즉 기업들이 체감하는 물가인 PPI가 발표되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라는 지정학적 위험도 여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20%의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제안을 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물가지표 덕분에 한시름 놓긴 했지만, 이러한 주변 상황들을 꼼꼼히 살피면서 신중하게 접근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