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크게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SNS나 커뮤니티를 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에 투자한 사람들을 비웃는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누가 사라고 했냐", "이럴 줄 알았다" 같은 말들이 넘쳐나고,
뉴스에서는 "상장폐지해야 한다"와 "기다리면 된다"는 의견이 맞서며 논쟁이 이어지고 있죠.
그렇다면 저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에도 언젠가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하나입니다.
왜 하필 그 시점에, 그것도 장기투자를 이야기하면서 레버리지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했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문제는 상품보다 '출시 시점'이었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것은 5월 27일이었습니다.
당시 코스피는 이미 오랜 기간 쉬지 않고 상승한 상태였고, 시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뜨거웠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좋다는 사실은 투자자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알 정도였고,
시장에는 이런 분위기가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삼성전자랑 SK하이닉스를 못 샀다고? 그럼 레버리지 ETF로 따라잡으면 되잖아."
사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한민국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하는 대표 국민주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한 주라도 보유한 사람이 정말 많을 정도였죠.
그런데 두 종목이 각각 6배, 10배 가까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니
투자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FOMO(나만 기회를 놓치는 것 같은 불안감)를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두가 돈을 버는 것 같은데 나만 소외된 느낌.
그 빈자리를 메워줄 수 있을 것처럼 보였던 상품이 바로
새롭게 출시된 2배 레버리지 ETF였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괜찮은데 왜 한국은 다를까?
많은 투자자들이 이런 의문을 가질 겁니다.
"미국에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도 많은데
왜 우리 시장만 이렇게 크게 흔들리는 걸까?"
가장 큰 차이는 시장의 유동성입니다.
미국 증시는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모이는 시장입니다.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도 많고,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많으며,
무엇보다 시장에서 거래를 받아줄 자금 자체가 풍부합니다.
그래서 큰 매도 물량이 나와도 이를 흡수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반면 한국 시장은 규모 자체가 훨씬 작습니다.
시장 비중도 미국에 비하면 매우 낮고, 무엇보다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상당히 높은 시장입니다.
쉽게 말하면 거래는 활발하지만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매매가 훨씬 많은 구조라는 뜻입니다.
아직은 단타 문화가 너무 강합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흔히 "단타의 민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단기 매매 비중이 높습니다.
물론 단타가 나쁜 투자 방식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잘 맞는 사람도 있고 충분히 수익을 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미 많이 오른 시장에서 레버리지 상품까지 등장하면서
단기 매매가 더욱 활발해졌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레버리지 상품이 가진 가장 큰 위험인 음의 복리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레버리지 ETF의 가장 무서운 함정, 음의 복리 효과
많은 사람들이 '2배 수익'이라는 말에는 관심을 가지지만,
그 이면에 있는 음의 복리 효과는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 주식과 2배 레버리지 ETF를 각각 1만 원에 매수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첫날 주가가 10% 오르면 일반 주식은 1만 1천 원, 레버리지 ETF는 1만 2천 원이 됩니다.
그런데 다음 날 20% 하락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일반 주식은 8,800원이 되고, 레버리지 ETF는 7,200원까지 떨어집니다.
여기서 다시 20% 반등한다고 해도 결과는 의외입니다.
일반 주식은 약 10,560원이 되어 오히려 수익 구간에 들어서지만,
레버리지 ETF는 약 10,080원 수준에 그칩니다.
같은 흐름을 따라간 것처럼 보여도 실제 수익률은 전혀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레버리지 상품이 장기 보유에 불리하다고 말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이런 차이는 더욱 크게 벌어집니다.
지금은 더욱 신중할 때입니다
결국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 자체를 탓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장 환경과 투자자의 습관을 함께 봐야 합니다.
레버리지 ETF는 분명 활용 가치가 있는 상품입니다.
하지만 상승이 많이 진행된 시장, 높은 변동성,
그리고 단기 매매가 많은 국내 시장 환경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큰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장이 충분히 조정을 거쳐 바닥을 다지고 변동성이 안정된다면
다시 좋은 투자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하루에도 큰 폭으로 흔들리는 장에서는
'2배 수익'이라는 기대보다 '2배 위험'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현명한 투자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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